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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특집] 푸틴 “한국, 북침 계획 없으면 북러 협력 두려워 안 해도 돼”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6/21 [13:01]

[북러 특집] 푸틴 “한국, 북침 계획 없으면 북러 협력 두려워 안 해도 돼”

이인선 기자 | 입력 : 2024/06/21 [13:01]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언론들과 단독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크렘린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언론들과의 단독 질의응답 과정에서 방북 소감, 북러 조약 체결, 북러 군사 협력, 대북 제재, 한국의 반응 등과 관련해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회가 이렇게 크고 호화로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북한에는 일정한 의전 기준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가 될 줄은 몰랐다. 어떤 것들은 완전히 예상치 못한 것이었는데 특히 시민들과 관련된 부분이 그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북러를 하나로 묶는 것은 무엇인가? 북러 간 협력과 개발 이익에 관련한 문제가 우리를 묶어주며 이는 안보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조약 체결과 관련해 “이번 조약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전 조약[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간의 우호, 협조 및 상호 원조에 관한 조약]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조약을 체결했으며, 1961년 체결된 이전 조약에 담긴 내용과 모든 것이 동일하다. 따라서 새로운 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현 상황에서는 이것이 특히 날카롭게 느껴지지만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으며 북한은 다른 나라들과 유사한 조약을 맺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군사 협력과 관련해 “상호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조건으로는 침략의 경우, 군사적 침략을 당할 경우라고 명시되어 있다”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에서) 군사적 도움을 누구에게도 요구하지 않았고 아무도 우리에게 도움을 제안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다”라고 역설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우리와 전쟁 중이 아니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나도 우리가 북한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 무기를 공급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말할 수 있다”라며 “북한과의 조약을 고려할 때 나는 이를 배제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면서 본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통제하지 않으며 무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또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공급했을 뿐 우리가 통제하는 것은 더 이상 없다”라며 “그들이 이런 점을 생각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이러한 공격을 물리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북 제재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봉쇄(1941.09.08.~1944.01.27.)에 비유헀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다. 제2차 세계대전, 즉 대조국전쟁 중에 레닌그라드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굶어 죽었던 봉쇄였다”라며 대북 제재가 인도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평양에서 연설하면서 이 제재 체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전반적으로 오늘날의 요구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라며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기존의 방법으로 제재를 개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든 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안에 따라 도입된 제재가 그 모든 힘과 의미, 인도주의적 원칙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제재 관련 작업을 시작하고 계속하려는 이유다. 물은 돌을 닳게 한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조약 체결에 대한 한국의 반응에 논평하기도 했다.

 

앞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마친 뒤 브리핑을 열고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여 상호 군사,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하며, 이를 규탄한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데 그 방침을 재검토하겠다는 얘기”라며 “평상시 외교 관행처럼 100% 움직여줄지 잘 모르겠으나 러시아 측이 일정한 설명을 해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지켜보겠다”라고 주장했다.

 

기존 방침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도 검토할 수 있다고 열어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한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조약에 따른 군사 분야에서의 지원은 북러 중 한 국가가 침략받았을 때만 이뤄진다. 내가 아는 한, 한국이 북한에 대한 침략을 계획하지 않고 있으니 이와 관련한 북러 협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투 지역에 치명적인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도 현 한국 정부를 기쁘게 할 수 없는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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