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93] 평창올림픽 성사, 남북고위급 1.9합의 이행에 달려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1/11 [21:5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왔던 북의 미녀응원단 

 

1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평창동계올림픽 등 문제에서 합의를 보면서 평창올림픽의 큰 변수로 꼽히던 “북한 도발”가능성은 뿌리가 뽑혔다. 따라서 안전을 이유로 참가를 꺼리던 나라들은 구실이 사라지게 되었다. 북이 참가하기에 우리는 참가하지 않겠노라고 나서는 나라들이 있더라도 뭇사람을 납득시키기는 역부족이겠다. 

 

평창올림픽이라는 큰 틀에서 남과 북의 협력이 결정되었지만 세부사항들은 토의과정과 시행과정에서 복잡한 문제들을 만들어내고 잡음들도 그치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북의 일관적인 입장과 처사에 비춰보면 평창올림픽 협력은 필연이라 할 수 있고 관련합의 내용들도 세부는 다르더라도 큰 틀은 1. 9합의와 어슷비슷할 것이다. 만약 “국정농단”사건이 터지지 않아 새누리당이 이름을 바꾸지 않았고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더라면, 여당으로서 엄청난 치적을 자랑하기 마련인데, 자기가 한 일이 아니면 기어이 트집을 잡는 게 체질이니까 말썽을 만들지 않을 리가 없다.

 

정객들의 트집 외에도 응원단, 예술단에 김련희 씨나 “북한 식당 집단탈북”사건 종업원들의 가족들이 끼이느냐에 신경 쓸 이남사람들이 꽤나 될 테고, 김련희 씨 같은 탈북자들이 평창에 가기가 어려울 것이며 가더라도 북 사람들과의 접촉이 금지될 확률이 높다. 또 지난 해 정신병원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몇 달 만에 잡힌 유 모 씨를 비롯하여 좀 튀는 탈북자들이 전보다 엄밀한 감시를 받을 건 분명하다. 경찰들과 무슨 기관 요원들이 설과 올림픽이 겹치는 기간에 무척 바빠나겠고. 경찰과 요원들의 가족들도 원망소리가 높아지겠다. 

 

▲ 강릉에서 진행되는 세계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 남북공동응원단으로 참가한 평양주민 김련희씨. 북 선수단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자주시보

 

남에서 열리는 체육대회에 북이 선수단을 보낸 적은 여러 번이지만, 이번처럼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민족올림픽위원회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보내는 건 처음이라고 기억된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갔던 선수단과 응원단의 규모와 격을 초월한다고 보인다. 

 

2002년에는 6. 15시대 개막 2년 뒤라 남북 사이가 좋았고, 남언론들의 보도들도 우호적이었다. “미녀응원단”성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빗물에 젖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장 포스터를 수습했다는 게 희한한 일이라고 거든 정도였다. 또 어느 한국 남자가 미녀응원단 성원에게 반했는데 구애하려는 시도가 무산되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지는 등등 분단을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진했다. 

 

그런데 2018년에는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7년 남짓이 꽉 막혔다가 조금 풀리는 시점이고, 남의 여론분열도 꽤나 심각한 상태라 북을 삐딱하게 보는 남 사람들이 잡음을 내고 재를 뿌릴 시장(?)이 제법 크지 않을까? 

강원도의 대회장 및 그 주위에서 벌어질 시위들이나 일부 사람들의 돌출언행들을 대충 상상해보자. 

 

북한은 천안함 사건을 시인하고 사과하라! 

북한은 무조건 비핵화하라! 

북은 3대 세습을 그치라! 

북은 인권탄압을 하지 마라! 

북 단원들은 자유를 찾아 남으로 오라! 

…… 

 

1990년대 초반이라고 기억되는데 아마 모스크바에서 열린 무슨 국제대회에 참가했던 북 선수들이 남으로 망명한 사건이 일어나 《조선일보》가 연일 보도했다. 그중 이 아무개던가 하는 유도선수 하나는 뒷날 불교계에서 끌어당겼다는데 그 이유는 그 사람의 얼굴이 부처의 모양과 비슷해서라는 것. 그 주장을 접하고 다시 사진을 들여다보니 좀 비슷하기는 했다. 이슬람교도들은 불교의 불상들이 중국에서는 중국사람 같고 동남아에서는 동남아사람 같고 일본에서는 일본사람 같다면서 그게 어디 신이냐 사람이 만든 우상이지 라고 비웃는다. 신라 때부터 전해내려온 불상들은 귀가 유달리 큰 불상의 공통한 특징을 내놓고는 전반적으로는 차츰 만든 사람들이 익숙한 모습을 닮아갔다. 이른바 “한국형 불상”이 된 것이다. 

 

북에서 남으로 넘어간 사람들 가운데 군인들은 한국군에서 복역한 경우가 있어도 다른 직업 종사자들은 원래 직업을 계속한 경우가 거의 없다. 이 아무개 씨도 유도를 더 하지 않았다고 기억되는데 뒷날 어떻게 살아왔나 문득 궁금해진다. 

어떤 운동을 강요에 의해 했다면 중지하는 게 속시원하겠으나, 좋아서 하던 운동이라면 하지 못하는 게, 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게 무척 괴로운 법이다. 운동만이 아니라 노래, 무용, 연주 등 예술활동과 치료, 건설 등등 전문기술도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걸 하지 못하면 무척 괴롭다. 그런데 지금까지 3만 명에 이르렀다는 탈북자들 가운데서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아주 드물다. 오히려 뇌력노동자가 체력노동자로 되고 기술자가 막벌이꾼으로 되었으며 여자들이 불건전업체들을 전전하면서 어렵사리 돈을 번다는 소식들이 자꾸만 나온다. 이른바 “자유”의 매력에 대해 의문이 든다. 허나 반북세력들은 무턱대고 “자유”를 울부짖는다. 

 

이래저래 반도 이남에서 만들어진 잡음들이야 그치지 않겠다만, 세계적인 잔치인 평창동계올림픽의 판을 흔들지는 못할 것이다. 자칫하면 역사상 가장 초라한 올림픽이 될 뻔했던 평창올림픽이 1. 9합의 도출로 전환의 기회를 잡았는데, 잘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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