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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윤석열 정권의 폭압에 맞서 전면 투쟁을 선언한다”

경사노위 참여 중단은 시작일 뿐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6/08 [16:21]

한국노총, “윤석열 정권의 폭압에 맞서 전면 투쟁을 선언한다”

경사노위 참여 중단은 시작일 뿐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3/06/08 [16:21]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8일 윤석열 정권에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순간부터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의 폭압에 맞선 전면 투쟁을 선포한다.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전면 중단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자 전체를 적대시하며 탄압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전면적인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라며 “이번 광양사태에서 보듯이,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우리의 힘으로 멈추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광양사태는 계속될 것이고, 이는 2,500만 노동자와 모든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광양사태는 경찰이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성실 교섭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김만재 한국노총 전국금속노조연맹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을 폭력적으로 연행, 구속한 것을 말한다. 

 

특히 경찰은 지난 5월 31일 오전 5시 30분경 광양제철소 포스코 복지센터 앞 도로에서 7미터 높이의 철제 구조물(망루)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김 사무처장을 진압봉을 휘두르며 진압하고 검거했다. 연행 과정에서 김 처장은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그런데 고공농성을 하는 노동자에게 진압봉을 휘두르며 제압했기에 자칫하면 노동자가 망루에서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계속해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의 전면 중단을 선언한다”라며 “노동계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철저히 배제하는 정부를 향해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사회적 대화 상대를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적당히 구슬리거나, 그도 아니면 두들겨 패서 정부의 뜻을 관철하고 그것을 법과 원칙의 승리로 자평하는 정권”이라며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협박이며, 위력에 의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법과 원칙은 공권력을 무기로 노동계를 진압해 굴복시키겠다는 말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라고 규탄했다.

 

박용락 한국노총 금속노련 상임부위원장과 문현군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위원장(경사노위 본회의 위원)도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과 노조 혐오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총력 투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한국노총이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선언함으로써 앞으로 민주노총과 함께 정권의 무차별적인 노동 탄압을 분쇄하는 공동 투쟁을 벌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경사노위는 노동자와 사용자 그리고 정부가 함께 고용노동과 경제·사회 정책 등을 협의하고 대통령에게 관련 정책을 자문하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말한다. 전신은 노사정위원회이다. 민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20년 넘게 참가하지 않고 있고 한국노총도 이번에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노사정의 공식 대화 창구는 막히게 됐다.

 

아래는 한국노총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윤석열 정부는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성실 교섭을 요구하며 투쟁하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을 폭력적으로 진압·체포하고, 김준영 사무처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특히 김준영 사무처장은 체포 과정에서 진압당한 이후에도 수차례의 무지막지한 경찰봉 가격으로 머리가 깨져 얼굴이 피범벅이 되고,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당해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는 상태이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임에도 김준영 처장은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옥중에서 10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포스코 하청 노동자 문제 해결이다. 

 

한국노총 최대 산별 위원장 및 사무처장에 대한 폭력 진압과 구속은 한국노총을 사회적대화의 주체이자 상대로 인정한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폭거이다.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은 공권력을 무기로 노동계를 진압해 굴복시키겠다는 말과 다름아님을 스스로 입증했다. 

 

한국노총은 쉽게 사회적 대화 중단을 거론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노동계를 국민들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한 각종 음해와 비난을 일삼아도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노동계를 향해 막말을 서슴지 않는 인물을 경사노위 수장으로 앉힐 때도, 외부 회계감사가 포함된 회계감사를 일 년에 두 번이나 받고 있는 한국노총의 회계를 문제 삼아 과태료를 때리고 국고보조금을 중단했을 때도, 사회적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을 무시하고 사회적 대화 의제를 정부 마음대로 설정해 ‘답정너’식 일방통행 노동정책을 추진했을 때도 참고 또 참았다. 

 

사회적 대화는 길고 지난한 과정이며, 그 과정을 모두 이겨내고 이뤄낸 결과야말로 사회적 대화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든 운동이든 진영논리에 휩싸여 선명성 경쟁을 우선시할 때, 한국노총은 비록 덜 선명하고 덜 투쟁적으로 보이더라도 질기게 버텼다. 그것이 결국엔 우리 사회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길이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이제 그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윤석열 정부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개념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상대를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적당히 구슬리거나, 그도 아니면 두들겨 패서 정부의 뜻을 관철시키고 그것을 법과 원칙의 승리로 자평하는 정권이다.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협박이며, 위력에 의한 폭력이다. 

 

이제 한국노총은 그 협박과 폭력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의 폭압에 맞선 전면 투쟁을 선포한다.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의 권력 놀음을 끝장내기 위한 윤석열 정부 심판투쟁에 한국노총 전 조직이 하나 되어 싸울 것을 당당히 선언한다.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가장 아래에서부터, 조직된 노동자가 어떻게 단결하는지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각오하라. 

 

2023년 6월 8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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