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요충지로 평가되던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함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불리하다는 국내 언론의 보도를 뒤집는 소식이다.
지난 20일(러시아 현지 시각)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바그네르) 그룹 수장 에브게니 프리고진은 “2023년 5월 20일 오늘 오후 12시에 바흐무트는 완전히 함락됐다. 건물 하나하나까지 도시 전체를 점령했다”라고 주장했다.
와그너 그룹이 공개한 영상에는 용병들이 러시아 국기와 바그너 그룹의 상징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는 모습도 담겼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와그너 그룹의 공격 작전과 러시아군의 포병 및 항공 지원으로 아르툐몹스크(바흐무트) 해방을 완수했다”라고 했다. 크렘린궁도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공격 부대와 러시아 정규군 부대가 바흐무트 해방 작전을 완수한 것을 축하했다”라고 밝혔다.
같은 시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를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의 수중에 떨어진 게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바흐무트는 우리 마음속에만 있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며 사실상 바흐무트 함락을 인정했다. 하지만 정작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바흐무트 함락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 말이 어긋났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날인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우크라이나) 군의 전술적 판단을 공개할 수 없다”라면서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완전히 함락된 건 아니다”라고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답을 내놨다.
적어도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크게 밀렸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국내 언론은 미국 등 서방 언론의 관점에서 러시아가 불리하다는 보도를 홍수처럼 쏟아냈다.
앞서 지난 15일 뉴스1TV는 「바흐무트 러시아 참호 깨고 포로 잡기…우크라군, 세계 최강의 작전 능력」 보도에서 근거도 없이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능력을 ‘세계 최강’으로 치켜세웠다.
뉴스1TV는 우크라이나군 제3독립강습여단이 공개한 작전 영상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공수부대가 거침없이 러시아군의 참호를 깨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포로로 잡히지 않기 위해 ‘필사의 도망’을 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도 지난 15일 위 보도와 같은 영상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22일 페이스북에서 “우크라가 이기고 있다고 말하다(가) 말대로 안 되면 전황은 항상 교착상태라고 말하고 러시아가 승리하면 이 도시는 전략적으로 아무런 중요성이 없다고 말하면 된다”라며 무조건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기사를 쓰는 국내 언론의 보도 행태를 꼬집었다.
실제로 이 교수의 주장처럼 국내 언론은 러시아군의 바흐무트 점령 소식에도 우크라이나군이 유리하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22일 연합뉴스는 서방 언론을 인용해 설령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물러난다 해도 러시아군의 손실이 너무 커서 득이 되지 않는다, 10개월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붙잡아놓고 진을 빼놓은 점은 성과다, 러시아의 시선에서 바흐무트의 전략적 가치가 크지는 않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또 연합뉴스는 22일 보도 「G7서 선물보따리 거머쥔 젤렌스키…‘외교 승부수’ 또 통했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도 코미디언 출신 특유의 쇼맨십과 입담으로 국제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우크라이나로 끌어왔다”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골리앗에 맞선 다윗’으로 묘사했다.
22일 뉴시스는 「바흐무트 함락 진실공방 속 우크라군, 드니프로강 도강 준비 ‘착착’」 보도에서 워싱턴포스트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드네프르강 너머 자포리지예와 크림반도 탈환을 위한 대반격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준장 미하일로 드라파티의 주장을 빌려 러시아군이 겁을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보도하는 국내 언론의 행태는 사실 왜곡에 가까워 보인다. 이는 광복을 앞둔 1945년 8월 14일까지 일제가 승승장구한다고 왜곡하던 친일 언론의 보도 행태에서 한 치도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한편 러시아군의 바흐무트 점령 소식을 확인한 국내 누리꾼들은 아래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오늘내일하는 줄 알았는데 바흐무트 점령 기사 보고 벙찐 사람들 많을 걸.”(M**********), “기레기와 돈 벌려는 유튜버들이 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v*********),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강인데 바흐무트를 뺐겼어? 알 수가 없네...”(j********),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꼭두각시. 미국의 대리전에 선두에 서서 입 놀리다가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화****)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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