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결성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5/22 [11:07]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결성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3/05/22 [11:07]

▲ 지난 20일 대전에서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결성 창립총회가 열렸다.   ©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가 결성됐다.

 

지난 20일 오후 3시 대전 서구의 만다린 식당에서 대전·충남 5.18 민주동지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13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창립총회는 경과보고, 회칙 심의와 의결, 임원진 선출, 창립선언문 채택의 순서로 진행됐다. 

 

그리고 명칭을 충청지역 5.18민주동지회에서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로 확정했다. 

 

총회에서 주권방송 이사였던 안은찬(충남대 76학번) 씨가 회장으로, 통일TV 대표인 진천규(단국대 78학번) 씨가 감사로 선출됐으며, 김계환(충남대 78학번) 씨가 사무국장으로 선임됐다.

 

또한 그동안 창립총회까지 힘을 써준 박두규(충남대 69학번) 씨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이 안은찬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회장이다.   ©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는 연 4회(1·5·9·12월) 정기모임을 진행하며, 당면해서는 5.18 유공자 신청 관련한 사업을 알아보고 진행하기로 했다. 

 

▲ 서로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아래는 창립선언문 전문이다.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창립선언문

 

1980년 5월!

 

지금으로부터 만 43년 전!

 

그해 봄은 해마다 맞이하는 봄 중에서 유난히 뜨겁고 설레는 봄이었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유신독재 체제가 18년 만에 무너지고 지식인과 학우들을 포함한 전 국민은 진정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의 온도가 달아오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2.12 군사 반란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 전두환 일당의 계산된 폭압은 달아오르는 온 국민이 염원하는 민주화 열망의 싹을 도려내고 5월 그날을 기해 하루아침에 짓밟아 버렸습니다.

 

당시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 전국확대는 민주화를 열망하는 이 땅의 국민에게 민주화의 노력과 희망이 산산이 가루로 돼 5월 하늘에 흩어지는 아픔을 온몸으로 느끼도록 했습니다.

 

1980년 5월 18일 0시부터, 그날부로 민주화의 열기는 군홧발에 짓밟혔고 민주화를 열망하고 이끌던 대학의 민주화운동 지도층 학생들은 비밀리에 강제 연행, 구금, 폭력적인 조사 등을 통해 인권이 유린당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조치원의 32사단 헌병대에 강제 구금돼 가족도 모르게 단절된 공간에서 극한의 가혹행위 (삼청교육)를 기약 없이 밤낮으로 강요받아야 했습니다. 그 후 우리 동지들은 실형을 받고 옥고를 치르기도 하고 몇몇 동지들은 학사경고나 유·무기정학 등을 감내해야 했으며 길게는 취업도 못 하고 건강이 나빠져 장기 요양을 해야 하는 동지도, 심하게는 후유증으로 생을 마감하는 동지도 생겨나 그 아물지 않는 상처는 참으로 오래갔습니다.

 

그해 5월, 그 후 우리 동지들은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덧없이 지나기까지 파란만장한 아픔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왔습니다. 여기에 모이신 동지들은 명분도 이름도 없는 국가권력에 의해 조치원 32사단 헌병대에 감금돼 온갖 정신적, 신체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가혹한 군사훈련을 받고 나서 뿔뿔이 흩어져 43년을 보낸 것입니다.

 

오늘 만나기까지 흘러간 43년이란 기나긴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우리 민주 동지들이 각자 각 분야에서 영욕의 시간을 보듬어 가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리더로 자리매김하여 적게는 60대 중반, 많게는 7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 이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는 너른 들의 초목처럼 늘 가슴속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품고 살아왔고 이 땅의 민주화에 기여한 자부심을 안고 오늘의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열망과 의지는 젊은 시절 그대로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고 뜻을 같이해 고초를 겪었던 기억을 소환하고 보듬으면서 우리의 미래를 바라보자는 의미가 열화와 같았습니다.

 

이제 우리 동지들이 보다 성숙하고 원대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해야 할 숙제가 있다면 그간의 경륜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에게 선배답게 지도할 역량입니다. 우리의 후손들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분단된 조국, 사면이 가로막힌 반도가 아닌 섬으로서의 우리 국토가 아니라 통일된 한반도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들짐승처럼 왕래하는 통일조국의 한민족으로서 세계에 지금보다 더 강력한 위상을 구축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시지탄이지만 오늘 여기에서 우리는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를 결성하고 창립총회를 조촐하게나마 가지게 된 것을 역사적인 소명이라 생각하며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늘 43년 전의 옛날 동지들이 만났으니 잊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우리의 열정이 높은 뜻을 펼쳐 성숙한 민주화와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로 이어가 공동체로서 번영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쉽게도 오랫동안 소재 파악이 안 돼 참여하지 못한 동지들, 개인적인 사유로 부득이 참여하지 않은 동지들이 후일 같이하길 기대합니다. 더욱이 애석한 것은 몇몇 동지가 지금 이 자리에 같이하지 못하고 먼저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고인이 된 동지들을 추모하며 애도의 묵념을 드립니다.

 

2023. 5. 20.

 

대전·충남 5.18민주동지회 발기인 일동(참석자 21명 명단 가나다순)

권영주, 김계환, 김덕수, 류용환, 박동수, 박두규, 박상훈, 송재일, 안은찬, 오수성, 이문철, 이선은, 이영복, 이윤환, 이인호, 이춘배, 임근우, 조남전, 진천규, 최교진, 최덕렬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