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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서 여당이 총선 승리‥에르도안도 결선투표서 이길까

예측을 벗어난 '에르도안 지지'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5/15 [21:11]

튀르키예서 여당이 총선 승리‥에르도안도 결선투표서 이길까

예측을 벗어난 '에르도안 지지'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3/05/15 [21:11]

▲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튀르키예를 보여주는 지도와 튀르키예 국기.

 

지난 14일(현지 시각) 대선이 치러진 튀르키예에서 현직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이 아슬아슬하게 절반을 밑돌면서 오는 28일 열릴 결선투표에서 승부가 갈리게 됐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튀르키예 여론조사 기관은 야권 단일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에르도안 대통령에 5% 이상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잇달아 내놨다. 서방 주요 언론도 이 결과를 비중 있게 보도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패배를 예상했다. 에르도안 정권의 장기 집권, 대지진 대응, 경제난에 지친 튀르키예의 민심이 야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15일 득표 결과를 발표한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9.4%를 득표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44.96%에 그친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에 4.4%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존 관측과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번 대선은 튀르키예 전체 유권자 6,400만 명 가운데 88%가 투표소를 찾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잘 알려지지 않은 군소 후보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에르도안 대통령과 야권 단일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 간 1 대 1 맞대결이었다.

 

‘미국이냐 아니냐’, 튀르키예의 방향을 결정지을 선거라는 점에서도 이번 대선은 주목을 받았다.

 

탈미·자주 노선을 추구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S-400을 구매하는 등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했고,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반대하며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구상에 어깃장을 놓았다.

 

반면 에르도안 대통령에 맞선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각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미·서방 정책을 비정상이라고 낙인찍은 셈이다.

 

튀르키예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만약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이긴다면 튀르키예를 둘러싼 구도가 크게 바뀌게 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일단 1차 대선 투표 결과만 보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 야당을 압도하며 승리했다.

 

총선에서는 개표율 94%를 기준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했다.

 

여당 AKP의 득표율은 49.6%로 전체 의석수에서 과반인 324석을 확보했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를 앞세운 야당 CHP의 득표율은 35%로 211석에 그쳤다.

 

총선 결과가 이렇게 나오자 ‘에르도안 패배’를 예측했던 서방 언론은 오는 28일 결선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존 분석이 빗나갔음을 인정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이번 투표에서 에르도안의 집권 연립여당이 의회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결선투표에서 잠재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히는 에르도안의 승리는 러시아 크렘린궁을 환호하게 만들고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중동 지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서구 국가들은 튀르키예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패배하면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 지도자 모두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8일 치러질 튀르키예의 대선 결선투표까지 대략 2주가 남았다. 또다시 펼쳐질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맞대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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