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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욱 한목소리로 미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이는 북중관계

신상현 통신원 | 기사입력 2024/03/27 [19:53]

앞으로 더욱 한목소리로 미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이는 북중관계

신상현 통신원 | 입력 : 2024/03/27 [19:53]

지난 18일 서울에서 개막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대만의 오드리 탕 정무위원(장관급)이 비대면 화상으로 나와 연설하면서 “다시 대만을 대표해 참석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출범한 회의체로, 이번 3차 회의는 미국 외 다른 지역에서 개최한 첫 회의인데, 탕 정무위원은 1차, 2차 회의 때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오전 중국 외교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오늘부터 한국에서 ‘민주화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며, 대만 측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린지엔(林剑)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이 대만 당국을 대상으로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라면서 “세계에 중국은 하나의 중국으로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 중 불가분의 일부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대해 정치, 경제, 군사 개입을 할 때마다 같은 논조로 대응했다. 

 

이번에 한국을 상대로 역시 같은 논조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대만 독립’을 용납하고 지지하는 외부 세력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중국은 이미 한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줄 것을 촉구한 바 있으며, 대만 독립세력에게 연설 자리 제공을 중단할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즉, 중국은 한국에서 진행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인사를 초청한 것에 대해 대만 독립세력에 여타의 기회를 주는 내정간섭으로 규정하고, 한국과 같은 외부 세력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최근 한중 간의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원인은 윤석열 정권의 대미 예속 외교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 기자는 “오늘(18일) 오전 북한이 한 달 만에 또 다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추가 질문을 했는데, 린지엔(林剑) 대변인은 “중국은 관련 보도를 주목하고 있으나, 역시 한미가 이미 이전에 북한을 상대로 연합훈련을 한 것도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해 무게감을 한미 군사훈련에 두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해서는 ‘관련 소식을 접했다’라며 짤막하게 넘어가면서 직접적 평가 언급은 하지 않고 대신 ‘먼저 한미연합훈련이 원인제공을 한 것 아니겠는가’라는 말을 돌려 평가한 셈이다. 

 

중국은 자국에 대한 경제, 정치, 군사 등 다각적 측면에서 미국의 견제와 제재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이 지난 20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전에 볼 수 없는 규모의 군사력과 핵무기를 확장하고 있다”라며 “모든 징후가 표명되고 있는바, 중국이 2027년 이전에 대만을 ‘침략’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21일 논평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평화발전의 지역이지, 결코 지정학적 게임의 장이 아니다. 아·태 지역에서 대립을 태동시키고, 분열을 조장시키고 있는 것은 미국이며 중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중국에 속하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는 점을 미국 측에 엄숙히 상기시키고자 한다.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 인민 자신의 문제이며, 어떠한 외부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 우리의 결론은 매우 명확하다. 대만이 조국에서 분리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내 일부가 ‘중국위협론’을 기도하고, 대만 해협의 긴장 국면을 고조시키며 대결을 조장하려는 움직임에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악마화하고 악의적으로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 중국 경제는 안정되고 호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붕괴론’과 ‘정점론(중국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의미)’을 내세우며,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는 이해 관계국에 혜택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소위 이해 관계국들이 ‘부채의 함정’에 빠지고 있다며 음해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신장지구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과 조치를 미국은 ‘강제 노동’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있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한 미국 정치인들이 은밀한 수단을 통해 중국에 대한 비방 발언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북러 역시 공통으로 “미국이 자국을 악마화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는 바와 일치한 견해이다. 

 

한편 김성남 조선노동당 국제부장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이 23일 베이징의 댜오위타이(조어대)에서 만났다고 북한의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이 소식을 공식적으로 전했다.

 

왕이(王毅) 위원은 이번 만남에서 “중조[중국과 북한] 양국의 전통적인 친선을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굳건하다. 이는 새 시대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정책이며 우리의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시진핑 총서기와 김정은 총서기의 중요한 공감대를 실현하기를 바라며, ‘중조 우호의 해’에 일련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조직하여 각 분야 실무협력을 확대하자. 중조 관계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김성남 부위원장이 “조중[북중] 친선은 양국 공동의 전략자산”, “조선[북한]은 조선사회주의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높이 평가하며, 대만, 신장, 홍콩 등 관련 문제에 대한 중국의 조치를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국의 보도와 발표로 볼 때 북중은 앞으로 더욱 한목소리로 미국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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