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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중 사망 훈련병, 군 간부 이상징후 알았다”···군인권센터 주장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05/27 [13:17]

“‘얼차려’ 중 사망 훈련병, 군 간부 이상징후 알았다”···군인권센터 주장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4/05/27 [13:17]

최근 육군 훈련병이 이른바 ‘얼차려’를 받다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군 간부가 이상징후를 알았음에도 훈련을 강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27일 긴급 성명 「12사단 얼차려 중 사망 훈련병, 건강 이상징후에도 얼차려 강행 정황」에서 “집행 간부가 훈련병의 이상 상태를 인지하고도 꾀병 취급, 무시하다 발생한 참사”라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제보에 따르면 6명의 훈련병이 22일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23일 오후 경 완전군장을 차고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받았다고 한다”라면서 “그런데 훈련병들이 연병장을 돌던 도중 한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이자 같이 얼차려를 받던 다른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던 집행 간부에게 이를 보고하였는데, 집행 간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속 얼차려를 집행했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얼마 뒤 사망 훈련병은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후송이 이루어졌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누가 무리한 얼차려를 부여하도록 명령하고 집행을 감독하였는지 확인하여 엄중히 수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12사단은 23일 사건 발생, 25일 훈련병 사망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사건이 공개된 26일 밤 시간까지 왜 쉬쉬하고 있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라며 “28일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앞두고 또 군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군 당국은 사망한 훈련병이 23일 오후 5시 20분께 군기 훈련을 받던 도중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됐지만 상태가 악화해 이틀 만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훈련병 사망 사실을 뒤늦게 발표한 데 대해 “유족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군 당국의 발표를 의혹에 찬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최근 훈련병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얼차려’ 사망 사건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소대장 1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육군본부는 사고 직후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 사용을 전군에 지시했다.

 

아래는 긴급 성명 전문이다.

 

[긴급 성명] 12사단 얼차려 중 사망 훈련병, 건강 이상징후에도 얼차려 강행 정황

- 강행 여부 및 각종 관련 규정 위반 여부 철저히 수사하고 은폐 의혹 해명해야 -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지난 23일 훈련병이 오후 5시 20분경 군기훈련(이하 ‘얼차려’)을 받던 중 쓰러져 후송되었다가 25일 사망했다.

제보에 따르면 6명의 훈련병이 22일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23일 오후 경 완전군장을 차고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훈련병들이 연병장을 돌던 도중 한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이자 같이 얼차려를 받던 다른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던 집행 간부에게 이를 보고하였는데, 집행 간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속 얼차려를 집행했다고 한다. 얼마 뒤 사망 훈련병은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후송이 이루어졌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한 것이다.

제보 내용대로라면 이는 집행 간부가 훈련병의 이상 상태를 인지하고도 꾀병 취급, 무시하다 발생한 참사다.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얼차려 부여로 병사가 사망한 것으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얼차려는 육군 규정 120 병영생활 규정 제46조의3(명령권자 등)에 따르면 병사를 대상으로 얼차려를 명령할 수 있는 사람은 중대장 이상 단위부대의 장이고, 집행자는 하사 이상 전 간부로 얼차려 집행 시에는 명령권자나 집행자가 반드시 현장에서 감독해야 한다. 누가 무리한 얼차려를 부여하도록 명령하고 집행을 감독하였는지 확인하여 엄중히 수사해야 한다.

또, 같은 규정 제46조의4(군기훈련의 절차 및 방법) 5항 4호에 따르면 얼차려는 대상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여 실시하게 되어있다. 시행 전 신체 상태에 대한 문진 등 점검이 있었는지도 확인되어야 한다.

아울러 같은 규정[별표2]에 따르면 한 번 얼차려를 부여할 때 1회 1km 이내, 최대 4회까지 반복하여(총 4km) 완전군장 보행을 실시할 수 있다. 또한 같은 규정 제46조의4 5항 2호에 따르면 얼차려는 하루에 한해 2시간 이내로 실시하며, 1시간을 초과할 경우 10분 이상의 휴식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뜀걸음이 아니라 보행으로 실시한 것이 맞는지, 휴식은 제공하였는지, 시간제한과 거리 제한은 준수하였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같은 규정 제46조의4 1항에 따르면 얼차려는 ‘구두 교육을 하였음에도 시정되지 않거나 동일한 잘못을 반복한 경우 등’에 한하여 시행할 수 있다. 훈련병들이 정말 전날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얼차려를 부여받았다면 이는 과도한 징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훈련병들이 교육에도 불구하고 시정되지 않았는지, 동일 잘못을 반복했는지, 부여한 얼차려의 수준이 과오에 비추어 적절한 것인지 역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끝으로 같은 규정 제46조의4 3항에 따르면 명령권자는 얼차려 실시 전 훈련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여 군기훈련의 실시 사유를 명확히 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실시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한다. 훈련병들이 확인서에 무슨 내용을 작성했는지, 실질적인 소명 기회를 충분히 제공한 것이 맞는지도 확인해 보아야 한다.

 

확인 결과 위와 관련된 사항들이 모두 사실로 밝혀지거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 12사단은 23일 사건 발생, 25일 훈련병 사망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사건이 공개된 26일 밤 시간까지 왜 쉬쉬하고 있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 28일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앞두고 또 군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다시 한번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2024. 5. 27.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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