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81] 화장실 휴지통도 북 폄하 소재?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12/19 [22:4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한국의 신재현 씨가 만든 친환경 화장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용변을 지렁이를 이용해 퇴비로 만든다.     ©

 


차르 러시아시기에 한 농부가 시내에 가서 식당에 들어가 50코베이카를 내고 배불리 먹고 마셨다. 기분이 좋아 나와 걸어가던 농부는 배가 아파나 으슥한 곳을 찾아 뒤를 보았다. 헌데 경찰에게 발각되어 1루블 벌금을 냈다. 집으로 돌아간 농부는 남들에게 시내란 먹기보다 뒤보기가 배나 더 비싼 고장이라고 말하면서 다시는 시내에 가지 않았다 한다.

 

화폐단위와 세부가 조금씩 다를 뿐 실질은 비슷한 이야기들이 여러 나라에서 전해진다. 목축문화나 농경문화를 벗어나 자본주의가 근현대식 도시를 만들어내면서부터 생겨난 도시- 시골의 차이가 만들어낸 이야기겠다. 

한국에서 1960년대에 나왔다는 이야기도 본질은 러시아 유머와 마찬가지다. 

 

경상도 처녀가 서울에 가서 식모로 일하는데, 주인집이 큰 연회를 베풀었다. 한 손님이 물을 달라고 하니 처녀는 곧 한 컵 가져왔다. 좀 있다가 다른 손님이 물을 달라고 하니 처녀는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와서 말하기를 우물에 사람이 하나 앉아있다나. 

 

해외여행이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용변방식과 용변시설은 한 나라 내부의 도시와 시골 차이로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었다. 헌데 국제여행이 전에 없이 쉬워지면서 이른바 선진국 혹은 준선진국 사람들이 개도국이나 미개국가, 미개민족의 용변시설 및 용변방식을 비웃는 게 새 유행으로 되었다. 

중국 하면 한국인들이 수십 년 째 질리지도 않고 써먹는 설- 중국 화장실에는 문이 없다는 게 정말이냐도 바로 스스로 문명한 도시인으로 간주하면서 미개한 시골인을 얕보는 심리를 국제범위로 확대한 것이다.

 

필자는 중국은 아주 넓고 각 지방의 발전수준이 고르지 않으므로 굉장히 좋은 화장실도 있고 초라한 화장실도 있으며 아예 화장실이 없는 곳들도 많다고 설명하곤 했다. 예컨대 초원의 유목민들이 무슨 화장실을 쓰겠는가? 하기에 몰밀어 중국의 화장실이 어떻다고 말하는 방식자체에 허점이 존재한다. 

 

입이 아프게 손가락이 아프게 설명한 보람이 느껴지지 않을 지경으로 “중국 화장실에는 문이 없다”가 아직까지 한국에서 퍼진다. 한편 한국 텔레비전 프로에 나온 일본인들은 한국에 와서 화장실에 휴지통이 있어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휴지를 변기에 넣어 물로 씻어보내는 일본인들에게는 한국이 시골로 보이고 휴지통에서 고약한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2018년 1월 1일부터 공중화장실 대변기 옆의 휴지통을 모두 없앤다는 내용 등을 담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2018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고 한국 행정안전부가 12월 13일에 밝혔다. 휴지통이 없어지면 비위가 덜 상하고 냄새가 안난다는 등 찬가들이 잇달아 울려나오고, 시행 초기에는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익숙해질 적응 기간이 몇 달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역사에 비춰보면 명년부터는 한국인들이 중국 화장실 하면 비웃고 씹을 이유가 하나 늘어나겠다. 또한 조선(북한)의 화장실도 재조명을 받겠다. 금세기 초 남북교류가 활발하던 시절 북의 공중화장실에 갔던 사람들의 회고담에는 문 안쪽에 잠금장치가 없어서 기겁했는데, 북한인들은 오히려 그런 태도를 이상스러워하면서 누가 열고 들여다보겠는가 반문했다 한다. 전에는 화장실 문을 닫아걸 수 없는 것도 화젯거리였으니, 이제는 전에 신경 쓰지 않았을 휴지통이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드러내는 증거로 부각되지 않을까? 

2018년 연초에는 텔레비전프로에서 탈북자들이 북한 화장실의 허줄함과 화장실 부재를 한바탕 씹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겠다. 

 

미래전망은 한 마디로 그치고, 고대를 돌이켜보자. 

중국은 옛날에 공중화장실이란 개념조차 없었으니 고전소설들에서도 수도를 포함한 도시의 골목에서 대소변을 보는 내용이 자주 나온다. 중국에 간 조선 사신들과 문인들, 상인들이 그런 모양을 보지 못했을 리 없건만, 중국 문화 받아들이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인도는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야외용변이 절대다수다. 현대 중국인들이나 한국인들은 인도에 가서 낙후함을 비웃고 인증샷들도 찍어서 퍼뜨리는데, 고대 중국과 신라의 중들은 인도에 가서 똑같은 모습을 봤을 테지만 경건하게 불법을 배우고 불교경전들을 얻어왔으며 위대한 여행기들을 남겼다. 

 

보는 눈과 품은 마음이 다르니까 남을 얕보는 결론을 얻어낸다고 해야겠다. 지구를 지키는 견지에서는  전에는 비료로 되던 대소변이 수돗물을 많이 쓰면서 그저 버려진다는 거야말로 심각한 환경파괴이다. 먹는 데 쓴 돈보다 뒤를 보는 데 쓴 돈이 더 많다는 게 이후에는 유머가 아니라 현실로 될 수도 있다. 

 

금년에 평양에서 물을 쓰지 않고 대소변을 분해하는 방식이 연구된다는 기사를 언뜻 본 적 있다. 어느 정도 실용성이 있고 보급이 가능하겠는지 모르겠다만, 대소변을 안전하게 재이용하는 방식이 실현되는 거야말로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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