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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상황을 만들어서 계엄으로 연결하려는 정황 확인된 것”

한기호·신원식 문자 일파만파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10/25 [13:53]

“전쟁 상황을 만들어서 계엄으로 연결하려는 정황 확인된 것”

한기호·신원식 문자 일파만파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4/10/25 [13:53]

탄핵의 위기에 몰린 윤석열 정권이 전쟁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이데일리는 아래와 같은 한기호 국힘당 국회의원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24일 보도했다.

 

한기호: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원식: 잘 챙기겠습니다. 오늘 긴급대책회의 있습니다.

한기호: 뉴스에서 봤습니다.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신원식: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한기호: 알겠습니다.

 

이런 문자가 보도된 이후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국힘)당과 용산, 국방부가 함께 만들어 가는 신북풍 공작”이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것에 대한 모면책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25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정권의 전쟁 조장, 신북풍몰이를 규탄하는 긴급 대회를 열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사주하고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들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악무도한 발상”이라며 “정권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 생명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희생할 수 있다는 소시오패스적 발상에 소름이 끼친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한반도의 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긴급 대회 이후 기자들에게 “저들(정부)이 전쟁 상황을 만들어서 계엄으로 연결하려는 확실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실제로 외국의 전쟁 불길을 한국으로 옮기고, 그것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라며 “또 그것은 김건희 여사의 생존 문제와 결합해 있다”라고 짚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제는 우리 국민의 목숨과 안전을 직접 담보로 하여 위험천만한 전쟁놀음이라도 벌이겠다는 것인가”라며 “혹여 이 위험천만한 행태에 현 정권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섞여 있다면 그 또한 절대로 조금도 용서받을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촌평을 통해 “한 의원과 신 실장 사이의 문자를 ‘악마의 대화’로 규정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심리전 소재로 활용해 남북 간 군사 긴장을 끌어올리자고 안보 책임자와 논의하는 자가 악마가 아니면 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의원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위기에 처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을 위한 일이라면 전쟁이라도 불사할 자”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한국판 젤렌스키, 한국판 네타냐후로 만들고 싶은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야권은 한목소리로 한반도 전쟁을 사주하는 한 의원의 제명과 신 실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10월 4주 차 여론조사에서 66%는 우크라이나에 의약품, 식량 등 비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실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는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윤 대통령과 국민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한국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갖고 있었는데 이 원칙을 더 유연하게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13%였으며 어떤 지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16%였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4개월 뒤인 2022년 6월 한국갤럽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비군사적 지원’이 72%, ‘군사적 지원’이 15%, ‘지원하지 말아야’가 6%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어떤 지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10%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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