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미국의 10년 이상 만기 장기 국채 금리가 4.2% 이상으로 올랐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3%대로 떨어지다가 10월 들어 다시 오르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물가가 안정되고 고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연말까지 추가로 있을 금리 인하를 빅컷(0.5%포인트 인하) 수준으로 안 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국채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 정부의 부채가 늘어날 전망이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되어 시중에서 사고파는 국채 가격이 내려간다.
새로 발행되는 국채 수익률이 더 높아 이미 발행되어 유통되고 있는 국채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가 새로 국채를 발행해 돈을 마련하려면 기존 국채보다 수익률을 높게 해 줘야 사람들이 사 갈 것이다.
그 결과 정부는 새 국채에 대해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늘어난 이자를 내기 위해 다시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해야 해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 1일~2024년 9월 30일) 재정 지출에서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으로 9,500억 달러를 썼다.
이는 지난해보다 2,400억 달러가 늘어난 규모로 올해 군사비로 지출한 8,260억 달러보다 많다.
군사비보다 부채 이자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올해 재정 적자 규모는 1조 8,340억 달러로 지난해 적자 규모인 1조 6,950억 달러보다 1,390억 달러가 더 늘어났다.
미국의 국가 재정 적자 규모가 커지는 속에서 지난 7월 말 국가 부채가 35조 달러(약 4경 8,300조 원)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수준이 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9월 미국의 부채 규모 증가 추이를 살펴봤을 때 2023년 9월 15일 33조 달러, 2024년 1월 4일 34조 달러, 7월 26일 35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증가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의회예산국은 향후 10년간 미국 정부 부채가 급증해 2034년 56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부채가 계속 늘어나면 달러에 대한 신용도와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8월 미국은 재정 악화와 국가 채무 부담 증가로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게 조정되기도 했다.
국가 신용도가 떨어져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 상승, 삶의 질 저하, 금융 시장 불안정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지금처럼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 국채 가격이 내려가면 안전 자산이라고 여겨지던 미국 국채에 대한 인기는 떨어질 것이다.
채권 금리가 올라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 채권을 파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머지않아 미국이 급증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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