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83] 헷갈림과 두려움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07 [11:02]  최종편집: ⓒ 자주시보

 

20여 년 전 1990년대라고 기억되는데, 한국 이화여대 학생이 오토바이를 몰고 교정으로 들어갔다는 기사가 모 신문에 큼직하게 실렸다. 학교의 금지규정을 깨여서 숱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는 사건이었으나, 중국에서는 기사화될 가능성조차 없었다. 1980년대에 벌써 치마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사처로 돌아다니는 여자들이 흔해 빠졌기 때문이다. 당시 필자는 한국이 중국보다 앞섰다고 곧잘 이야기하는 한국인들의 통념과 달리 남녀평등에서는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앞섰기에 그런 차이가 생겨났다고 생각했다. 

 

남녀평등에 관해 판단을 재빨리 내리던 예전과 달리 헌데 요즘에는 헷갈리어 갈팡질팡할 때가 많아진다. 얼마 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내방한 독일 총리 메르켈에게 꽃을 선사했더니, 독일 언론들은 푸틴이 상대방의 여성의 성별을 강조하여 차별대우를 했노라고 공격했다. 러시아는 서방에서 생겨난 여성존중 전통에 따라 꽃을 선물했는데 독일은 여권운동의 최신 이념에 좇아 정치권에서의 성별표현을 전면 부정하는 것 같다. 며칠 지나 메르켈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환영의식에서 꽃다발을 받았는데, 그에 대해서는 독일 언론들이 비판하지 않았는지 중국과 한국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았는지 아무튼 아무런 파문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니 그 또한 이상스럽다.

 

옳고, 그름을 가리기 어려운 사건은 6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벌어진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의 상의 탈의 시위다.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놔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을 음란물로 규정해 삭제한 데 항의한 시위에서 10명 회원들은 윗옷을 벗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여자가 더우면 웃통 좀 깔 수 있지"라는 팻말을 들었다. 

항의와 시위가 먹혀들어 3일 페북코리아가 삭제 사진을 복원하고 사과했다는데, 항의행위에 대한 논란은 쉬이 잦아들지 않았다. 수천 명, 수만 명이 모인 시위도 하루, 이틀 지나면 보도되지 않는 것과 달리 10명이 참여한 시위가 여러 날 기사들을 만들어내는 걸 보면서 필자는 놀랍고도 곤혹스러웠다.

 

베이징이 2008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한 후, 여러 해나 품을 들여 권장한 게 베이징 남성들의 웃옷 입기였다. 워낙 여름이 되면 베이징 곳곳에 웃통을 벗은 남자들이 나타났으니 특정용어로 “방예(膀爷)”라고 불렀다. 어깨에 닿은 팔의 부분을 “방즈(膀子)”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완전히 드러낸 모습을 “광방즈(光膀子)”라고 한다. “예(爷)”는 할아버지, 어르신, 사내 등 뜻을 가지는 바, “방예”는 웃통을 벗어던지고 팔을 드러낸 사내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베이징 “방예”는 땀줄기가 가슴과 뱃가죽에서 흘러내리는 한편 큰 부채를 손에 쥐고 흔드는 게 특징적인 모습이었고, 길가에서 맥주병 불기가 보태지기도 했다. 그런 모양이 “문명”과 거리가 멀고 베이징 나아가서는 중국의 형상을 흐리게 한다는 이유로 베이징시 정부와 언론들은 여러 해 웃옷 입기를 권장하였고 올림픽 기간에 목적을 이루었다. 

 

베이징이 얼마나 많은 품을 들여 사내들의 웃통 벗기를 막았느냐를 잘 아는 필자로서는 웃통 벗기를 남녀평등권리의 하나로 내세우는 행동이 곤혹스럽기만 하다. 당년에 베이징의 사내들이 오랜 전통을 내세우고 인권탄압까지 들먹이면서 더우면 웃통 좀 깔 수 있다고 항의시위를 벌이지 않은 게 실수일까? 

한국에서 보도되는 여권운동행사들과 여권주의자들의 주장은 필자의 머리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필자가 잘 몰라서일 수도 있겠다만, 서방의 개념들을 통째로 삼키다나니 그처럼 극단적이고 비논리적인 언행들이 생겨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털어버리지 못한다. 

 

여러 날 주동적으로 혹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반라 시위”가 가끔가끔 곤혹스럽게 한데 그쳤다면, 6일 밤에 접한 뉴스는 두려움을 자아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근 여론조사 행태를 보니 아예 작정하고 편들기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선거가 끝나면 이런 여론조사기관은 폐쇄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나름 근거를 제시했으나,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검사 출신의 정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법조인들이야말로 “느낌”이나 감이 아니라 철저히 증거에 의지하여 사건을 판단하고 옳고, 그름을 가려내서 법적처벌여부를 결정해야 하지 않는가. 

잘 나가는 검사였다고 자랑해온 정치인이 “느낌”을 운운하니 전날 법조계에 몸담았을 때에도 느낌이나 육감으로 사건과 인간들을 판단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억울한 사건들은 대개 베테랑의 감을 자랑할 때 생겨났고, 이는 진상규명으로 명예를 회복한 전날의 “조작간첩” 등의 경력을 통해 거듭 실증된 바이다. 

또한 여론조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말을 평민이 해서는 별 문제 없더라도, 한때 대권을 노렸고 지금도 큰 꿈을 꾸고 있는 정객이 여론조사기관 폐쇄를 운운하는 건 격에 맞지 않는다. 저런 사람이 만에 하나 권력을 잡으면 얼마나 황당한 일들이 벌어질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6· 13선거결과로 그런 정객들이 낙심하면 좋겠는데, 혹시 기고만장해지면? 역사의 퇴보마저 우려된다. 다음 주에 한국인들이 현명한 선택을 과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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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18/06/07 [15:50]
지난 88인가?올림픽의 기억이 난다. 소련과 우리가 축구 4강전 경기로 기억되는데,잠실경기장엔 입추의 여지없이 많은 관중이 자리했었는데,유독 우리 국민들의 시선을 잡는 곳이있었으니,바로 서양 여성들의 일광욕 현장이었다. 여성 수백명이 젖꼭지와 아슬아슬할 팬티를 걸치고 가을의 화창한 일광욕을 즐기며,화인!화인 데이!하며 즐거운 모습이었다. 아마,우리 여성들이 이렇게 벗을 수 있었겠는가? 이게 바로 문명의 차이일 것이리라... 그네들은 그때 햇볕이 비타민을 만들어준다며,경기 내내 일광욕을 즐겼다. 우린 지금 어떤가? 피부암 운운하며,햇볕이 죽음의 빛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수정 삭제
째마리 18/06/07 [15:58]
반공이 국시인 나라에서 공안검사는 검사중의 꽃이죠. 이런 애국 법조인들이 있어, 지금처럼 자유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대로 인터넷실명젠 위헌인데도 버젓이 마구 개인정보를 훔쳐본다면 이거야말로 무법천지인 셈이죠.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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