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자리는 열사의 죽음을 아파하는 자리가 아니다. 장례식이 아니다. 열사의 유지를 받들고 열사와 함께 윤석열 정권 퇴진을 결의하는 대회이다.”
허근영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이같이 말하며 ‘건설노조 탄압 분쇄!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전국건설노동조합 총파업·총력 투쟁 선포 결의대회’(아래 결의대회) 시작을 선언했다.
결의대회는 4일 오후 2시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렸다. 건설노조 조합원, 민주노총 조합원, 시민단체 회원들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1시간여 진행됐다.
“열사 정신 계승하여 윤석열 정권 퇴진시키자!” “열사 정신 계승하여 건설노조 사수하자!” “열사 정신 계승하여 노조탄압 분쇄하자!”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열사 정신 계승’이 적혀 있는 검은 머리띠를 둘렀고, ‘윤석열 퇴진’, ‘건설노조 탄압 중단’, ‘더 이상 죽이지 말라’라는 선전물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이 국민을 살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16명을 구속하고 수천 명을 내사하면서 현장에서는 건설노조 조합원을 해고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탄압으로 건설노동자들이 시련에 처해 있다”라면서 “양회동 동지가 얼마나 억울했으면, 얼마나 억울했으면 자기 몸에 시너를 뿌려서 분신했겠는가. 정당한 노동조합을 공갈·협박범으로 몰며, 인간의 존엄을 말살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회동 동지가 유서를 세 장 썼다. 건설노동조합에 쓴 유서에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켜야 한다, 노동자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라고 쓰여 있다. 이것이 양회동 동지의 유언이다. 우리는 이 유언을 받아서 반드시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고, 건설노동자들과 2천만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열사 투쟁으로 반드시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양회동 동지의 아들이 ‘우리 아버지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꼭 좋은 세상을 만들어달라’라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들이 우리를 죽이려 하는 전쟁을 선포했기에 이제는 건설노동조합이 앞뒤 재지 않고 전면전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들의 살인적 만행을 막을 수 없다”라면서 “이제는 국민을 노예 취급하는 지배 세력을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처단하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자”라고 힘차게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말 너무나 분노스럽다. 양회동 동지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인 다음 날에도 건설노동자는 구속됐다. 그다음 날에도 건설노조 사무실과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은 멈추지 않았다. 자본과 정권은 노동자들이 살 수 없도록 내몰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양회동 동지는 그리고 건설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통해서 생존의 길을 찾았다. 노동조합을 통해서 건설 현장을 안전하게 바꿨다. 노동조합을 통해서 건설노동자들이 ‘노가다, 막장 인생’이 아니라 노동자로 살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이것을 불법으로, 비리로, 폭력으로 매도하고 갈취범으로, 공갈법으로, 파렴치범으로 내몰았던 윤석열 정권이 양회동 동지를 죽였다”라면서 “이제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노동자를 죽이고 물가 폭등으로, 전세 사기로 서민을 죽이는 부정한 권력을 더 용납할 수 있다. 민주노총은 권력에 맞서 싸우겠다. 양회동 동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나가자”라고 호소했다.
결의대회에는 양회동 열사와 함께 일했던 김현웅 건설노조 강원본부 사무국장이 있었다.
김 사무국장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양회동 동지가 ‘지금 이렇게 싸워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것 같다. 내 몸 하나 불사를 마음이 되어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생각해 보니 양회동 동지는 한참 전에 이런 마음을 먹은 것 같다”라면서 “양회동 동지가 자기 몸을 바쳐서, 세상의 촛불이 되어서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퇴진 투쟁에 힘차게 나서자”라고 강조했다.
양회동 열사는 윤석열 정권을 꼭 무너뜨려 달라고 더불어민주당·진보당·정의당·기본소득당 대표 앞으로 유서를 남겼다.
결의대회에 진보당·정의당·녹색당·노동당의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양회동 열사의 뜻을 잇겠다는 발언을 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윤석열 검찰 독재는 건설노조와의 200일 전쟁을 선포하더니 경찰 50명 특진까지 내걸었다. 전 국민적 고통인 전세 사기 단속에 30명, 보이스피싱 수사에는 25명인데 건설노조 단속에 50명 특진을 걸었다. 그러니 경찰들도 건설사 비리 단속이 아니라 건설노조만 때려잡은 것 아닌가. 이게 바로 국가폭력이 아니고 무엇인가. 윤 대통령의 건폭몰이가 양회동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진보당은 어제(3일) 국회에서 ‘건설노동자 추모, 건설노조 탄압 저지를 위한 야 4당 공동대책위’를 제안했다. 국민을 살리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며 “진보당은 당당하게 열심히 사셨던 양회동 동지의 억울함을 풀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하셨던 고인의 뜻을 반드시 이루겠다”라고 다짐을 밝혔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의 연대 발언도 있었다.
하 의장은 “노동자를 죽인 윤석열 정권, 살인 정권을 우리가 반드시 퇴진시키자. 동지가 유서에 남긴 것처럼 무고하게 구속된 사람들을 모두 석방시키고 노조탄압, 공안탄압 분쇄하자. 그리고 끝내 윤석열 정권 갈아엎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공동대표는 “양회동 동지의 죽음은 건설자본의 앞잡이 윤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조·중·동 등 수구·적폐 언론, 검·경이 합작해 만들어 낸 사회적 타살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당한 건설노조 활동에 대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의 잔인한 탄압에 저항하여 건설노동자의 자존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항쟁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건설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불꽃과 함께 산화한 양회동 동지의 염원에 따라 윤석열의 검찰독재 정치를 끝장내고, 건설노동자가 존중받고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총력 총파업 투쟁을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양회동 열사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됐다.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고 양회동 열사의 운구 행렬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조문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건설노동자를 비롯한 각계각층은 빈소를 찾아 양회동 열사의 뜻을 잇겠다는 결심을 다지고 있다.
양회동 열사의 죽음을 부른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각계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민중행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민주권연대 등 121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1시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그리고 오늘부터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문화제’가 매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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