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과일군' 사과향
권말선 시인
기사입력: 2017/10/09 [22:58]  최종편집: ⓒ 자주시보

 

       '과일군' 사과향 

                            권말선

 

네 만약 친절한 바람이라면

멀리 제주까지 닿을 북풍이라면

서해바다 옆 <과일군>에 들러

붉은 사과향 듬뿍 가져다주련

 

맑은 날엔 강화도 높은 언덕 끄트머리서

북녘 땅 더듬더듬 짚어본다는 팔순노인

토탄(土炭) 캐다 농사짓던 얘기 들려주시며

“우리 고장 벼가 제일 많이 휘었어”

낱알 영글면 절로 고개 숙이는 벼라지만

고향의 벼는 유별나게 더 무쭐했다며

기름진 고향땅 자랑에 환해지던 얼굴

'과일군' 사과밭에도 니탄을 깔았다던데

순결한 땀 과학과수로 알알이 열매 맺어

가지마다 출렁출렁 광주리마다 그득그득

사과풍년 이룬 그 장관을 보셨더라면

“거 보라구, 니탄 땅이 오죽 기름져야지”

함박웃음 따라 주름도 껄껄 웃을 텐데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을 보며

추수가 한창이란 고향소식에

오늘도 높은 언덕 오르셨을까

고향 생각 끝에 눈물 맺힐까 

 

바람아, 서해에서 제주까지 한달음으로

코끝이 설레도록 붉은 사과향 안고 오련

날마다 조국통일 고향땅 바래는 남녘도

그 향기 그 빛깔에 흠뻑 젖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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