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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보는 북한-31·32조] 사회주의 경제관리 기본 원칙 4가지

주권연구소 | 기사입력 2023/10/27 [18:03]

[헌법으로 보는 북한-31·32조] 사회주의 경제관리 기본 원칙 4가지

주권연구소 | 입력 : 2023/10/27 [18:03]

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주권연구소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제31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공민이 노동하는 나이는 16살부터이다. 국가는 노동하는 나이에 이르지 못한 소년들의 노동을 금지한다.

 

북한은 아동 노동을 막기 위해 노동 가능 연령을 만 16세로 정하고 그보다 어린 아이의 노동을 금지했다. 

 

북한에서는 어린이, 청소년이 돈을 벌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처럼 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만 17세까지는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제도에 따라 학교를 다녀야 하므로 직업을 구할 수도 없다.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제도는 2014년부터 전면 실시했으며 그전까지는 11년제 의무교육이었기 때문에 아마 위 헌법 조항은 바뀐 의무교육 기간을 아직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한국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서가 있으면 만 15세부터 일을 할 수 있다. 

 

다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급하는 취직인허증이 있으면 만 13~14세도 노동을 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중·고등학생은 39.9%다. 

 

 

제32조 국가는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지도와 관리에서 정치적 지도와 경제·기술적 지도, 국가의 통일적 지도와 매개 단위의 창발성, 유일적 지휘와 민주주의, 정치·도덕적 자극과 물질적 자극을 옳게 결합시키며 실리를 보장하는 원칙을 확고히 견지한다.

 

북한 헌법 32조는 사회주의 경제관리의 기본 원칙을 담고 있다. 

 

기본 내용은 ▲정치적 지도와 경제·기술적 지도의 옳은 결합 ▲국가의 통일적 지도와 개별 단위 창발성의 옳은 결합 ▲유일적 지휘와 민주주의의 옳은 결합 ▲정치·도덕적 자극과 물질적 자극의 옳은 결합 등 4가지다. 

 

■ 정치적 지도와 경제·기술적 지도의 옳은 결합

 

이것은 노동당의 정치적 지도 밑에 내각이 경제·기술적으로 지도한다는 뜻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상 북한은 노동당이 경제 영역도 지도한다. 

 

즉, 경제 발전 방향과 목표를 세우는 것도 노동당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을 움직이는 것도 노동당이다. 

 

다만 노동당은 경제 지도를 정치적 방법으로 한다. 

 

경제 법칙과 과학기술을 적용한 경제·기술적 지도는 노동당이 아닌 내각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도로를 놓는다고 하면 노동당은 이 도로가 국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며 당면한 내외 정세 속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해설하는 식으로 도로 건설의 중요성을 지도하고 건설 과정에서 당 정책에 어긋나는 것은 없는지를 점검한다. 

 

반면 내각은 도로 건설에 필요한 노동력과 자재, 장비를 어떻게 확보하며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를 지도하는 식이다. 

 

북한은 정치적 지도만 강조하면서 객관적 경제법칙과 경제·기술적 조건을 무시하면 경제관리에서 과학성과 효과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본다. 

 

또 역으로 경제·기술적 지도만 강조하면서 정치적 지도를 무시하면 경제관리에 자본주의적 방법이 도입되어 경제건설 전반이 혼란에 빠지고 계획경제의 장점도 발휘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 국가의 통일적 지도와 개별 단위 창발성의 옳은 결합

 

이것은 국가가 나라의 경제 전반을 관리하며 통일적으로 지도하고, 개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독자적인 경영을 하면서 자기 힘으로 문제를 풀고 경영의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북한은 계획경제를 사회주의 경제의 본질적 우월성으로 본다. 

 

국가가 나라 경제 전반을 관리하면서 통일적으로 지도하면 부문별·지역별 균형을 보장하면서 경제를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반면 국가가 각 기업의 경영을 직접 하면 기업의 창발성이 발휘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 계획과 관리를 따르게 하면서도 기업이 상대적 독자성을 가지고 책임경영을 통해 발전 가능성을 최대한 찾아내도록 해야 한다. 

 

북한은 국가의 통일적 지도와 각 단위의 창발성 결합이 경제의 조화와 활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원칙이라고 한다. 

 

■ 유일적 지휘와 민주주의의 옳은 결합

 

이것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조건에서 지휘를 유일적으로 한다는 것을 뜻한다.

 

북한은 국민의 요구와 이익에 맞게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국민의 뜻이 경제관리에 반영되어야 하며 따라서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또 민주주의를 보장해야 관료주의를 없앨 수도 있다. 

 

한편 사회주의 경제는 개별 기업이 각자도생하는 자본주의 경제와 달리 전체 경제 단위가 하나의 유기적 통일체를 이루고 있으며 산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단일한 경제 지도를 해야 주관주의를 막고 규율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 정치·도덕적 자극과 물질적 자극의 옳은 결합

 

정치·도덕적 자극이란 정치사업을 통하여 근로자들의 열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강연이나 학습, 결의대회, 예술 공연, 선전·선동 등도 여기에 해당하고 혁신자나 공로자의 칭호를 주는 등 노동의 결과를 두고 정치적으로 평가해 주는 것도 정치·도덕적 자극에 해당한다. 

 

물질적 자극이란 노동의 결과에 따라 상여금을 주거나 선물,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북한은 물질적 자극을 줄 때도 집단을 단위로 실시하는 집단적 자극과 개인에게 제공하는 개인적 자극으로 구분하면서 집단적 자극을 주로 하면서 개인적 자극을 결합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은 사회주의 사회가 공산주의 사회로 가는 과도적 사회이기 때문에 공산주의적 성격과 과도적 성격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이 가운데 공산주의적 성격이 본질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정치·도덕적 자극은 공산주의적 성격에서 나오며 물질적 자극은 과도적 성격에서 나오기 때문에 북한은 정치·도덕적 자극을 주로 하면서 물질적 자극을 결합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북한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정치적 생명과 육체적 생명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도덕적 요구와 육체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물질적 요구를 모두 갖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정치적 생명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도덕적 자극을 주로 하면서 물질적 자극을 결합해야 한다는 게 북한의 견해다. 

 

북한은 사회주의 경제관리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자본주의적으로 변질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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