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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이창기] ③ 만날 때마다 큰 인상을 주셨던 선배님

김한성 | 기사입력 2023/11/09 [19:15]

[내가 기억하는 이창기] ③ 만날 때마다 큰 인상을 주셨던 선배님

김한성 | 입력 : 2023/11/09 [19:15]

올해 11월 18일은 이창기 기자의 5주기입니다. 이창기 기자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보내온 추모 글과 시를 소개합니다. 세 번째는 김한성 대전촛불행동 공동대표의 글입니다. (편집자 주)

  

▲ 이창기 기자.

 

 

만날 때마다 큰 인상을 주셨던 이창기 선배님

 

이창기 선배님이 떠나신 지 벌써 5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저는 대전으로 내려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창기 선배님의 정신으로 살아갔냐고 물어본다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5년이 되는 이 시기에 다시 이창기 선배님을 생각하며 이창기 선배님의 정신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창기 선배님과의 일화를 생각하면 투병할 당시 병문안을 한 것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서울에서 활동할 때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몇몇 간부와 함께 병문안을 갔습니다. 학생 중에는 처음 병문안을 했는데, 이창기 선배님이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큰 힘을 받으실 것 같아 사진 몇 장을 인화하여 병문안을 갔습니다. 이창기 선배님을 만나 사진을 보여드리며 학생들의 투쟁 소식을 들려드렸습니다. 그때 이창기 선배님은 기운이 많이 없으시고 말씀을 잘하시지 못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엄지를 치켜들고 학생들을 고무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밥이라도 먹으라며 지갑에 있는 오만 원을 주셨습니다. 그 오만 원은 한동안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간병하던 선배님이 알려주시길, 다른 분들이 병문안을 오셨을 때는 기운이 계속 없으셨는데 학생들이 병문안을 온다고 하니 기운을 내시고 조금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셨다고 알려주셨습니다. 학생들을 얼마나 생각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진연 학생들도 진행 중인 행사를 마치는 대로 병문안을 다 같이 가기로 했는데, 가려고 하던 날 이창기 선배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장례식장으로 향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다른 이창기 선배님과의 일화는 선배님이 투병 중일 때 병원에 모셔드리러 운전했던 기억이 납니다. 선배님 댁으로 가서 선배님의 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모셔드리고 주차하던 중이었습니다. 주차를 거의 마칠 때 이창기 선배님은 주차와 차량에 관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이창기 선배님은 주차할 때 주차 방지턱에 완전히 바퀴를 붙이지 말고 살짝 떼고 주차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바퀴와 바퀴에 연결된 부품에 무리가 가서 자동차를 오래 탈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날 저는 처음 주차할 때 차를 주차 방지턱에 딱 붙였는데, 이창기 선배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살짝 앞으로 이동해 주차를 마쳤습니다. 

 

저는 당시 제 명의로 된 차도 없었고 가끔씩 운전하는 정도라 별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차가 생기고 평소에 운전하면서 주차할 일이 많으니, 주차 방지턱이 있는 주차장에 주차할 때마다 이창기 선배님이 해주셨던 말씀을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닌 일이지만 이창기 선배님이 평소에 가진 여러 가지 삶의 지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창기 선배님과의 만남은 줄곧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창기 선배님을 자주 뵌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길지 않았던 이창기 선배님과의 만남은 지금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기억을 계속 간직하며 이창기 선배님처럼 살아가겠습니다.

  

진보통일운동가 민족언론인 이창기 동지 5주기 추모행사 추모위원 모집

◆ 기간: 11월 17일까지

◆ 추모위원비: 2만 원 이상 (계좌: 우리은행 1002-240-084597 예금주-김영란)

◆ 추모위원 가입 링크: https://bit.ly/이창기추모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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