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25일 열린 제5회 이창기상 시상식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인 박민아 씨, 안정은 씨, 조서영 씨는 ‘이창기 불꽃으뜸상’을 받았다.
이창기 상에는 여러 부문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창기 불꽃으뜸상’은 한 해 동안 가장 의미 있는 투쟁을 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최고상이다. 용산 미군기지 진입 투쟁을 한 3명의 대학생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이창기 불꽃으뜸상’을 받은 소감
박민아 씨는 “민족, 통일과 관련해 이창기 선배님이 쓰신 글이 많다. 정확한 분석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선배님을 직접 뵙진 못했지만 따라 배워야겠단 생각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사실 선배님 이름이 담긴 상을 받고 부끄럽긴 했다. 투쟁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안으로 더 들어가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그런 생각이 들다 보니 부끄러웠다. 앞으로 부끄러움이 안 들도록 더 열심히 투쟁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안정은 씨는 “처음에는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될까?’ 하고 놀라기도 했다. 이창기 선배님은 적에 대한 분노가 대단하셨고 대학생 동지들을 많이 사랑해 주신 분이라고 들었다”라면서 “제가 이 상을 받은 건 이창기 선배님처럼 살라는 뜻이 담겼다. 그래서 상의 무게가 가볍지 않고 무겁게 와 닿았다. 앞으로도 동지들과 함께 조국통일을 위한 길을 살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조서영 씨는 “상을 받았을 당시에 이창기 선배님을 잘 몰라서 이창기 선배님이 쓰신 시집을 읽어봤다. 더 시간이 지나고 이창기 선배님의 추모집을 읽었는데 엄청 뜨거운 삶을 사셨던 분이었음을 알게 됐다. 조국통일을 향한 순수하고 뜨거웠던 이창기 선배님의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이 상을 받고 정말 뜨겁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주위 동지들의 평가
안정은 씨의 선배인 변은혜 씨는 “안정은 동지는 자신이 잘 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스스로 느낄 때 많이 괴로워한다. 그런데도 선배들에게 늘 자기 상태를 공유하고 자신을 비판해달라는 말을 먼저 꺼낸다”라면서 “옆에서 본 안정은 동지는 동지애도 깊다. 다른 동지들을 위해 본인이 더 고생하는 게 낫다고 여길 정도로 동지들을 위해 무척 애쓰고 동지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라고 했다.
박민아 씨의 선배인 윤태은 씨는 “박민아 동지는 대학생 시절 통일대행진단 활동 때 회원들을 위한 일을 솔선수범했다. 빨래를 직접 해서 널어야 했는데 늘 대학생들을 위해 빨랫줄을 먼저 설치하고, 늘 간식을 챙겨 와서 나눠줬다”라면서 “박민아 동지는 혁신을 마주할 때 매우 어려워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늘 조직이 요구하는 방향대로 실천하는 동지”라고 했다.
조서영 씨의 후배인 문모 씨는 “조서영 선배는 맡은 일을 멋지게 해오는 능력 높은 선배다. 모임이 있을 때면 발제도 정말 잘 준비해 오신다”라면서 “또 동아리 회원들을 위해 좋은 기사를 성실히 소개하고 내용 정리도 잘해주신다. 회원들이 재미있게 기사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구상도 많이 하신다. 예를 들면 일주일에 한 번씩 회원들이 기사와 함께 공유한 글 중 재치 있는 글을 뽑아 축하하는 식”이라고 했다.
용산 미군기지 진입 투쟁
매년 8월 한반도에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벌어지는 시기면 전쟁 위기가 크게 고조된다. 특히 미국을 추종하며 북한을 적대하는 윤석열 정권 들어 전쟁을 부르는 한미연합훈련의 강도는 더욱 커졌다.
지난 2022년 8월 26일, 대학생들은 용산 미군기지 3번 출입구를 넘어 기지 안쪽으로 100미터가량 뛰어 들어갔다. 한미연합훈련으로 전쟁 위기를 높이는 미군에 항의서한을 직접 전달하려 한 것이다.
대학생들은 “전쟁 위기 불러일으키는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라”, “국민 생명 위협하는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라”, “주한미군 철수하라” 등의 구호를 쩌렁쩌렁 외쳤다. 미국에 항의하는 우리 국민이 용산 미군기지의 차량 통제선까지 진입한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황한 주한미군은 미군기지 소속 한국인 노동자와 한국 경찰을 동원해 대학생들을 막으려 시도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연행되는 도중 바지가 찢어지고 온몸이 땅에 끌리면서도 “전쟁이 아닌 평화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가 담긴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왔다”라고 거듭 외쳤다.
본래 대학생들은 “금단의 구역”인 용산 미군기지에 진입한다는 생각에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이 전쟁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게 되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미군을 향한 분노가 높아졌고, 전쟁을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절박함도 커졌다고 했다.
당시를 돌아보며 안정은 씨는 “미국이 결국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국민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전쟁을 반드시 막아야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쟁 반대를 외친 우리의 목소리는 정당했다. 수천 명이 넘는 국민이 대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돼 유치장에 있을 때 석방 탄원을 해주셨다”라며 “국민은 당연히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바라신다. 미군기지에 진입하면서 대학생 3명만의 목소리가 아닌, 국민 모두의 목소리를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투쟁했다”라고 했다.
박민아 씨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는 생각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미국이 개입한 우크라이나에서 갑자기 전쟁이 터졌다. 미국 때문에 한반도에서도 전쟁 위기를 넘어 진짜 전쟁이 정말 눈앞에 다가올 수 있는 현실”이 됐다면서 “미국이 벌이는 북한 가상 점령 훈련 등 미국의 군사 행동 하나하나가 전쟁이 될 수 있다. 우리 국민의 생명권이 미국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학생들의 투쟁 뒤 한동안 용산 미군기지 3번 출입구가 잠겼다. 미군이 엄청나게 화내면서 분해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우리가 뜨겁게 싸웠고 그 모습을 본 그들이 한 발짝 더 뒤로 물러섰다. 이것이 국민과 함께한 투쟁의 성과”라고 했다.
조서영 씨는 “미국이 한반도를 겨냥한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 ‘전쟁 반대’는 너무나 당연한 우리 모두의 목소리”라면서 “대학생뿐만 아니라 국민이 함께 투쟁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동지들과 미군기지에 진입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특히 조서영 씨는 “대학생들의 투쟁에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국민 여러분에게 항상 보답할 수 있는 멋진 대학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결심을 밝혔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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