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의 종류
포탄의 종류는 용도에 따라 나뉜다.
크게는 운동에너지탄과 화학에너지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운동에너지탄이란 포탄의 운동에너지, 즉 포탄의 무게와 속도로 상대를 공격하는 포탄이다.
초기 대포는 포탄으로 돌덩어리를 썼는데 이런 게 대표적인 운동에너지탄이다.
오늘날에는 대전차 포탄인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줄여서 날탄이라 부른다)이나 철갑탄 등이 운동에너지탄이다.
국내에 배치되어 여러 논란을 낳고 있는 사드(THAAD·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도 운동에너지탄이기 때문에 탄두에 폭약이 없으며 상대 미사일에 직접 부딪혀 요격한다.
화학에너지탄은 폭약이 폭발하는 것을 이용한 포탄으로 화학무기와는 다른 무기다.
목표물까지 날아가서 터지는 일반적인 포탄이 모두 화학에너지탄이다.
대표적인 화학에너지탄은 고폭탄이다.
고폭탄이란 화약보다 더 강력한 2종 폭발물(니트로글리세린, 다이너마이트, TNT, RDX, C4 등)로 만든 폭탄으로 오늘날 대부분의 폭탄은 고폭탄이다.
그렇지 않으면 포를 쏘는 순간 그 자리에서 터져버리기 때문이다.
포를 쏠 때는 먼저 포에 포탄을 넣고 그 뒤에 추진장약을 넣은 뒤 이 추진장약을 터뜨리면 폭발력으로 포탄이 날아간다.
150밀리미터 이상의 대구경 포탄이 아닌 경우는 포탄과 추진장약이 아예 결합된 상태로 생산된다.
포탄이 목표물까지 날아가면 신관이 작동해 포탄 안의 폭약을 폭발시킨다.
이 과정이 온전히 진행되려면 폭약이 정해진 조건에서만 폭발해야지 다른 충격에 터지면 안 된다.
특수한 용도로 만드는 포탄도 있다.
폭탄 속에 자탄이 들어있는 집속탄, 불을 지르기 위한 소이탄, 조명탄, 연막탄 등이 있으며 심지어 전단을 뿌리는 전단살포탄도 있다.
정확도를 높인 유도포탄도 있다.
이 포탄은 발사 후 날개를 펴고 GPS 등으로 유도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한다.
대표적으로 미군의 M982 엑스칼리버가 있다.
다만 단점이라면 매우 비싼 가격을 꼽을 수 있는데 미군은 일반 포탄 수십~수백 발을 쏘는 것보다 엑스칼리버 1발로 명중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한다.
미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엑스칼리버를 투입했는데 러시아군이 GPS 교란 전파를 쏘는 바람에 명중률이 6%대로 줄어드는 처참한 성적이 나왔다.
그래서 2023년 하반기부터 아예 전장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돈만 날리는 꼴이기 때문이다.
강선포와 활강포
포신의 안쪽 구멍, 즉 포강을 들여다보면 나선형의 홈이 보인다.
초기의 포는 모두 활강포였다.
활강포의 가장 큰 단점은 명중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포탄이 날아가면서 공기 저항과 바람의 영향을 받아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날아가기 때문이다.
18세기에 이르러 포탄을 회전시키면 회전관성 때문에 외부의 힘을 받아도 궤도가 변하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는 이론이 나왔다.
그래서 포강에 나선형 홈을 파서 포탄을 회전시키려고 시도했지만 당시만 해도 금속 가공 기술이 떨어졌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강선포는 19세기 중후반이 되어서야 대량생산을 통해 상용화가 되었고 이후 대세가 되었다.
실제로 강선포는 활강포에 비해 명중률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그러다 1960년대에 이르러 대전차포에 한해 강선포보다 활강포가 더 유리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활강포가 부활했다.
대전차포는 전차를 공격하는 포다.
요즘은 여러 이유로 대전차포를 따로 운용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
대신 전차 위에 달린 전차포가 주로 상대 전차를 공격하기 때문에 대전차포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전차의 장갑이 매우 튼튼해져서 일반 포탄으로는 장갑을 뚫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분리철갑탄(APDS)과 성형작약탄이다.
분리철갑탄은 현재 날탄으로 발전했다.
날탄은 그냥 보면 화살처럼 생겼다.
그래서 강선포가 아닌 활강포를 이용해 발사하며 대신 궤도 안정을 위해 화살처럼 뒤에 날개를 달았다.
다만 날탄에 슬립 링을 끼우면 슬립 링이 대신 돌고 포탄은 돌지 않아 날탄을 강선포에서 쏠 수 있다.
성형작약탄은 탄두 내 폭약의 모양을 오목하게 만들어 폭발력을 한 점으로 모으는 포탄이다.
대신 성형작약탄도 강선포로 발사해 회전을 시키면 폭발력이 분산되기 때문에 쓸 수 없다.
그래서 활강포로 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자주포는 강선포를 쓰지만 전차는 활강포를 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니 윤석열 대통령 말처럼 자주포의 포신을 낮춘다고 전차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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