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의 학자들이 모여 미국의 패권주의와 그것이 중국과 대만 관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대만 민주문교기금회 등은 14일 ‘강권이 곧 공리(公理): 이것이 바로 미국—9·11 테러 이후 미국의 패권’이라는 주제로 학술회를 열었다.
참석한 이들은 미국의 패권주의적 행위가 세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고, 대만이 미국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미국의 대결적 사고방식에 협력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중 민주문교기금회 창립자는 최근 출간한 책 『강권이 곧 공리: 이것이 바로 미국』을 소개하며 “미국은 세계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 패권에 도전할 수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까 봐 걱정하면서 환상과 두려움 속에 사는 나라다”라며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고독한 패권국에서 불합리한 패권국, 초악질 제국으로 더욱 변모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군사주의화 되고 막대한 부채를 지게 되었다. 그리고 국내 문제를 소홀히 해 심각한 내부 분쟁, 빈부 격차 확대, 정치적 양극화 등을 초래했다”라며 “미국은 여전히 패권국이지만 그 힘은 쇠퇴하고 있다. 그렇게 오늘날 세계는 전체적으로 ‘동쪽은 부상하고 서쪽은 몰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미국의 이념은 ‘나는 할 수 있지만 당신은 할 수 없다’는 것이며, 세계의 변화와 자신의 역할을 보지 못하고 모든 국가를 무시하고 있다”라며 “미국이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자신은 결백하고 평화를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웃음밖에 안 나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천치안 국립대만대학교 정치학과 조교수는 “미국의 패권주의에 따른 전략 수립에는 비현실적인 목표가 매우 많고 미국이 직면한 위협을 과도하게 과장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만 실제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익에도 해를 끼친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는 오랫동안 표어에 불과했고 패권적 관행은 실제로 미국 정치 엘리트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었다”라고 했다.
대만 언론 ‘풍전매’의 수석기자인 장준카이는 “미국의 반중 호전주의자들이 패권의 쇠퇴와 두려움 속에서 ‘투키디데스 함정’을 대결과 전쟁을 추구하기 위한 구실로 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투기디데스 함정은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이자 장군이었던 투키디데스의 저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강대국 간 힘의 균형이 달라졌을 때, 쇠퇴국이 부상국에게 공포심을 느끼고 필요 이상으로 과잉 견제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장준카이는 “대만 당국이 이제 미국을 따라 ‘제로섬 게임’의 오류를 받아들이고 ‘중국에 저항하고 대만을 보호하자’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렇게 계속 간다면 대만은 포퓰리즘적인 ‘반중’과 좌절적인 비관주의 사이에서 혼란에 빠져 이견을 해소하고 갈등을 피하며 발전을 모색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참가자들은 대만이 미국의 패권주의에 어떻게 대처하고 중국과 대만 관계를 적절히 처리해야 할지 논의했다.
관중은 “중국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오만한 미국이 위협을 느끼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라며 “대만해협의 미국 군사력은 이점이 없다. 대만은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미국의 대포 포탄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대만의 정당은 대만 국민의 이익을 위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딩쇼우중 대만 양안발전연구재단 회장은 “현재 대만해협의 복잡한 상황에서 중국과 대만 양측은 어떻게 국민을 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미국 패권의 가장 일반적인 관행은 ‘대리전쟁’을 벌이는 것이며, 대만은 방아쇠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과 대만 간 평화를 유지하고 협력을 촉진해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라이칭더 행정부에 조언할 것”을 촉구했다.
끝으로 관중은 “중국과 대만은 같은 국가에 속해 있는 같은 민족이다. 우리는 깊은 증오가 없으며 앉아서 대화해야 한다”라며 “대만해협을 가로질러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것은 긴 과정이 될 수 있지만 양측이 평화롭게 사는 한 대만은 평화롭게 살 수 있고 양측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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