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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은 왜 10월 1일일까?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09/03 [13:54]

국군의날은 왜 10월 1일일까?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4/09/03 [13:54]

정부가 3일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국무회의에 상정해 의결했다.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중동 분쟁 등 국내·외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정부는 올해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상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방의 최일선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계신 장병들이 국민의 성원 속에서 사기가 높아지고 사명감이 더욱 투철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이유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 올해 국군의날인 10월 1일은 임시공휴일로 된다. 

 

국군의날이 10월 1일로 제정된 것은 1956년이다. 국군의날은 1976년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가 1991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국군의날이 10월 1일로 된 것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있다.

 

국군의날이 제정되기 전까지 육·해·공군은 각각의 날을 기념했다. 

 

육군은 1946년 1월 15일 미군정 아래서 남조선국방경비대 1연대가 창설된 날을, 해군은 1945년 11월 11일 조선해안경비대의 모체가 된 해방병단의 창설일을, 공군은 1949년 10월 1일 육군에서 분리된 날을, 해병대는 1949년 4월 15일 부대 창설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한국전쟁 이후 이승만은 각 군의 화합과 행사의 효율성을 위해 육·해·공군과 해병대 사령부의 통합된 기념일을 만들기로 하고 의견 수렴을 해 10월 1일을 국군의날로 정했다고 한다. 특히 공군이 육군으로부터 독립한 1949년 10월 1일이 육·해·공군 삼군체계가 완성된 날이기에 10월 1일을 국군의날로 지정했다는 것이 정부 측 주장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군대에서 공군보다 육군의 비중이 더 큰데 육군을 창군한 날을 왜 국군의날로 지정하지 않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국군이 처음으로 38선을 넘어 북한으로 진격한 날이 10월 1일이기에 국군의날로 지정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전쟁 당시 육군 3사단 23연대 3대대가 38선을 돌파한 날이 1950년 10월 1일이다. 한국전쟁 이후인 1955년 육군은 육군의날을 국방경비대 창설일인 1월 15일에서 유엔군이 ‘작전명령 제2호’로 38선 돌파를 공식 승인한 10월 2일로 변경했다. 이후 육군 3사단이 38선 위로 진격한 날짜가 10월 1일이라는 게 확인되자 정부가 국군의날을 공군 창설일과 겹치는 10월 1일로 정했다는 게 육군의 일반적 시각이다. (「공군의 생일 ‘10월1일’이 국군의날이 된 이유」, 경향신문, 2019.9.30.)

 

즉 육군은 한국전쟁 당시 38선을 넘어 북한으로 진격한 날이 10월 1일이기에 이날이 국군의날로 기념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리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것은 엄연한 침략 행위이기 때문에 결국 정부가 침략 행위를 기념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당시 유엔에서는 유엔군이 38선 넘어 북진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위의 육군의날 유래에도 나오지만 국군은 유엔군 승인이 나오기도 전에 단독으로 38선을 돌파했다. 국군 스스로 자신이 침략행위를 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기회에 국군의날을 한국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이는 국군의 정통성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시작됐다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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