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77] 북한 영화는 김일성 역 배우 얼굴을 제대로 노출하지 않는다고?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12/13 [03: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한국 언론들의 “북한 기사”들이 “오늘 보도, 내일 오보”라는 건 오래 된 고질이다. 이에 대해 반성하는 사람들이 많고, “북한은 오보도 괜찮다”는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곤 한다. 허나 오보를 시인하면서도 “북한이 폐쇄적이어서...”라는 식으로 변명하는 경우도 있다. 

 

조선(북한)이 대내외에 제공하는 정보 수량이 정보폭발시대에 걸맞지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허나 조선 언론들과 사이트들이 일껏 공개한 정보들도 외면당하는 건 외부 사람들의 문제다. 조선이 금년에 큰 힘을 들여 많은 지역의 철길에 깐 콘크리트침목(조선식 표기는 “콩크리트침목”, 줄여서 “콩침)들이 완전히 무시당하므로 해외의 필자가 여러 편의 글을 써서 진척상황을 소개하고 일부 보도만 나온 조기에 벌써 전국적으로 캠페인이 벌어진다고 추측했었다. 

12월에 들어와서도 아리랑협회의 메아리사이트가 콘크리트침목 관련 기사를 3편 실었으나 한국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12월 4일 “철길콩크리트침목화의 전망을 열어놓은 자랑찬 한해”(윤령정)

12월 10일 “서함흥-동흥남사이 좁은철길개건현대화공사 성과적으로 결속”(윤령정)

12월 10일 “남포철도분국에서 5 500여정의 콩크리트침목을 생산하는 성과 이룩”(윤령정)

 

조선이 이른바 “사상 최강 제재”를 받는다는 상황에서 철길상황이 개선된다는 게 어떤 사람들의 구미에 맞지 않기에 한국에서 보도되지 않는다면, 그건 그나마 이해가 된다. 허나 현실정치 및 경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들도 괜히 “북한”을 걸어서 비평하는 행위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최근에 모 언론이 발표한 글은 예전에 한국영화가 대통령의 얼굴을 찍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 논리를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무단복제”혐의를 무릅쓰고 관련부분을 그대로 인용한다. 

 

“영화에서는 그 얼굴이 제대로 비치지 않는다. 카메라는 대통령의 얼굴이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등 뒤와 먼 거리에서만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최용한의 연기력 탓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감히 대통령의 인간적인 얼굴을 정면으로 드러내는 게 부담스러운 일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공식적으로 허용된 뉴스 화면 속 대통령의 얼굴이 아닌 희로애락과 복잡한 내면을 읽을 수 있는 얼굴은 감히 보여줄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미 얼굴이 많이 알려진 다른 인물들은 과감히 배우들이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기붕은 장민호, 박마리아는 김지미, 조병옥은 박노식이 연기하며 희로애락의 감정이 그대로 노출된다. 그런데 오로지 대통령 얼굴만 카메라가 감히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북한 영화에서 김일성 역을 하는 배우의 얼굴을 제대로 노출하지 않는 것과 흡사하다. ‘최고 존엄’의 얼굴을 다른 사람이 대신하는 것, 그의 내면과 감정의 변화를 엿보고 공감하는 것은 감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셈이다. 대한민국에서도 1970년대까지는 이랬다.”

 

기자가 거든 한국영화를 필자는 보지 못했으니, 그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으나, “ 이는 마치 북한 영화에서 김일성 역을 하는 배우의 얼굴을 제대로 노출하지 않는 것과 흡사하다.”는 구절에는 웃음이 나왔다. 다부작 예술영화들인 《조선의 별》, 《민족의 태양》처럼 청년 김일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조선영화들에서 김일성 역 배우 얼굴이 너무나도 잘 노출었고, 1986년의 《장산리 여성들》은 전쟁시기 시골여인들의 활동을 그린 영화로서 나라의 수령으로 된 뒤의 김일성 수상, 김일성 최고사령관이 주인공이 아니지만 여성들과 만나는 장면은 웃으면서 손을 젓는 모습이 정면으로 잘 노출되었다. 

 

▲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사를 형상화 한 '조선의 별'에서 강덕 배우가 김일성 주석 역을 맡아 열연하였다. 이 장면은 김철주 동생이 일제와 싸우다가 희생되었다는 비보를 받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

 

조선의 일부 영화들에서 김일성 수상의 목소리만 전화를 통해 흘러나오는 경우는 있다. 주인공이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해 모대길 때 수령이 풀어준다는 식이다. 필자는 그처럼 얼굴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김일성 역을 전담했던 인민배우 강덕이 뒷날 얼굴과 체형이 중년 이후나 만년의 김일성 주석과 달라졌기에 목소리만으로 연기한다고 짐작한다. 그 추측이 맞느냐 틀리느냐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아무튼 뜬금없이 북한 영화를 끌어붙이고 “최고존엄”을 운운한 건 군더더기이자 사실에 어긋나는 오류이다. 

 

“북한은 오보도 괜찮다”는 기자와 언론들도 문제지만, “북한은 아무렇게나 비평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더욱 큰 문제를 만든다. 정치인이든 언론인이든 문화인이든 그릇된 정보를 바탕으로 펼친 그릇된 비평은 알만한 사람들의 비웃음이나 자아내기 십상이고 나아가서는 한국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주장의 타당성마저 통째로 의심받게 만든다. 

제 얼굴에 침 뱉는 행위는 삼가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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