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82] 남은 하지만 북은 하지 안하는 것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06 [13:3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정문일침 481편 “이명박의 깨달음과 북의 능력”(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40024&section=sc51&section2=)에서는 한국에서 몇 해 전 유행된 말 - “이명박은 못해본 게 없고 박근혜는 해본 게 없고 북한은 못하는 게 없다”를 인용한 뒤, 유행어가 어느 정도 예언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못하는 게 없다”가 워낙 한국 정부와 군부 및 보수언론들의 “북한 소행설”을 비웃기 위해 나왔지만, 올해에 들어와서는 다른 의미에서 현실로 되어간다. 

평창올림픽 참가, 판문점 정상회담 개최, 조미 정상회담 추진, 핵시험장 폐기... 2017년 말까지만 해도 상상이나 할 수 없는 일들이 몇 달 사이에 잇달아 일어난다. 조선은 과연 못하는 게 없다!“ 

 

6월 5일 아침에 윗 대목을 쓸 때에는 신통한 소리를 했다고 자부했다. 헌데 바로 그날 밤에 조선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연달아 접할 줄이야!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원조로 알려진 이명희 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를 보았으며, 이 씨가 “분노조절장애”를 당당한 이유로 제시했다는데, 이러루한 일들은 북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없겠다. 특히 “분노조절장애”는 개념부터 북에서는 생소하기 짝이 없을 테고 그런 정도의 정신적 질환(?)으로 법적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건 북 사람들이 상상조차 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 검찰이 군사기밀을 해외에 빼돌린 혐의로 전 국군 정보사령부 간부 황 모 씨와 홍 모 씨 등 2명을 최근 구속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사진출처-방송화면 캡쳐]     © 자주시보,중국시민

 

5일 가장 놀라운 기사는 한국군 정보사령부 간부들이 해외 비밀요원 명단을 해외로 팔아넘겨 경찰에 구속되었다는 것. 4일 밤에 나왔다는데 필자는 뒤늦게 보다나니 한국 네티즌들보다 뒤늦게 놀랐다. 

기사에 의하면 지난 4월까지 정보사 공작팀장으로 근무했던 황모 씨는 2013년부터 수년 동안 정보사가 보관하던 군사기밀 1백여 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수법 등으로 절취하였는데, 그렇게 확보한 기밀을 선배 공작팀장이었던 홍모 씨에게 돈을 받고 넘겼고, 홍 씨는 얻은 기밀을 A 국가와 B 국가 요원들에게 다시 수천만 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한다.

특히 A 국가에 넘긴 정보 중에는 해당 국가에서 활동 중인 비밀 정보요원들의 명단도 있었고, 군은 유출 정황을 확인한 뒤 요원들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급히 귀국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기밀유출사건이 북에서는 일어날까 생각해보았다. 글쎄 북을 드나들거나 북 주변의 중국 국경지대에서 활동한 한국인들이나 한국계 미국인들 가운데는 “돈을 주니 안 되는 게 없더라”고 자랑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생체화학실험” 따위 거짓으로 드러난 정보나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문건 등이 공개되었을 뿐 무슨 요원들의 명단 같은 건 알려진 적 없다. 그리고 북의 특성상 정보기관의 간부들이 돈을 받고 해외에서 활동하는 비밀요원들의 명단을 판다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다. 

남의 군대 정보사령부 간부들의 기밀유출사건은 필자로 하여금 북이 못하는 것, 할 수 없는 것, 할 리 없는 것들도 얼마든지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속단은 삼가야 된다는 교훈을 새기게 해주었다. 참으로 고맙다. 

 

정보사 간부들이 기밀을 유출하고 팔았다는 사실 자체보다 필자가 더 놀란 건 금액이었다. 홍 씨가 외국인들에게서 받은 돈이 고작(!) 수천 만 원이라니 수만 달러로서 기껏해야 괜찮은 승용차 한 대를 살 돈이다. 황 씨가 홍 씨에게서 받은 돈은 훨씬 적기 마련이다. 많이 쳐주어 2천 만 원쯤이라 치더라도 2013년부터 4~ 5년 동안 100여 건 군사기밀을 가만히 촬영하고 가만히 빼돌린 행위의 대가로는 너무나도 적다. 한국의 임금수준(2018년 기준 직장인 평균 연봉 3,360만원)과 비교해 별거 아니고 무슨 좋은 물건을 살 수 있겠는가? 

얼마 되지 않는 금전보수는 두 간부의 기밀유출행위 동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평소의 불만? 정치적 이념? 누군가와의 갈등?... 

한국 네티즌들은 해외 정보요원을 위험하게 만든 건 살인행위와 같다면서 황 씨, 홍 씨를 사형에 처해야 된다는 등 주장을 폈다. 분노를 전혀 조절하지 않고 폭발시킨 댓글들을 훑어보다가 잠깐 웃음이 나왔다. 

 

▲ 영국 메이총리가 러시아를 독극물 암살 범죄국으로 낙인찍어 발표 했다.

 

얼마 전에 “2중 스파이 독살사건”이니 “러시아 전직 스파이 독살사건”이니 따위로 한국에서 요란스레 보도되었던 영국에서 일어난 러시아 부녀 중독사건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은 거개 러시아가 동포를 죽이려 한 행위를 질책하거나 러시아 자체를 부정하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영국이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못하면서도 러시아만이 살해동기가 있고 소련- 러시아의 군급(military-grade)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사용되었다고 단언하면서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고,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가 러시아를 규탄하고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는데, 한국인들도 “러시아 까기”에 열을 올렸다. 타이완 “외교부”가 러시아 대표부 대표를 불러다가 항의한 것과 달리, 한국 정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니 그나마 이성을 지킨 셈이다. 

 

3월의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터져 나온 사건이 굉장히 요란스레 선전되더니, 러시아 전직 요원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치료를 거쳐 목숨을 부지하고 건강을 회복함이 알려진 뒤에는 미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추측성 보도가 나왔을 뿐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언론들에서 사라져버렸다. 이제 6월 14일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되면 또다시 거들어질까? 러시아의 “화학무기공격”을 구실로 관리들의 러시아 월드컵 불참을 선언했던 영국이 어떻게 떠들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덮어놓고 러시아를 싫어하고 미워하거나 “북한을 감싼다”는 구실로 러시아를 원천혐오하고, 심지어 러시아를 “공산주의 국가”라고 단언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헛소리를 늘여놓기도 했다. 그런데 세르게이 스크리팔은 러시아의 정보기관에서 일하면서 영국 정보기관에 정보를 팔아먹다가 발각, 체포되어 러시아에서 감옥살이를 했고 뒷날 러시아와 서방의 간첩교환으로 풀려나 영국에 이주한 사람이다. 스크리팔이 영국인들에게 넘겨준 정보들 중에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요원들의 정보도 있었다 한다. 

한국 언론들이 스크리팔의 변절, 기밀유출, 판매 등 행위를 구체적으로 보도하지는 않았으나, 한국인들은 해외언론들을 검색하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다. 그런데 네티즌들은 거개 스크리팔을 동정하면서 러시아를 비난했으니 웃기지 않는가. 

 

이제 황 씨와 홍 씨가 사형이 아니라 징역에 언도되어 감옥살이를 하다가, 만에 하나 해외에서 잡힌 스파이들과 맞교환되고, 또 몇 해 지나 이상한 공격을 받아 죽는다면 한국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십중팔구 잘 죽었다, 우리나라 국정원도 해야 할 일을 잘 하네 따위 댓글들을 달지 않을까? 

비슷한 성격의 사건들을 놓고 정반대 반향들이 나오는 현상이야말로 깊이 음미하고 반성할 가치가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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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18/06/07 [05:53]
남은 미국의 괴뢰국이라서 자기소속에대한 애착심이 없읍니다. 그러니 무슨 팔아먹을 비밀정보라도 있으면 팔아먹는게 장땡이고 비밀정보취급의 이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읍니다. 안 팔아처먹으면 바보라고 취급받습니다. 수정 삭제
시민123 18/06/07 [08:34]
자고로(옛부터)국가기밀을 밖에 팔아먹은자는 극형이다. 이런자들이있는 기관,부처에대한 감찰조사도 냉엄해야.. 소위 민청련,인혁당사건등 국가보안법으로 온통 덮어버린 정부기관이 이런 엄청난일을 슬쩍 하려했다면 국가,국민에대한 용서못할 죄악이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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