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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왜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인간띠로 둘러싸려 할까?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5/04 [20:35]

여성들은 왜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인간띠로 둘러싸려 할까?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3/05/04 [20:35]

 

평화를 바라는 각계 여성들은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 오후 4시에 맞춰 ‘세계최대 단일 미군기지’ 평택 캠프 험프리스 둘레를 인간띠로 잇는 행동을 펼치겠다고 선포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평택 캠프 험프리스 지도와 현수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7.27 평택인간띠잇기원탁회의

 

© 7.27 평택인간띠잇기원탁회의

 

‘7.27 평택인간띠잇기원탁회의’에 함께하는 여성들이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7.27 평택, 우리 땅 평화 찾으러 가자!”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한반도의 위기와 불안을 부추기는 미군이 장악한 평택 캠프 험프리스가 미국의 영토인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들은 둘레가 23킬로미터에 이르는 평택 캠프리스를 많게는 2만 3,000여 명에 이르는 참가자들과 함께 둘러싸고 ‘평화협정 or OUT!’을 외칠 예정이다.

 

© 7.27 평택인간띠잇기원탁회의

 

참가자들은 “미 국무부의 지원을 받은 미국 NED(민주주의진흥재단)가 대북 전단을 날려서 북한을 자극하라며 돈을 준다는데, 미국은 이래도 되는가”, “남과 북의 소통이 활발할 때 우리 반도는 평화로웠다” 등의 발언을 했다. 

 

미군을 향한 참가자들의 분노가 높아지는 분위기에서 한 참가자가 권말선 시인이 보내온 시 「한미, 동맹은 없다」를 대독했다.

 

권 시인은 시에서 “미국이 말하는 ‘든든한 한미동맹’이란 점령군으로 들이닥쳐 70년 넘는 세월 동안 분단과 전쟁을 낳고 끝없이 착취하다 결국 다시 전쟁의 불구덩이 속으로 우리를 밀어 넣는 바로 이것인가?”라며 “너희 미국이 강요하는 동맹 이제 더는 필요 없다!”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휴전상태로 70년이 되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정전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미·일·한(한·미·일) 군사 공조로 북한과의 강대강 대결 구도는 날로 험악해지고 있다”라면서 “미국의 대북 전단 살포 지원은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오려는 게 아니라 평화를 끝내고 전쟁을 가져오려는 미국의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을 향해 “심지어 식민지배를 당한 한국에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 일본에 재무장을 허용하고 미·일·한(한·미·일) 군사 공조를 통해 영구분단을 꾀하고 있다. 남북 간의 관계 개선이나 평화로 가는 길목은 점점 더 멀어지고 좁아지고 있다. 우방이라는 미국은 북한을 혐오하도록 온갖 조작을 다 해온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후방에서 지지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간띠잇기는 “여성들이 먼저 시작했지만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우리는 7.27에 평택미군기지를 인간띠잇기로 연결하여 우리 땅 평화를 찾는 첫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군산, 진해, 부산, 제주 등으로 퍼져나가 한반도의 평화를 자주적으로 일굴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 강한 안보는 위험하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휴전상태로 70년이 되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정전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미·일·한 군사 공조로 북한과의 강대강 대결 구도는 날로 험악해지고 있다. 강한 안보는 과연 우리에게 강한 안심을 가져다 주는가? 마약 주사가 강해질수록 생명이 위험해지듯, 군사력이 강하게 부딪힐수록 생명은 위험해진다. 강한 안보는 공멸을 부를 뿐이다.

 

- 도대체 NED는 왜 박상학에게 돈을 지원하는가?

 

미국이 무기를 지속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만든 NED는 한국의 박상학에게 엄청난 돈을 지원하여 대북 전단지를 뿌리게 하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는 우리나라 현행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북한은 2020년 이를 빌미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는 등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전단 살포 지원은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오려는 게 아니라 평화를 끝내고 전쟁을 가져오려는 미국의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 유엔사령부가 가짜라니?

 

시민단체가 나서서 진실을 밝히기 전까지 국민 대부분은 유엔사령부가 한국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유엔이 파견한 기구로 알고 있었다. 유엔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이 동일인이며 미국으로부터 명령을 받고 월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한국인이 얼마나 있을까? 유엔 기구표에도 없고 유엔에 보고 의무도 없는 유엔사는 지난 몇 년간 번번이 남북의 소통을 방해해왔다. 미국은 남북의 분단을 고착시키기 위해 이중 삼중의 방어막을 쳐놓았다. 미국이 남북 간 종전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 ‘한국은 우호적’이라서 미국에게 하찮고 만만한가?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300여 개 이상의 세균실험실을 가동하고 있으며 한국에 주피터(2013), 센토, IEW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폭만큼 치명적이라는 깜깜이 세균실험을 운영하면서 거짓을 거짓으로 덮고 있다. ‘우호적인 나라’에서 왜 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하는 미국 책임자의 발언에서 미국이 한국을, 한국민을 얼마나 하찮고 만만하게 보는지 알 수 있다. 한미 간 모든 상호조약은 미국 위주이며 한국은 미국을 규제할 수 없다. 땅, 비용, 생명까지 미국에 내어주고 있는데 미국은 한국을 하찮게 보고 있으니 우리는 얼마나 큰 위험에 내어 몰리고 있는 것인가.

 

- 한국은 마약 안보 주사로 미국으로부터 가스라이팅 되어왔다

 

미국은 가장 험악한 핵전쟁을 치룬 상대인 일본과 5년 만에 손을 잡았다. 남북전쟁(한국전쟁)이 한참일 때 샌프란시스코에서 피해자들이 없는 상태에서 가해자인 일본이 반세기에 걸쳐 저지른 악행들에 면죄부를 주었다. 그런데 왜 3년 내전 후 휴전한 우리 한 민족에게는 70년이 지나도록 전쟁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인가. 심지어 식민지배를 당한 한국에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 일본에 재무장을 허용하고 미·일·한 군사 동조를 통해 영구분단을 꾀하고 있다. 남북 간의 관계 개선이나 평화로 가는 길목은 점점 더 멀어지고 좁아지고 있다. 우방이라는 미국은 북한을 혐오하도록 온갖 조작을 다 해온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후방에서 지지했다. 미국은 독재정권의 뒤에서 안보를 담당해준다면서 북한과의 대결이 당연한 것으로 가스라이팅 해왔다. ‘분단 해결’도 못하고 막대한 군사비를 허비하는 동한 우리는 선진국이라면서도 자살률 1위에 헬조선이라는 자조의 소리가 높아지고 아이 울음이 사라지는 이상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의 안보 마약 주사, 가스라이팅을 거부한다.

 

- 우리는 ‘안보’보다 ‘평화’를 원한다

 

미국 내에서도 미국이 평화를 위해 외교를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위한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은 자국이 주도하는 전쟁에 편을 갈라 동맹국을 만들고 무기구입을 요구하며 직접개입 또는 대리전쟁을 통해 전 세계를 화약과 혼돈 속에 빠뜨리고 있다. 무기 판매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고 군사패권을 추구하는 미국이 보장하는 ‘안보’는 절대로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평화는 군사패권이 활개 치는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안보가 아닌 평화를 원한다.

 

- 종전선언 하고 평화협정 하라!

 

우리는 소통이 힘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군사적으로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미국이 핵을 내려놓아야 약자들이 핵을 내려놓을 수 있다. 미국이 군사주의를 포기하고 정치와 외교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 세계가 평화로워질 수 있다. 한반도의 문제는 남북이 해결할 수 있다. 전단지를 뿌려 긴장과 갈등을 부추기는 유치한 짓들로 한 민족을 영원한 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이제 그만둘 때가 되었다. 종전선언 하라. 평화협정 하라. 그렇지 않겠다면 미군은 한국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여성들이 먼저 시작했지만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우리는 7.27에 평택미군기지를 인간띠잇기로 연결하여 우리 땅 평화를 찾는 첫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며 이것은 군산, 진해, 부산, 제주 등으로 퍼져나가 한반도의 평화를 자주적으로 일굴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2023. 5. 4 

 

727 평택인간띠잇기원탁회의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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