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파주에게
공광규 시인
기사입력: 2017/10/25 [01:09]  최종편집: ⓒ 자주시보

 

         파주에게

                         공광규

 

 

파주, 너를 생각하니까

임진강변 군대 간 아들 면회하고 오던 길이 생각나는군

논바닥에서 모이를 줍던 철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나를 비웃듯 철책선을 훌쩍 넘어가 버리던

그러더니 나를 놀리듯 철책선을 훌쩍 넘어오던 새떼들이

 

새떼들은 파주에서 일산도 와보고 개성도 가보겠지

거기만 가겠어

전라도 경상도를 거쳐 일본과 지나반도까지 가겠지

거기만 가겠어

황해도 평안도를 거쳐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도 가겠지

 

그러면서 비웃겠지 놀리겠지

저 한심한 바보들

자기 국토에 수십 년 가시 철책을 두르고 있는 바보들

얼마나 아픈지

자기 허리에 가시 철책을 두르고 있어 보라지

 

이러면서 새떼들은 세계만방에 소문 내겠지

한반도에는 바보 정말 바보들이 모여 산다고

 

파주, 너를 생각하니까

철책선 주변 들판에 철새들이 유난히 많은 이유를 알겠군

자유를 보여주려는 단군할아버지의 기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군

- 시집 『파주에게』(실천문학사, 2017)

 

 

 

 

공광규/ 1960년 생. 1986년 월간《동서문학》 등단. 시집 『담장을 허물다』『파주에게』 등과 산문집 『맑은 슬픔』, 윤동주상문학대상, 신석정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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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시인은 ㅋㅋ 17/10/27 [08:34] 수정 삭제
  분단을 노래한 다른 작가의 시와 별로 다르지 않고 평생가도 국보법 위반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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