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88] 죽은 뱀에게 물린 사람으로부터...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14 [19:17]  최종편집: ⓒ 자주시보

 

며칠 전 한국 모 언론사가 죽은 뱀의 대가리를 건드린 외국인이 물려서 죽을 뻔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독사는 죽은 뒤에도 물 수 있다는 과학지식을 보급했다. 

한국 언론을 접한 지 근 30년 동안 에서는 죽은 뱀의 대가리에 누군가 물렸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없다. 허나 중국에서는 다 죽은 줄로 안 뱀에게 물렸다거나 잘린 뱀의 대가리에 물렸다는 기사들이 잊혀질만 하면 나온다. 뱀 요리가 유행되는 남방의 광둥성(广东省광동성) 광저우(广州광주)시에서 요리사가 독사를 잡아 대가리를 잘라서 바닥에 던졌다가 요리를 다 한 다음 대가리를 쓰레기통에 넣으려고 쥐다가 물려서 병원에 실려 갔는데, 맹독을 치료하는 특효약이 없어서 타지방에 급히 연락해 비행기로 날라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등등이다. 

 

따져보면 풀숲을 지나다가 보지 못한 뱀에게 물리는 등 의외의 사고를 내놓고는 죽은 뱀, 잘린 뱀 대가리에 물리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냉혈동물의 대가리나 다리가 끊어진 뒤에라도 한동안 “살아있다”는 과학상식을 몰라서 움직이지 않는 뱀이 무해한 줄로 여겨서 건드렸다가 물리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뱀 전문 요리사처럼 하도 많이 다루다나니 뱀을 가볍게 여겨서 규정된 집게 따위를 쓰지 않고 맨손으로 마구 다루다가 물리는 경우이다. 

 

이밖에 뱀에게 물린 교훈은 고대 그리스 우화에 나온다. 겨울에 농부가 길에서 얼어 딱딱해진 뱀을 보고 불쌍히 여겨 품에 넣었다. 온기를 받아 살아난 뱀이 농부를 물었다. 왜 은인을 무느냐고 농부가 물으니, 뱀은 나는 뱀이기에 무는 게 본능이라고 대답했다. 농부는 죽어가면서 말하기를 

“나는 죽어 마땅하다. 악한 놈을 동정했으니.” 

무식함, 둔감함, 인자함, 이 세 가지가 독사임을 번연히 알면서도 물려죽는 원인으로 된다. 

 

한나라당이 이회창 후보 진영의 823억 원 운반으로 “차떼기”당이라는 별명을 얻어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진 뒤, 2004년 신임 대표 박근혜가 “천막 당사”를 세우고 고생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필자의 아버지는 박근혜가 텔레비전에 등장해 살려달라고 애걸할 때마다 “저 여우같은 *이 살살 웃으면서 사람을 속이려 드는구나”라고 욕했다. 헌데 한국인들에게는 박근혜의 쇼가 먹혀들어 결국 대통령으로까지 당선되었다. 박근혜에게 “닭”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박씨라는 성 때문이라고 보이지 박근혜 본인과는 연관성이 별로 없다. 

 

중국 조선족들이 처음 동물을 연상한 한국 정치인은 전두환이었다. 그가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법정에 나섰던 시절, 한국을 방문했다가 텔레비전으로 구경한 조선족들이 귀국하여 한결같이 “눈이 승냥이 같아 섬뜩했다”고 표현했다. 뒷날 나이가 늘어나면서 눈이 처져서인지 요즘 언론에 오르는 사진들은 승냥이를 직접 연상시키지 않는다. 

 

이명박에 대해 한국인들이 “쥐”라고 비꼬는데, 어느 중국 조선족은 원숭이상이더라고 평했다는 건 필자가 언젠가 글에서 쓴 적 있다. 한족들도 이명박 관련 기사에 “잰주이허우싸이(尖嘴猴腮뾰족한 주둥이, 원숭이처럼 홀쭉한 볼)”이라고 댓글을 단 적 있으니, 중국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명박이 원숭이에 가깝게 보였고 한국인들에게는 쥐에 가깝게 보인 게 무슨 문화적 심리와 연결되는지는 학자들이 연구할 만한 과제겠다. 

 

이처럼 모양과 표정, 언행, 성씨 등으로 하여 정치인들은 동물로 비교되거나 별명이 달리는데, “유신 대통령” 박정희를 미국인들이 “스낵(snake, 뱀, 독사)”라고 불렀다는 설을 언젠가 보고 참 신통한 별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 본인이 동물을 연상한 첫 한국 정치인은 14일 자유한국당 대표직을 사퇴한 홍준표씨이다. 한국에서는 워낙 유명한 분이었다지만, 필자로서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언론들에 자주 나오는 덕에 알게 되었는데, 당시 여권의 유력 후보로서 기염을 토하는 사진에서 그 눈과 번득이는 눈빛이 뱀을 연상시켰다. 그 후 얼굴이 웃어도 눈빛은 싸늘한 사진들을 적잖이 보면서 그런 인상이 한결 굳어졌다. 

 

6· 13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결과를 부정하면서 바닥민심이 자유한국당을 지지한다고 단언했던 홍준표 대표, 김문수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시청 앞에서 노래 10수를 부르겠다고 약속했던 홍준표 대표, 유세지원 중단을 선포했다가 재개해 제발 살려달라고 큰 절을 세 번 했던 홍준표 대표, 그치지 않는 막말들로 “뉴스제조기”역할을 했던 홍준표 대표, 대통령 후보시절에는 트럼프와 비교되고 스스로도 트럼프와 비기면서 “홍트럼프”라고도 불렸으나 근자에는 트럼프의 대조선(북한) 화해정책을 결사반대했던 홍준표 대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자유한국당에 홍준표 만큼 색깔이 선명하고 개성이 뚜렷한 인물이 어디 있었던가? 그의 덕에 기사들을 많이 생산했던 기자들과 풍자와 비판 댓글들을 많이 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네티즌들, 그리고 그의 덕에 정치하기가 쉬워지고 선거가 쉬워졌던 여당 정치인들로서는 홍준표 대표의 퇴장이 시원섭섭하지 않을까 싶다. 

 

정치인들에게는 일시 사퇴와 재기가 흔해 빠진 일이다. 특히 홍준표처럼 나름 정치이념(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기는 하지만)을 가진 인물들은 늙을수록 이념이 확고해지고 고집이 세지며 존재감을 발휘하는 게 관례다. “100세 시대”가 언급되고 말레이사아에서는 90살 넘긴 마하티르가 10여 년 만에 수상으로 재선거되는 예를 만들었으니, 한국에서 80대, 90대 1선 정객이 나온대서 이상할 건 없다. 

보수진영이 최대의 참패를 당했다는 6· 13지방선거 전후 이래저래 뱀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서 긁적거리니 한 편의 글이 되었다. 어떤 인상을 받고 어떤 결론을 얻어내며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보는 이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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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김삿갓 18/06/14 [20:12]
혼자만 살려고 동지들을 팔아 무더기로 죽이고 구떼따후 미국의심받지않으려고 북이보낸 밀사를 죽인 독사....일본에 나라의 이익을 단돈 몇푼에 팔아넘기고 반대한 애국자8명을 고문하고 기어이 죽인 다까끼 마사오 ...미국은 이 역적놈을 스네이크 박이라 부른다....주지육림속에 어린 여대생끼고 재미보려다 믿었던 부하가 대갈통에 꽈앙... 수정 삭제
조은이 18/06/15 [06:40]
선거에 한번 진 수구 정치세력의 수괴를 단지 잘려나간 뱀 대가리에 비유하는 중국시민의 지적능력을 의심한다. 식민주군인 미국의 힘을 등에 없고 한국의 모든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반민족적 친일 친미 수구들은 이명박근혜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면 문재인정권 조차도 저들 마음대로 쥐락펴락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국민이 촛불로 만들어 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국민연금을 제 돈처럼 유용한 삼성 이재용을 옥에 가두지도 못하는 것을 두고 수구 수괴는 항상 자한당 같은 곳에서만 나온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는지? 판검사 딱지 하나만 붙여줘도 그런 수구 세력에 들러 붙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헤라클레스가 없앴다는 히드라처럼 홍준표 목을 잘랐을 때 나오는 것이 지금 민주당 정치인의 머리들이라고 보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수정 삭제
장난들치네 18/06/19 [01:40]
뱀을 마치 못 볼것 같은 짐승, 동물 취급하는데 솔직이 말해보자 1.당신들은 뱀을 실제 ?번이나 보았는가 ? 몇번이나 만져보았는가 ? 뱀하고 싸워 보았는가 ? 2.뱀은 상대가 공격자세를 취하기 전에는 일체 공격하려고 하지 않고 방어만 하는 동물이다. 공격을 모르고 오로지 방어만 한다. 일단 상대가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공격해오면,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중 유일하게 자기의 목숨을 버리고 끝까지 싸우는 강인한 짐승이다. 한번은 용감한 용띠가 있길래 물을 적 있다. 나는 뱀띠다. 당신은 목숨이 경각에 달려도 상대가 공격해오면 도망치지 않고 싸울수 있는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도망치겠다, 라고 대답하더라. 뱀은 죽으면 죽었지 물러서지 않는다. 2.홍준표가 뱀 같다. 웃기고 가소로운 말이다. 박정희 ? 비교적 뱀같은 사람이다. 사람 성격만 놓고 보면. 3.뱀은 기어다닌다. 가장 낮은데 임해서 세상의 모든 뒤끝들의 냄새를 맡으며 다닌다. 우리는 뱀이 무엇을 먹는지도 잘 모른다(쥐, 토끼가 그렇게 많을까 ?) 4.옛날에는 경상도, 제주도 지방(어쩌면 전라도 지방도)에는 집집마다 뱀을 키웠다. 키웠다기 보다는 공존생활을 했다. 우리 집 뱀은 어떻게 그렇게 잘도 숨어 있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몰라도 우리랑 부닥치는 일이 그렇게 드물었는데 우리는 집에 뱀이 사는 것을 분명 알고 있었다. 5.뱀독보다 더 독한 게 사람 독이다. 강하디 강한 살모사를 손으로 붙잡았다 풀어줬다 5섯번만 해보아라. 뱀이 축 늘어져버린다. 사람독 타서 그렇다. 세상에 가장 독한 게 사람이란 짐승이다. 뱀이 어떤 동물인지부터 알고서 욕하려거든 욕하기를 바란다. 뱀을 욕하는 것은 서양의 풍습이지 동양의 풍습이 아닌 것 같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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