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정전 70년 다큐 「WARmerica의 운명」 시사회가 지난 8일 오후 7시 서울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WARmerica의 운명 제작위원회는 영화를 통해 “역사상 가장 빨리 쇠퇴하는 제국의 몰락을 실시간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초강대국으로서 패권을 잡은 뒤 70여 년째다. 과거 로마, 영국, 몽골 등 1세기 넘게 패권을 쥐었던 제국들과 비교하면 100년도 채 되지 않은 미국의 패권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영화를 간추려 소개하면 전쟁과 침탈을 앞세운 제국주의로 흥했던 ‘전쟁국가 미국’이 결국 망할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요점이다. 미국을 건설한 영국계 백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멸종” 수준으로 “학살”했고 “공존”을 택하지 않았다. 미국은 자신들에게만 적용되는 ‘정복할 자유’를 앞세워 무력으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푸에르토리코 등을 차지하며 영토를 태평양까지 넓혀나갔다.
이후 미국은 바다 건너 한반도, 아프가니스탄, 칠레 등에서 일으킨 전쟁과 공작으로 무수한 사람들을 학살했다. 미국은 무력을 앞세워 자신을 반대하는 국가와 인물을 억누르려 했지만 그럴수록 민중의 분노는 커져만 갔고 폭발 지점에 이르렀다.
오늘날 미국은 전 세계 각국에서 분출된 민중의 자발적인 투쟁과 다극화 흐름에 밀려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는 게 영화의 전반 흐름이다.
이와 관련해 영화는 미국을 향해 “다극화의 경향은 막을 수 없다. 거기에 맞게끔 미국이 제 위치를 찾는 것이 순리”라고 경고했다. 예를 들면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닿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을 완성한 이상 미국으로선 다른 방법이 없으니, 더 늦기 전에 대결을 관두고 북미 평화협정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상영을 마치고 영화에 출연한 전문가들이 무대에서 소감을 전했다.
“수천 년 인류의 그 모든 역사는 인간 존엄성의 확대가 커지는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 미국은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김진향 한반도 평화경제회의 상임의장
“(백인들이 건너온 뒤) 미국의 500년 역사, 그리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나아가는 인류의 진화사를 치밀하고 속도감 있게 녹여냈다. 이런 감동과 우리의 과제를 70분 분량으로 담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대표
“미국은 항상 외부의 전쟁터를 통해서 수조 원의 무기를 팔아먹었고, 지금 한국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극화 흐름 속에서 미국 처지에서는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으로 인해 한국 같은 분단국가가 고통을 당해왔다는 사실을 잘 담았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다른 관객들은 “미국의 본질을 너무 쉽게 알려주는 영화다.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영화를 널리 홍보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화 기획에 관여한 손정목 통일시대연구원 부원장은 “이 다큐멘터리를 기획한 지 2년, 제작 과정이 1년여 걸렸다. 미국을 넘지 않고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도, 민주주의와 민생도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고 투쟁을 해왔다”라면서 “그런데 그 운동의 과정에서 우리가 ‘반미 영화’를 제대로 한 편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영화 제작을) 결심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큐창작소의 김철민 감독은 “저도 같이 영화를 보면서 미국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확 끓어올랐다. 보시는 분들이 미국과 맞서 싸우자는 결심이 드셨다면 영화를 만든 감독으로서 너무 보람될 것 같다”라면서 “전 세계 민중들의 힘으로 미 제국이 몰락하고 있는 게 명백하다. 이런 정말 중요한 시기에 작업을 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관객들 사이에서 “주한미군 철수하라”, “평화협정 체결하라”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번 시사회로 첫선을 보인 영화는 앞으로 공동체 상영(시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공간을 빌려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 등으로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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