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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국정농단 3가지에 답하라”…윤석열 부부에 공개 질의

집권 2년 차, 국민이 질문할 정식 창구조차 없는 윤석열 정권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8/09 [16:32]

“고속도로 국정농단 3가지에 답하라”…윤석열 부부에 공개 질의

집권 2년 차, 국민이 질문할 정식 창구조차 없는 윤석열 정권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3/08/09 [16:32]

촛불행동 등 시민단체 14곳이 서울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9일 오후 2시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건희 씨 일가를 둘러싼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논란에 침묵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에게 공개질의서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씨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는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이날 촛불행동은 질의서를 통해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씨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과 종점 변경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가’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씨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과 종점 변경을 지시하였는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과 종점 변경이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씨 일가에게 특혜가 되는가, 아닌가‘이다.

 

이에 관해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핵심은 간단하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과 관련한 대통령 일가의) 범죄 행위를 따져 물어야 한다”라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고속도로 종점을 옮기도록 지시한 적이 있거나, 사전에 옮기는 것을 알았다면 특혜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핵심 관계자라고 할 수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지만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일이 계속 지나고 있다. 이 문제의 경종을 울리고 국정농단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 권오혁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이호 작가

 

발언을 마친 구본기, 권오혁 공동대표(아래 촛불행동 측)는 질의서 접수를 위해 국방부 민원실로 이동하려 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질의서를 보낼 수 있는 창구는, 대통령실도 아닌 국방부 민원실 단 한 곳뿐이다.

 

하지만 경찰은 ‘고속도로 국정농단 윤석열 탄핵’ 구호가 적힌 선전물을 들고 국방부 민원실로 가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아래 집시법) 위반이 된다며 촛불행동 측을 막아섰다.

 

▲ 경찰이 촛불행동 측을 막아서고 있다.  © 이호 작가

 

이에 촛불행동 측은 “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심기 경호를 하고 있나. 법적 근거에 따라 경호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선전물을 옆구리에 끼고 가는 게 행진이면 거리에서 선전물을 들고 다니는 인쇄소 사람들을 다 집시법 위반으로 잡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커플(연인)이 손잡고 걸으면 그게 행진인가”라며 반박했다. 

 

경찰은 선전물을 들고 이동하면 집시법상 시위나 행진처럼 보일 수 있으니 오해할 행위를 하지 말라는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권오혁 공동대표는 “우리는 시위를 하러 온 게 아니고 질의서를 접수하러 가는 것이다. 사전에 경찰과도 얘기했다. 사전에 합의한 걸 지키지도 않는 공권력과 어떻게 대화를 하나”라고 규탄했다. 

 

결국 경찰은 촛불행동 측이 선전물을 들지 않은 걸 확인하고 나서야 국방부 민원실로 가는 길을 터줬다. 그 뒤에도 경찰은 촛불행동 측을 바짝 따라붙으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촛불행동 측을 안내한 용산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국방부 민원실이 정식 민원 창구는 아니다. 제가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국민제안비서실로 (대신 질의서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라면서 “(질의서는) 시민사회수석실 국민제안비서실로 전달되고 (그 뒤) 질의서를 보낸 사람에게 이틀 이내로 확인 문자가 간다. 한 달 이내로 서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촛불행동 측은 우여곡절 끝에 질의서 전달을 마쳤다.

 

▲ 촛불행동 측이 국방부 민원실로 공개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 이호 작가

 

이번 질의서 전달 과정에서 집권 2년 차가 되도록 윤석열 대통령에게 질의서를 전할 정식 창구조차 마련하지 않은 대통령실의 충격적인 실태가 확인됐다.

 

구본기 공동대표는 대통령실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성실한 답변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 중인 집시법 제2조 2항에는 “시위란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도로, 광장, 공원 등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라고 나와 있다.

 

그런데 이날 경찰은 ‘선전물은 옆구리에 끼고 한 명만 국방부 민원실로 가겠다’고 한 촛불행동 측에 선전물이 없어야 집시법 위반이 아니라며 가로막았다. 

 

이는 집회·시위를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진 행위’로 규정한 집시법과는 어긋난다.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공권력을 집행해야 할 경찰이 법을 어긴 것이다.

 

아래는 참가 단체 명단과 공개질의서 전문이다.

 

참가 시민단체(14곳)

 

촛불행동, 평화어머니회, 토지+자유연구소, 국민주권당(준), 민생경제연구소, 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주권자전국회의, 강동노동인권센터, 프란치스코회, 토착왜구 박멸 시민행동, 시민호루라기, 나팔 독립군 

 

「공개질의서 」

 

수신 :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서울-양평고속도로 확정노선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변경 추진되고 있었다.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국가 도로망 건설 사업이 변경 추진된 이유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으며 그것을 정확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이에 촛불행동은 다음과 같은 공개질의서를 발표한다. 

 

1.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씨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과 종점 변경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가?

 

2.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씨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과 종점 변경을 지시하였는가?

 

3.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과 종점 변경이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씨 일가에게 특혜가 되는가, 아닌가?

 

대통령은 국민의 물음에 대답할 헌법적 책임이 있다. 침묵은 시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김건희 씨는 국민의 물음에 대답할 도덕적, 법적 책임이 있다. 침묵은 시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현 시점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과 종점 변경 시도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입장 발표가 가장 중요하며 그것이 없는 모든 논의는 무의미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는 8월 16일 수요일까지 답변하라. 

 

2023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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