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화력습격중대가 등장하다 2. 핵심 중추 타격 수단이 등장하다 3. '핵방아쇠'가 등장하다 4. ‘핵방아쇠’, 두 개의 체계로 구성되다 5. '핵방아쇠' 윤곽만 살짝 공개되다 6. ‘핵방아쇠’ 관리연습이 완료되다
1. 화력습격중대가 등장하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2024년 4월 22일에 진행된 ‘핵반격 가상 종합 전술훈련’에 관한 소식을 보도했다. 종합 전술훈련 소식을 전한 보도기사에는 조선의 ‘국가핵무기 종합관리체계’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그리고 조선인민군 핵전투부대가 핵타격훈련을 어떻게 진행하는지를 말해주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2024년 4월 22일 600mm 방사포 부대들의 ‘핵반격 가상 종합 전술훈련’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핵반격이라는 용어를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원래 반격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적의 공격을 받고 되받아친다는 뜻이다. 따라서 위의 인용구에 나오는 핵반격이라는 말은 한미연합군의 선제공격을 받은 조선인민군이 핵무기로 되받아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미연합군의 선제공격을 받은 조선인민군이 핵무기로 되받아치는 핵반격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2022년 9월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가 채택한 핵무력정책법에 핵반격을 배제한 선제핵타격이 명시되었기 때문이다. 핵무력정책법 제6항 ‘핵무기의 사용 조건‘에는 한미연합군의 침공징후가 임박했을 때 조선인민군이 먼저 전술핵무기로 선제핵타격을 단행할 것이라고 명백히 규정되었다. 조선의 핵무력정책법과 핵교리(nuclear doctrine)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적의 침공징후가 임박했다고 판단하면 지체없이 전술핵무기로 먼저 공격하는 선제핵타격이다. 선제핵타격은 핵강국들만 실행할 수 있는 핵작전이다. 세계 4대 핵강국 중에서 선제핵타격을 법률과 핵교리로 확정, 공포한 핵강국은 조선밖에 없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위의 인용구에 나오는 핵반격이라는 용어는 선제핵타격이라는 뜻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24년 4월 22일에 진행된 ‘핵반격을 가상한 종합 전술훈련’은 사실상 선제핵타격을 가상한 종합 전술훈련이었던 것이다.
4월 22일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에 어느 부대가 참가했을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600mm 초대형 방사포병 구분대들”이 훈련에 참가했는데, 그들은 “해당 련합부대에서 당선된 화력습격중대들”이라고 한다. 당선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4월 22일 전에 어느 ‘련합부대’에서 심사를 거쳐 선발된 화력습격중대들이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위의 인용구에 나오는 ‘련합부대’라는 말은 최전방에 배치된 ‘대련합부대’와 전술핵전투부대가 연합하여 전투력이 대폭 증강된 전투단위를 뜻한다. 최전방에 배치된 ‘대련합부대’는 4개 군단(제1군단, 제2군단, 제4군단, 제5군단)인데, 아마도 제2군단과 연합한 어느 전술핵전투부대에서 심사를 거쳐 선발된 화력습격중대들이 4월 22일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화력습격중대라는 명칭에 들어있는 습격이라는 용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력타격이 아니라 화력습격이다. 화력타격은 미사일이나 방사포 같은 무기로 적을 공격하는 전투 행동이고, 화력습격은 미사일이나 방사포 같은 무기로 적을 불시에 공격하는 전투 행동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는 공격징후를 드러내지 않고 불시에 한미연합군을 습격하는 중대급 핵전투부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는 전술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증산하는 것에 정비례하여 계속 증편되고 있다. 조선은 그동안 계속 편성되어온 많은 화력습격중대들 중에서 2개 중대만 외부에 공개했다. 제8화력습격중대는 2023년 3월 9일 전술핵습격훈련에 참가했고, 제11화력습격중대는 2023년 3월 14일 전술핵미사일 시범 사격훈련에 참가했다. 제8화력습격중대와 제11화력습격중대는 전술핵타격에 사용되는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미사일을 장비한 중대들이고, 이번 종합 전술훈련에 참가한 화력습격중대들은 전술핵타격에 사용되는 600mm 방사포를 장비한 중대들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들은 화성-11형 미사일을 장비한 중대들, 600mm 방사포를 장비한 중대들, ‘화살’ 계열 전략 순항미사일을 장비한 중대들로 편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전체 핵전투부대들 중에서 전술핵무기를 장비한 중대는 ‘화력습격중대’이고, 전략핵무기를 장비한 중대는 ‘붉은기 중대’다. 예컨대, 2023년 7월 12일과 12월 19일에 각각 진행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 시험발사에 참가한 핵전투부대는 제2붉은기 중대였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 붉은기 중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장비한 붉은기 중대들, 극초음속 미사일을 장비한 붉은기 중대들, 중거리 전략미사일을 장비한 붉은기 중대들로 편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처럼 많은 ‘화력습격중대’들과 ‘붉은기 중대’들이 편제된 것은 조선인민군 핵전투 무력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말해준다.
2. 핵심 중추 타격 수단이 등장하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는 한미연합군 지휘소 1개 또는 군사기지 1개 또는 사단급 야전부대 1개를 전술핵탄두로 직격, 파괴하는 핵작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예상은 2023년 2월 20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근거한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600mm 방사포탄을 4발만 쏴도 한국군 작전비행장 전체를 “초토화할 수 있다”라고 한다. 2024년 4월 19일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7발이 이스라엘군 작전비행장 1개소를 타격했으나, 그 미사일들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이 아니어서 작전비행장을 초토화하지 못하고 활주로와 도로에 폭발 구덩이만 남겨놓았다. 그에 비해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600mm 방사포탄 4발을 연발 사격하면 한미연합군 작전비행장이 복구할 수 없을 만큼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600mm 방사포를 가리켜 조선인민군의 ‘핵심 중추 타격 수단’이라고 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3월 18일 600mm 방사포 사격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전쟁 준비에서 (600mm 방사포)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600mm 방사포는 “다른 효과적이며 파괴적인 공격수단들과 함께 우리 무력의 핵심 중추 타격 수단으로서의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련합부대에서 당선된 화력습격중대들’이 4월 22일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는데, 언론보도 사진에는 600mm 방사포차가 4대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러 화력습격중대들이 종합 전술훈련에 참가했는데, 600mm 방사포차는 왜 4대밖에 보이지 않을까?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에 600mm 방사포차가 몇 대씩 배속되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24년 3월 18일 600mm 방사포 사격훈련에서 “처음으로 되는 중대 단위 일제사격 모습을 시위”했는데, 당시 언론보도 사진을 보면 1개 화력습격중대에 600mm 방사포차가 8대씩 배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4개 화력습격중대들이 600mm 방사포차를 각각 1대씩 종합 전술훈련에 참가시켰기 때문에 훈련 현장에서 600mm 방사포차가 4대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들이 장비한 600mm 방사포는 화산-31 전술핵탄두나 고출력-고주파 폭탄(E-bomb)을 장착한 방사포탄을 연발 사격하는 전술핵 방사포다. 4축 8륜 방사포차에 600mm 전술핵 방사포 4문이 탑재되었다. 전술핵 방사포탄 4발을 연발 사격하는 600mm 방사포는 전 세계에서 오직 조선인민군만 가졌다. 조선은 600mm 4연장 전술핵 방사포를 2019년에 처음 시험발사했다.
600mm 4연장 전술핵 방사포의 제원과 작전성능은 다른 전술핵무기를 능가한다. 방사포탄 전투부에 전술핵탄두 또는 고출력-고주파 폭탄을 장착할 수 있고, 사거리는 한국 전역을 타격하는 400km에 이르고, 비행고도는 한미연합군 미사일 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50km 이하이며, 비행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서 마하 5(초속 1.7km)에 이르고, 타격정밀도는 타격 대상 주변에 피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400km 밖에 있는 길이가 5m 정도 되는 승용차를 명중 타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시에 개성 북쪽 송악산 북사면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가 고출력-고주파 폭탄을 장착한 600mm 방사포탄 4발을 연발 사격(barrage)으로 쏘면, 38초 만에 서울 용산 대통령실 상공에서 폭발해 대통령실, 국방부, 합참본부를 완전히 마비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 또한 최전방에 전진 배치된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들이 4축 8륜 방사포차 25대를 동원해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600mm 방사포탄 100발을 일제사격(salvo)으로 쏘면, 전술핵공격 방어 수단을 전혀 갖지 못한 한미연합군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몰살당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그래서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024년 4월 24일 담화에서 한국군이 “상전을 믿고 설쳐대며 우리를 상대로 무력 대응을 시도하려 든다면 그것들은 즉시 괴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고 담화에 나오는 “즉시 괴멸될 것”이라는 말은, 로씨야군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는 것처럼 끔찍한 인명 살상과 시설피해가 증가되는 장기적인 소모전이 아니라,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인명 살상과 시설피해를 미미한 수준으로 최소화하고 72시간 안에 신속히 끝나는 초단기 속결전을 의미한다.
3. '핵방아쇠'가 등장하다
4월 22일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 소식을 전한 조선의 보도기사에서 또 하나 이해하기 힘든 것은, 훈련 현장을 촬영한 보도사진에 600mm 방사포 사격훈련만 나타난 것이다. 종합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가지를 모아서 합했다는 뜻이므로 종합 전술훈련은 여러 무기 체계들이 망라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어야 한다. 그런데 언론보도 사진에서는 600mm 방사포를 사격하는 훈련 장면만 보인다.
종합 전술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는 2022년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들이 진행한 종합 전술훈련을 손꼽을 수 있다. 당시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은 다음과 같은 절차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1) 저수지에 설치된 수중 발사대에서 모의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해 동해 상공에서 기폭시키는 핵전자기파 공격훈련
2) 지상 화력진지에서 모의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변칙궤도비행미사일을 발사해 한미연합군 공군기지를 가상한 표적들을 파괴하는 전술핵타격훈련
3) 모의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수중 발사 탄도미사일의 상공 폭발, 모의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지상 발사 변칙궤도비행미사일의 정밀 타격, 산포탄(cluster bomb)을 장착한 지상 발사 변칙궤도비행미사일의 광역 타격을 동시다발로 실행한 3중 배합타격훈련
600mm 방사포를 장비한 조선인민군 화력습격중대들이 참가한 가운데 4월 22일에 진행된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은 이전에 여러 차례 진행된 600mm 방사포 사격훈련들과 달리 '핵방아쇠'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핵타격 지휘체계를 관리하는 연습에 인입되어 진행되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핵방아쇠’ 관리연습에 600mm 방사포 사격훈련이 인입된 것이다. 그래서 종합 전술훈련이라고 했다.
방아쇠는 총탄을 발사하는 격발장치다. 전투원이 집게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총탄이 격발된다. 일반적으로, 즉시 사격을 앞둔 준비태세를 가리킬 때도 방아쇠라는 말을 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핵방아쇠’라는 명칭은 핵탄두를 언제라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공격태세가 갖춰진 핵타격 지휘체계를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조선의 핵무력정책법 제6항 ‘핵무력의 경상적인 동원태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은 핵무기 사용 명령이 하달되면 임의의 조건과 환경에서도 즉시에 집행할 수 있게 경상적인 동원태세를 유지한다”라고 규정했다.
'핵방아쇠' 관리연습에 600mm 방사포 사격훈련이 인입된 종합 전술훈련은 이번에 처음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2024년 4월 22일 '핵방아쇠'가 작동되는 가운데 종합 전술훈련이 “처음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3월 18일과 19일에도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이 진행된 바 있다. 당시에도 이번처럼 ‘핵반격 가상 종합 전술훈련’이라는 똑같은 명칭으로 불리는 종합 전술훈련이 진행되었다.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이 2023년 3월 18일과 19일, 2024년 4월 22일에 각각 진행되었지만, 그 훈련들에서 뚜렷한 차이점이 보인다. 이를테면, 2023년 3월에 진행된 종합 전술훈련은 화성-11형 미사일을 장비한 화력습격중대들이 '핵방아쇠' 관리연습에 인입된 훈련이었고, 2024년 4월에 진행된 종합 전술훈련은 600mm 방사포를 장비한 화력습격중대들이 '핵방아쇠' 관리연습에 인입된 훈련이었다. 이것이 차이점이다.
다른 차이점도 있다. 2023년 3월 종합 전술훈련은 모의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1형 미사일을 동해 상공으로 발사해 800m 고도에서 기폭시키는 핵전자기파 공격훈련이었고, 2024년 4월 종합 전술훈련은 모의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600mm 방사포탄 4발을 일제사격으로 발사해 352km 밖에 있는 무인도의 표적을 명중 타격하는 전술핵타격 훈련이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4월 22일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오늘 초대형 방사포병까지 인입된 핵반격 가상 종합 전술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언급하였다. 이 인용구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단어는 ‘까지’라는 보조사다. ‘까지’라는 보조사는 어떤 범위의 끝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2024년 4월 22일 “초대형 방사포병까지 인입된”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이 진행된 것은, 이전에 전략핵무기를 운용하는 화력습격중대들, 전술핵무기를 운용하는 화력습격중대들이 '핵방아쇠' 관리연습에 인입된 종합 전술훈련들이 이미 여러 차례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이번에는 600mm 방사포를 장비한 화력습격중대들이 '핵방아쇠' 관리연습에 인입된 마지막 종합 전술훈련이 공개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마지막 훈련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실행을 앞둔 것이 아닌가.
4. ‘핵방아쇠’, 두 개의 체계로 구성되다
지금까지 조선인민군 핵전투부대들은 '핵방아쇠' 관리연습에 인입되어 다양한 형태의 종합 전술훈련들을 비공개로 진행해왔다. 조선인민군은 그 동안 진행된 종합 전술훈련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다가, 2023년 3월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과 2024년 4월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만 외부에 공개했다. 그러므로 외부에 공개된 종합 전술훈련에서 '핵방아쇠' 핵타격 지휘체계가 어떻게 작동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유사시 조선인민군 핵전투부대들은 '핵방아쇠' 핵타격 지휘체계에 따라 핵작전에 즉각 돌입하게 된다. '핵방아쇠'가 작동되지 않으면, 조선인민군은 핵작전을 실행할 수 없다.
그런데 2023년 3월 18일과 19일에 진행된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 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틀에 걸쳐 진행된 핵반격 가상 종합 전술훈련은 핵타격 지휘체계 관리연습과 핵반격 태세에로 이행하는 실기훈련, 모의 핵전투부를 탑재한 전술 탄도미싸일 발사훈련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라고 한다. 이 인용문에 나오는 핵타격 지휘체계의 명칭이 바로 '핵방아쇠'다. 그에 비해, 2024년 4월 22일에 진행된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 소식을 전한 조선의 보도기사에서는 '핵방아쇠'를 “전체 핵무력에 대한 지휘 및 관리 통제 운용체계”라고 했다.
위에 인용한 두 가지 내용을 보면, '핵방아쇠'가 전시에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하는 핵작전 지휘체계와 국가핵무력을 관리, 통제, 운용하는 체계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핵무력은 무기급 핵물질, 각종 핵무기, 핵무기 관련 기술 및 설비들, 핵무기를 장비한 핵전투부대들을 총체적으로 포괄하는 개념이다.
5. '핵방아쇠' 윤곽만 살짝 공개되다
'핵방아쇠'에 관한 정보는 최고 국가기밀이므로 절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핵방아쇠'에 관해 극히 제한된 정보를 알려준 것은 조선의 언론매체에 실린 몇 편의 보도기사밖에 없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약간 공개된 '핵방아쇠'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살펴보자.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3월 2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면서 “《핵방아쇠》의 정보화 기술상태를 료해”하였다. 조선은 그때 처음으로 '핵방아쇠'라는 명칭을 외부에 알렸다. 정보화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정보를 수집, 생산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숫자화된 자료(digitalized data)로 축적하고, 그 자료를 전자통신망을 통해 전달, 활용하는 정보기술 활동을 뜻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핵방아쇠'가 전자통신망을 통해 가동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의 전자통신망은 미 제국의 기술독점에 의해 전 세계에 구축된 인터넷(Internet)과 무관하게 조선인민군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특수한 인트라넷(Intranet)이다. 2024년 4월 22일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 소식을 전한 조선의 보도사진 중에는 600mm 방사포 사격훈련장에서 오른손에 붉은 수기를 움켜쥔 화력습격중대 지휘관이 군사 통신용 송수신기를 왼손에 들고 사격 구령을 내리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 그리고 그 옆에서 전투원 5명이 땅바닥에 앉아 각자 휴대용 컴퓨터(laptop)를 펴놓고 작업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있는데, 바로 그것이 인트라넷을 통해 600mm 방사포 사격훈련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인트라넷만 사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이를테면, 조선인민군은 ‘금별망’ 인트라넷을 사용하고, 민간인은 ‘광명망’ 인트라넷을 사용하고, 국가보위성은 ‘붉은검망’ 인트라넷을 사용하고, 사회안전성은 ‘성새망’ 인트라넷을 사용한다. 2011년 4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은 ‘금별망’ 통신선을 초고속 빛섬유 통신선으로 전부 교체했고, 전쟁에 대비해 빛섬유 통신선을 전부 땅에 매설했으며, 빛섬유 통신선을 매설하는 작업도 미 제국 정찰위성의 감시를 피해 야간에 진행했다고 한다. 이처럼 철저하게, 독자적으로 구축된 ‘금별망’을 외부에서 해킹하거나 도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23년 3월 27일 김정은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한 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핵방아쇠'가 자기의 윤곽을 살짝 드러냈다. 보도에 의하면 '핵방아쇠'는 “다각적인 작전공간에서 각이한 수단으로 핵무기를 통합, 운용”하는 체계라고 한다. 한 줄도 안 되는 이 짤막한 문장 속에 국가 운명을 좌우하고, 국제 정세를 급변시킬 엄청난 의미가 담겨있다. 그에 대해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인용구에 나오는 ‘다각적인 작전공간’이라는 말은 지상, 수상, 수중, 공중, 우주를 포괄하는 5중 작전공간을 의미한다. 5중 작전공간 중 어느 작전공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지상 발사 핵무기, 수상 발사 핵무기, 수중 발사 핵무기, 공중 발사 핵무기, 우주 발사 핵무기로 분류된다. 그런데 조선은 2024년 4월 말 현재까지 지상, 수상, 수중, 공중을 포괄하는 4중 작전공간에서 발사대차, 호위함, 잠수함, 폭격기에 각각 탑재된 전술핵 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여러 차례 과시했으나, 우주 작전공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능력은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핵방아쇠'는 지상, 수상, 수중, 공중을 포괄하는 4중 작전공간에서 지상 발사 핵무기, 수상 발사 핵무기, 수중 발사 핵무기, 공중 발사 핵무기를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핵타격 지휘체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4월 22일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오늘 초대형 방사포병까지 인입된 핵반격 가상 종합 전술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전술핵공격의 운용공간을 확장하고 다중화를 실현할 데 대한 당중앙의 핵무력 건설구상이 정확히 현실화되었다”라고 평가하였다. 전술핵타격의 다중화가 실현되었다고 평가한 것은, 화력습격중대들이 '핵방아쇠' 핵타격 지휘체계에 따라 지상, 수상, 수중, 공중을 포괄하는 4중 작전공간에서 지상 발사 핵무기, 수상 발사 핵무기, 수중 발사 핵무기, 공중 발사 핵무기를 입체적으로 사용하는 방대한 핵타격 지휘체계가 구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위의 인용구에 나오는 ‘각이한 수단’이라는 말은 여러 종류의 핵타격 수단이라는 뜻이다. 핵타격 수단은 형태와 용도에 따라 핵탄두, 핵폭탄, 핵포탄, 핵어뢰, 핵지뢰로 분류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핵방아쇠'는 지상, 수상, 수중, 공중을 포괄하는 4중 작전공간에서 핵탄두, 핵폭탄, 핵포탄, 핵어뢰, 핵지뢰를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방대한 핵타격 지휘체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의 핵타격 지휘체계는 김정은 총비서의 “유일적 영도” 밑에 있고, 조선의 핵무력 관리체계는 김정은 총비서의 “유일적 관리” 밑에 있다. 그러므로 '핵방아쇠'는 오직 김정은 총비서의 명령에 의해서만 작동된다.
6. ‘핵방아쇠’ 관리연습이 완료되다
2024년 4월 22일에 진행된 전술핵타격 종합 전술훈련 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핵방아쇠' 관리연습은 “국가 최대 핵위기 사태가 발생한 것을 가상해 《화산 경보》체계를 발령”하는 것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화산’은 조선이 보유한 핵탄두의 명칭이다. 핵탄두 명칭을 경보체계 명칭으로도 사용하는 것을 보면, ‘화산 경보’가 핵전투부대들에 발령되는 경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3년 3월 18일과 19일에 진행된 종합 전술훈련 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핵방아쇠' 관리연습은 “핵공격 명령 하달 및 접수절차”에 관한 연습과 “최종 핵공격 명령 인증 절차와 발사승인체계”에 관한 연습으로 연속되었다고 한다. 연속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김정은 총비서가 미싸일총국장에게 핵타격 명령을 하달한다. (미싸일총국장은 장창하 대장이다.)
2) 미싸일총국장은 김정은 총비서의 핵타격 명령을 ‘금별망’을 통해 핵전투부대 야전사령관에 하달한다.
3) 핵전투부대 야전사령관은 ‘금별망’을 통해 김정은 총비서의 핵타격 명령을 접수한다.
3) 핵전투부대 야전사령관은 ‘금별망’을 통해 핵타격 명령을 인증한다.
4) 미싸일총국장은 ‘금별망’을 통해 전술핵타격을 승인한다.
5) 화력습격중대가 화력진지에 진출하여 자동화력 지휘 조종체계에 따라 핵타격 태세를 신속히 갖춘다.
6) 화력습격중대가 핵타격을 개시한다.
2024년 4월 22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총국이 '핵방아쇠' 핵타격 지휘체계에 마지막으로 600mm 방사포 사격훈련을 인입한 것은 '핵방아쇠' 관리연습이 사실상 완료되었음을 말해준다. '핵방아쇠' 관리연습이 완료된 것은 아무 때라도 '핵방아쇠'를 당길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한국의 안보 상황이 ‘풍랑 속의 조각배’처럼 매우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안보 상황을 그처럼 위태로운 지경에 몰아넣은 원인은 미 제국군이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를 끌어들이고 핵전략 자산까지 동원한 침공훈련을 계속 감행하는 한편 한미연합군이 방대한 규모의 전투 병력과 무장 장비를 동원해 침공 훈련을 계속 감행하는 데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12월 27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올해(2023년을 뜻함)에 미 군부 깡패들이 일본, 남조선 놈들과 벌여놓은 합동군사연습 회수가 지난해(2022년을 뜻함)에 비해 무려 2배로 늘어났다”라고 지적했고, 김여정 부부장은 2024년 4월 24일 담화에서 “올해에 들어와 지금까지 미국이 하수인들과 함께 벌인 군사연습은 80여 차례, 한국 괴뢰들이 단독으로 감행한 훈련이 60여 차례나 된다”라고 지적했다.
한·미·일 합동군과 한미연합군이 조선과 중국을 자극하는 경거망동을 중지하지 않고 지금처럼 위험천만한 침공훈련을 자꾸 반복하다 보면 결국 침공징후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침공징후가 나타나면, 조선은 이미 예고한 대로 주저 없이 ‘핵방아쇠’를 당길 것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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