연행된 대학생들 묵비·단식..“끝까지 전쟁반대 목소리 낼 것”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3/03/11 [10:53]
▲ 지난 10일 대학생 18명은 용산미군기지 안의 한미연합군사령부 앞에서 한미연합훈련 반대를 외치며 한미연합군 사령관 면담을 요청하다가 전원 연행됐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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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당당히 외치기 위해서 이 땅은 너희가 아닌 우리의 땅이라고, 전쟁을 반대한다고 당당히 외치기 위해서 투쟁을 한 것입니다.”
위는 지난 10일 용산미군기지 안의 한미연합군사령부 앞에서 “한반도 핵참사 부르는 한미연합훈련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미연합군 사령관 면담을 요청하다가 연행된 18명 중 1명의 대학생이 보낸 편지 중 일부이다.
서울 강서경찰서, 양천경찰서, 마포경찰서, 용산경찰서, 남대문경찰서로 각각 나뉘어 조사받는 대학생들은 연행 이후 지금까지 묵비와 단식을 하고 있다.
10일 저녁 7시 용산경찰서 앞에서 연행 학생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늘(11일)에는 다섯 곳의 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이 연속으로 진행된다.
기자회견은 오전 9시 30분 강서경찰서 앞에서 진행됐고, 오전 11시에 양천경찰서, 오후 1시 30분 마포경찰서, 오후 3시 용산경찰서, 오후 4시 30분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진행된다.
▲ 1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서 진행된 석방 촉구 기자회견 모습. [사진 출처-대진연 유튜브 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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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행 학생 석방을 위한 탄원서도 작성되고 있다. 11일 오전 9시 30분 기준으로 1,904명의 국민이 석방탄원서에 동참했다.
국민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 투쟁”, “한미연합군사령부까지 가다니 놀랍다”, “장한 대학생들”, “대학생이 고맙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석방탄원에 동참하고 있다. (석방탄원서 작성하러 가기-> https://bit.ly/애국대학생18인석방탄원서
아래는 연행된 학생 중 2명이 보낸 편지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 용산미군기지 투쟁에 참여한 대학생입니다.
미국이 이 땅에 또다시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시행하며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불러오던 미국은 오는 13일부터 또다시 한미연합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번 훈련은 방어훈련도 빠져 있는 명백한 전쟁 목적의 훈련, 전쟁이었습니다. 거기에 현 대통령인 윤석열은 미국을 추종하고 미국 말만 들으면서 남북관계를 후퇴시키고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미국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윤석열을 가만두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다가는 정말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 같습니다.
반드시 전쟁을 막아야 합니다. 저희 대학생들이 용산미군기지에 간 이유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전쟁이 나는 것이 무섭고, 막고 싶어서 그리고 전쟁 위협 없는 평화로운 나라에서 살고 싶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피켓과 면담요청서를 들고 용산미군기지에 찾아가 면담 요청을 하는 투쟁을 한 것입니다. 미국에 당당히 외치기 위해서 이 땅은 너희가 아닌 우리의 땅이라고, 전쟁을 반대한다고 당당히 외치기 위해서 투쟁을 한 것입니다.
미군들은 경찰을 앞세워 대학생들의 투쟁을 가로막으려 했으며 경찰들은 대학생을 전원 연행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절대 굴종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과 경찰이 가로막더라도 끝까지 전쟁 없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부디 전쟁 위험이 없는 나라, 평화로운 나라를 위해서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학생들도 끝까지 싸우고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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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 정세는 얼음장을 걷는 것처럼 위험천만합니다. 언제든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지난 2월에도 한미 당국은 땅, 하늘, 바다 모든 곳에서 매일 연합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윤석열 정부는 대규모 전쟁훈련을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번 연합훈련은 기존에 진행하던 방어훈련이 빠지고 바로 전면전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작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미국은 전략자산(핵항공모함, 암살 폭격기 등)이 우리 땅에 들어옵니다. 이런 미국의 행태는 명백히 대북 적대적인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북한에서도 연합훈련이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런 위험한 훈련을 계속 진행하려고 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무너져가는 미국의 패권을 동북아에서만큼은 유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프간에서 정식군대가 아닌 탈레반에게 패배해 무기도 버리고 탈주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눈치 보느라 직접 참전도 못 하는 게 미국입니다. 미국의 세계 패권은 자주권을 지키려는 국가들의 싸움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안전과 평화는 우리의 손으로 지켜야 합니다. 미국과 윤석열 정부의 망동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습니다. 우리의 싸움으로 미국의 패권을 무너뜨리고 자주국가로 나아갑시다.
대학생들이 먼저 앞장에서 싸우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함께 싸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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