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는 일찌감치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되었고 며칠 전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현 부통령 해리스는 민주당 대통령후보직을 수락했다.
해리스는 수락 연설에서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면 자신은 군 통솔자로서 미국 군대가 항상 세계최강의 군대로 되고, 치명적인 전쟁을 치르는 군대로 될 것임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해리스가 언제나 미국의 나토 지원에 앞장서 왔으며 이란과 북한, 특히 중국을 항상 긴밀히 주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리스가 강한 미군을 만들기 위해 군대의 현대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레온 파네타 미국 전 국방부장관은 해리스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와 함께 러시아에 싸워왔으며 미국 군대를 세계최강 군대로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군사력을 키워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4년마다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의 정책과 전망을 논의하고 채택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엘리사 슬롯킨 미시간주 하원의원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냉전을 승리로 이끈 것이 미국의 가치이고, 미국의 비전은 이 가치에 기반하고 있으며 미국은 세계를 지도한다고 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가 미국을 포함한 연합국의 뒤늦은 노르망디 상륙작전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 엄청난 인적·물적 희생을 치르며 나치 주력군에게 궤멸적 타격을 가한 소련군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은 감출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진실 왜곡과 날조야말로 미국의 일상이니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는 미국이 세계질서를 주도한다는 인식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미국이 일으키고 개입하는 세계 곳곳의 전쟁과 분쟁에 있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은 차이가 없다.
클린턴 행정부는 나토를 앞세워 세르비아-코소보의 점령과 학살 범죄를 저질렀고, 1994년에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실제로 계획했다가 예상되는 많은 인명피해로 전쟁계획을 접었다. 리비아, 파키스탄, 소말리아, 예멘 등지의 공격을 승인한 오바마는 두 번의 임기 동안 미국 역사상 전쟁을 가장 오래 수행한 대통령이었다.
아직도 논란이 분분한 2001년 9.11테러 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과 함께하든지, 테러리스트들과 함께하든지 둘 중 하나를 결정하라”라고 세계를 겁박한 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무력 침공했다.
제국주의 패권 유지를 위한 침략전쟁에 있어 양당은 다르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가 보여주었듯,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들은 미국이 전쟁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이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의심할 바 없이 드러냈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과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악마화하는 정책도 마찬가지다. 오바마는 8년간의 임기 내내 강력한 제재를 통한 북한 체제의 붕괴를 자신하며 북한 적대시로 일관했다. 나토의 동진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세력은 민주당의 바이든이었다. 친선과 호혜에 기반한 상호 존중이 아닌 날조와 모략, 제재와 침공으로 타국의 자주권을 짓밟는 위협과 전쟁에 민주당과 공화당은 차이가 없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대회장 밖에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중단과 즉각적인 휴전, 미국의 집단학살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었고 경찰의 폭력 진압도 이어졌다.
트럼프가 연일 자신은 이스라엘의 친구라며 하마스를 비난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놓고 있다. 트럼프를 비롯한 미 정계 인사들의 시오니스트 옹호 발언이 새로울 건 없다. 트럼프가 네타냐후의 미 의회 방문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리스를 비난할 만큼 시오니스트에 대한 지지 여부는 미 대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요구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를 의식해서인지 해리스가 네타냐후의 미 의회 방문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시오니스트를 지지하는 입장은 트럼프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전에도 해리스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이스라엘이 방어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벌인 홍수작전에 대한 비난도 잊지 않았다.
첨단 자본주의 미국의 선거는 돈이 좌우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이 내는 선거기금은 무엇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정경유착을 뛰어넘는 ‘정경일체’의 미국 정치는 이스라엘의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의 로비와 돈에 달려 있고, 여기엔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가 없다.
트럼프가 미치광이로 욕을 먹는다고 해서 해리스의 당선이 팔레스타인 해방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이다. 집단학살범 시오니스트에 대한 정치적 지지와 학살 무기 지원에 트럼프와 해리스는 하나다. 제국주의 패권 유지를 위한 아시아판 나토의 전쟁 도발에 공화당과 민주당, 트럼프와 해리스는 하나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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