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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가 간첩일 리 없다”.. 전농 사무총장 초등 동창생 기자회견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3/21 [20:01]

“우리 친구가 간첩일 리 없다”.. 전농 사무총장 초등 동창생 기자회견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3/03/21 [20:01]

“항상 농촌과 농민을 걱정하는 창건이가 간첩일 리가 없다. 우리는 누구보다도 창건이를 믿기에 이렇게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

 

고창건 전농 사무총장의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21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소통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호소했다.

 

▲ 21일 오전 11시 고창건 전농 사무총장의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고 총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고 사무총장은 지난 2월 18일 이른바 제주 지역 간첩단 사건 ‘ㅎㄱㅎ’ 혐의로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과 함께 국정원에 체포됐다. 

 

체포 이후 고 사무총장은 오늘(3월 21일)까지 ‘국가보안법 폐지’, ‘공안탄압 중단’, ‘모든 진술거부권 인정’ 등을 요구하며 32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같이 체포된 박 위원장은 지병으로 단식을 하지는 않는다. 

 

고 총장의 동창생들은 “표선면에 있는 가마초등학교 8회 졸업생들이다. 비록 다른 친구들은 생업으로 인하여 많은 인원이 참석을 못 했지만, 친구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창건이 친구의 무죄 규명에 힘쓸 거라고 다짐하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창건이 친구가 지난달 18일 연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스럽고 어처구니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라며 “우리가 아는 창건이는 줄곧 농사를 지으며 농민회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였다. 정치에도 관심이 많아 서민과 농민을 위해 많은 사회 활동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동창생들은 “지금 창건이는 교도소 창살 아래에서 외롭고 힘겹게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오늘로 벌써 32일째 하고 있다”라면서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하면 단식을 선택했겠는가. 쓰러지면 어떻게 될지 너무나 걱정이 된다. 목숨 건 단식 투쟁을 하루빨리 그만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검찰에 진술거부권 인정과 수사 종결, 간첩 조작 중단을 요구하며 고 사무총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그리고 이날 전농 회원과 제주 지역 활동가 수십 명이 ‘간첩 조작 피해자 고창건과 함께하는 3.21 동조 단식’을 했다. 

 

▲ [사진출처-전농]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고창건 전농 사무총장 초등학교 동창 기자회견문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는 고창건을 석방하라!!!

죄 없는 창건이를 석방하라!!!

 

안녕하세요. 저희는 소중한 친구, 창건이의 초등학교 동창입니다. 

표선면에 있는 가마초등학교 8회 졸업생들입니다. 비록 다른 친구들은 생업으로 인하여 많은 인원이 참석을 못 했습니다만, 저희 친구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창건이 친구의 무죄 규명에 힘쓸 거라고 다짐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친구를 외면할 수 없기에 용기 내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생전 처음 하는 기자회견이라 많이 어색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합니다. 

 

창건이 친구가 지난 2월 18일 갑자기 연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은 우리 친구 창건이가 맞는지 여러 친구들이 저에게 확인 전화가 와 저 또한 사실을 알 수가 없어 창건 처에게 확인 전화를 하였고 사실이라는 답변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정말 당황스럽고 어처구니가 없어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여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 때문에 연행되고 구속까지 됐는지 궁금했습니다. 

 

창건이와는 어릴 적부터 한동네에서 자라며 많은 추억도 쌓으면서 허물없이 지내왔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서로 연락하고 동창 모임도 함께 하며 지내는 50년 지기 친구입니다. 

우리가 아는 창건이는 성인이 되고 줄곧 농사를 지으며 농민회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입니다. 정치에도 관심이 많아 서민과 농민을 위해 많은 사회 활동을 했습니다. 

예전 어느 날 창건이와 소주 한잔을 마시면서 밀감 농사에 관해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창건이는 표선 농민회 활동을 하며 귤 농사를 EM 농법으로 지을 정도로 농사에 대한 열의가 높았습니다. 그렇게 연구하며 무농약 못난이 귤을 출시했던 진정한 농사꾼이었음을 우리 친구들은 자부합니다. 

 

그런 창건이에게 갑자기 간첩이라는 무시무시한 죄를 씌우고 TV,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고 정말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간첩이라고 하면 국가의 정보 기밀을 빼내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는 항상 농촌과 농민을 걱정하는 창건이가 간첩일 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보다도 창건이를 믿기에 이렇게 진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금 창건이 친구는 교도소 창살 아래에서 외롭고 힘겹게 단식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로 벌써 32일째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면회하면서 얼굴을 보았는데 그때는 혈색도 좋고 말도 잘하고 그랬었는데 교도소에서 물을 1주일에 2리터짜리 2통밖에 안 줘서 계속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단식을 중단하라고 만류하고 싶지만, 창건이 본인의 확고한 의지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얘기를 전해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건이가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하면 단식을 선택했겠습니까. 정말이지 저러다가 쓰러지면 어떻게 될지 너무나 걱정이 됩니다. 목숨 건 단식 투쟁을 하루빨리 그만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검찰 수사를 빨리 종결하여 창건이가 더 이상 조사받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단식을 풀 수 있기를 바랍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진술거부권을 검찰이 인정하고 창건이가 더 이상 고통에서 지내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람입니다. 

 

담당 검사는 당장이라도 수사를 종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간첩이라는 말도 안 되는 조작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죄 없는 창건이를 당장 석방해야 합니다. 

 

창건이 어머니는 지금 팔순을 훌쩍 넘기신 상황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지금 창건이가 단식하는지도 모르고 계십니다. 며칠 전에는 호흡곤란으로 병원에도 다녀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나이 드신 어머니께서 단식하고 있는 것을 알면 얼마나 충격이 크실지 모르겠습니다. 제발 창건이의 가족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하루빨리 창건이가 가족과 친구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동창 친구들은 창건이가 석방될 때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적극 도와줄 것입니다.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검찰 수사 종결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3월 21일 

표선 가마초등학교 동창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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