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79] 우크라이나의 가짜암살사건, 경계해야 될 탈북자 사건들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01 [18:01]  최종편집: ⓒ 자주시보

 

갓 지나간 5월을 한 단어로 특징지으면? “변덕”이다. 

6· 12 조미(북미)정상회담이 트럼프의 말로 취소됐다가 다시 예정대로 추진되고, 중미 무역전이 어렵사리 담판을 거친 연합성명으로 진화되는 줄 알았더니 미국이 또 트집을 잡아 새 불을 지른다. 

 

국제적 대사들이 이처럼 변덕스럽다면 작은 일들도 변덕이 심하다. 우크라이나에서 살해되었다던 러시아 반정부 언론인 바브첸코가 하루 만에 되살아난 것도 변덕에 속한다. 

29일 등에 바브첸코가 총 몇 발을 맞고 숨졌다는 소식이 퍼졌을 때에는 “푸틴 저격수” 따위 수식어가 붙으면서 러시아의 암살을 의심하거나 단정하는 기사들이 양산되었다. 헌데 이튿날 바브첸코는 멀쩡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러시아의 암살계획을 분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제의에 따라 가짜암살연극을 놀았노라고 털어놓았다. 

 

▲ 하루 만에 부활한 바브첸코     © 자주시보,중국시민

 

유엔무대에서까지 공방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 연극이라는 사실에 기가 막혀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고 중국 언론들은 “라쇼몬(罗生门)”이라는 표현을 썼다.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黑泽明)감독의 유명한 영화처럼 사건 관련 각자의 주장이 판판 다르다는 뜻이다. 그런데 같은 뉴스를 접한 중국과 한국의 네티즌들은 다른 반향을 보였다. 

중국에서는 조국을 배반한 기자와 우크라이나 당국을 풍자하거나 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았고, 러시아 및 푸틴을 욕하는 댓글은 적었다. 

한국에서는 영화 같다는 감탄이 상당히 많았고 덮어놓고 러시아 및 푸틴을 매도하는 댓글이 적잖았다. 연극을 꾸민 우크라이나 당국과 기자를 비난한 댓글을 필자는 보지 못했다. 

중국어 보도에 나온 내용이 필자가 본 몇몇 언론사의 기사에는 없어서 한국에서 보도되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바실리 그리착 보안국장은 바브첸코 암살미수사건의 주모자가 워낙 우크라이나 경내에서 30명을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31일 그 내용을 보는 순간, 필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몇 해 전 잊을 만 하면 터져 나오던 탈북자 암살계획들이었다. 어느 유명한 탈북자에게 “북한 공작원”들이나 “북한 당국의 사주를 받은 자들이 접근하여 암살을 시도했으나, 한국의 정보당국이나 경찰이 잘 대응하여 나쁜 놈들을 체포했다는 식의 기사들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시기에 언론들을 도배하곤 했다. 

금년에 들어와 경색되었던 남북 관계가 급속히 풀려 반기는 사람들이 많으나,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 토종 보수우익이 공공연히 불만을 털어놓는 외에 일부 강성 반북 탈북자들도 불안을 호소한다. 정문일침 461편 “북의 비판을 고대할 일부 탈북자들”(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9745&section=sc51&section2=)에서 언급한 뮤지컬 감독 정성산씨도 불안스러워하면서 폐업과 이민을 고민한단다. 

 

조미평화에 대해 일본이 도움을 줄 수는 없으나 방해할 능력은 있다는 말이 있다. 남북화해와 평화공존에 대해서도 도움은 주지 못하더라도 훼방을 놓을 능력은 가진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국의 보수우익들과 강성반북 탈북자들이다. 모방능력이 뛰어나 코스프레를 곧잘 하는 그런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계시를 받아 실제행동을 취하면 남북 고위급회담, 조미 정상회담에 재가 뿌려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일단 일을 저질러 놓고 여론몰이로 조선(북한)을 악마화하면서 회담 분위기를 깨는 것쯤이야 한국전통으로는 식은 죽 먹기가 아닌가. 뒤늦게 진상이 밝혀지더라도 선거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고 회담방해를 노린 목적도 달성하기 쉽다. 

요즘 탈북자가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거나 물리적 폭행을 당했다는 보도, 심지어 살해되었다는 기사가 나오면 현명한 이들은 여론몰이에 휘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정신을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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