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화 가꿔가기 40] 가야 문화 연구도 통일에 기여하기를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03 [09:5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약 1년 전인 2017년 6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과제 가야사 연구 포함” 발언을 보고 깜짝 놀랐다. 5월 하순에 “통일문화 가꿔가기” 소재를 찾다가 가야를 다룰까 궁리했었기 때문이다. 가야가 6세기 중반에야 망했으니까 고구려, 백제, 신라와 더불어 수백 년 존재했는데, 왜 “삼국(세 나라)시대”만 이야기하느냐는 오래 전부터 갖던 의문이었는데 자료가 부족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국정농단”사태로 진행된 조기대선에서 당선된 신임 대통령이 가야사를 강조하다니! 

문재인 대통령은 그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 국면에서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정리하고 있는 지방정책 국정과제 속에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꼭 포함시켜달라"고 말했다 한다. 그 앞의 발언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어서 수석들 사이에서는 "가야사?"라는 외마디 물음이 나오기도 했다 한다. 

문 대통령은 이유에 대해 "아시다시피 우리 고대사가 삼국사 이후부터 되다보니 삼국사 이전의 역사, 고대사가 제대로 안된 측면이 있고, 특히 가야사는 신라사에 덮여서 제대로 연구가 되지 않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보통은 가야사가 경남을 중심으로 경북까지 미치는 역사로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사실 더 넓다. 섬진강 주변, 그 다음에 광양만, 순천만, 심지어는 남원 일대, 금강 상류 유역까지도 유적들이 남아있다. 그때까지 그 정도로 아주 넓었던 역사이기 때문에 이 가야사 연구 복원은 영·호남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어서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 대목에서 “모든 고대사는 모두 현대사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역사는 객관적인 존재지만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해석자가 처한 시대의 환경, 보편적인 인식, 정치 및 경제, 군사 이익 등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순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가 전달과 해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유력한 개인, 단체, 정권이 개입한다면 고대사가 마사지되는 현상도 많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1일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가야사 연구 복원은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 "국정과제로 포함시켰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 자주시보

 

문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가야사와 가야문화에 관심이 많았기에 그의 발언은 “가야사 연구 발언은 대선 공약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5월 초에 동부경남권 공약으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꼽았는데, 가야 관련 사적 28곳 중 22곳이 있는 김해, 고성, 함안, 창녕, 합천 등의 가야권 유물과 유적을 발굴․조사하고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이루어내 가야의 왕도였던 김해를 경주, 부여에 버금가는 '가야역사문화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었단다. 

1년 남짓한 동안 가야사와 가야문화 새 소식이 나왔는지 가끔 유의했는데, 필자가 놓쳐서인지는 모르겠다만 아직까지 큰 돌파나 큰 진척은 없는 것 같다. 

 

옛날에는 고대왕국들의 위상이 별 차이가 없었는데 근현대에 들어오면서 식민통치, 분단상황 등의 영향을 받아 반도의 남에서는 신라, 북에서는 고구려가 유달리 부각되었다. 김유신이 남에서는 영웅으로 떠받들리는데(근년에는 욕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만) 북에서는 이성계, 이완용과 더불어 민족사의 대역적으로 꼽히는 등 현실상황이 빚어낸 역사해석과 인물평가의 차이는 심각하고 서로 건드리지 못할 금기들도 생겼다. 

1998년 말에 “대선 4수생”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어느 조선족 문화인이 전라도 사람에게 전라도인이 50년 만에 정권을 잡았다고 축하하니, 상대방은 1300년 만이라고 응수했단다. 놀라서 물어본 조선족은 백제의 멸망으로부터 계산한다는 답을 들었다. 그로 하여 그 사람은 전라도인들이 오랜 세월 차별대우를 받았다는 의식이 강함을 잘 알게 되었다 한다. 

가야사 연구가 문 대통령이 바라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영남과 호남의 벽이 허물어지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낮아지고 얇아지는 효과까지는 기대할 수 있겠다. 단 가야문화권 개발이 지자체들의 경제이권과 얽힌다면 영남이나 호남 내부의 모순 내지는 충돌까지 빚어낼 위험성도 존재한다. 예방조치들을 취하고 실시과정에서 감독도 잘 해야 된다. 

 

가야는 남긴 문자자료가 너무 제한되었고 문헌들은 공개된 지 오래므로 뭔가 새로운 성과는 고고발굴로만이 얻을 가망이 있다. 

반도의 남북에 걸쳤던 고구려에 대한 연구에서는 북이 권위이지만 남도 한강유역 등 특정분야에서는 나름 성과들을 내놓는다. 

가야는 순전히 지금의 남반부에 있으니까 북의 학자들이 아무리 문헌들을 연구하더라도 내놓을 성과는 없을 것 같다. 허나 북의 학자들이 남에 가서 가야사 연구와 가야문화유적 발굴에 참여한다면 학식과 노하우로 훌륭한 조언을 할 수 있을 테고 또 남의 발굴 장비와 기술, 보호방식 등에서 배울 바도 많을 것 같다. 

 

나아가서는 가야문화재들의 이북 전시회도 추진할 수 있겠다. 가야가 분단 상태의 남북이해 관계와는 크게 얽히지 않고 북에는 가야문화재들이 많을 리 없으므로 가야문화재 전시회가 평양에서 열린다면 북 사람들이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보고 학자와 문화예술인들도 소문만 듣던 그림으로만 보던 문화재들을 실물로 접하면서 느끼는 바가 많지 않겠는가? 

가야사 연구와 가야문화권 추진이 잘 되면 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도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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