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98] 한국 축구팀 독일전 승리는 누구의 뺨을 치나?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28 [10:09]  최종편집: ⓒ 자주시보

 

27일 밤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축구팀이 독일을 2대 0으로 이긴 것은 대사변이다. 결국 16강에 진출하지는 못했으나 시합 전에 자신만만하던 독일팀을 누르지 않았는가. 중국에서 나온 수많은 반향을 일일이 전할 수는 없어 일부만 인용한다. 

 

오줌 누고 돌아오니 한국팀이 골 넣었네?! 

독일팀의 전술에 문제가 있고 선수들이 잘 차지 못했다. 

앞의 두 경기에서 한국팀이 반칙을 많이 했지만, 이번 경기는 확실히 잘 싸웠다! 

한국팀의 완강한 투지를 배워야 한다. 한국팀이 할 수 있는 일을 우리도 해낼 수 있다. 

한국팀의 승리는 아시아의 승리다. 

 

독일팀의 탈락으로 연속 몇 차례 월드컵 챔피언이 다음 차례 소조시합에서 도태되는 괴이한 현상이 재연되었고, 이른바 “마의 저주”를 들먹이는 사람들도 있다. 

“마의 저주”야 있던 없던 독일팀은 전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로서 월드컵 전부터 뉴스제조기로 되었다. 고기 얼마얼마, 맥주 얼마얼마, 감자 얼마얼마 등등 먹을거리를 갖고 러시아에 갔다는 기사들이 여러 나라 언론들에 실렸는데, 다른 31개 팀이 무슨 음식을 준비했느냐는 기사는 필자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혹시 필자가 놓쳤을 수도 있다만, 어쨌든 독일팀은 그야말로 특별대우를 받지 않았다. 

1등을 노리고 숱한 음식물을 준비했던 독일팀이 일찌감치 귀국하게 되었으니 채 먹지 못한 걸 어떻게 처리할까? 어떤 중국인은 독일팀이 무거운 감자를 끌고 돌아가게 됐다고 풍자했는데, 그까짓 감자 따위를 구태여 되가져가겠는지 의문이다. 글쎄 고기, 맥주, 감자 등을 러시아에서 마구 버릴 수는 없을 테고, 헐값으로 처리하기도 말째이긴 하겠다만. 

어떤 중국인은 “독일전차”가 거덜 나서 부품들만 널렸다고 놀렸다. 확실히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팀은 명성과 실력에 걸맞는 경기들을 펼치지 못했고, 두 번째 경기만 그나마 괜찮았다. 

6월 17일 밤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첫 경기에서 독일팀이 멕시코에 0대 1로 패한 뒤, 중국에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반향이 나왔다. 이유인즉 모스크바가 독일에 불길한 고장이라는 것. 유럽을 휩쓸면서 무적을 자랑했던 나치스 독일군이 1941년 겨울 모스크바를 침공하다가 점령하지 못하고 참패하여 몰락의 길에 들어섰다고 역사를 푸는 사람들이 적잖았다. 

굳이 따진다면 프랑스도 200여 년 전 모스크바를 공격해 점령까지 했으나 결국 실패하여 도망갔고 나폴레옹이 몰락했다. 허나 이번에 프랑스팀도 모스크바에 갔고 26일 밤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덴마크팀과의 0: 0 경기가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결국 16강에 진출했다. 

나폴레옹 프랑스군의 패배가 프랑스팀의 전적과 결부되지 않았으나, 히틀러 독일군의 패배가 독일팀의 패배와 연결된 건 아무래도 현실 정치와 관계되는 것 같다. 지금 프랑스는 러시아와 사이가 괜찮으나, 독일은 장관이 나서서 러시아의 침략과 팽창을 경계해야 된다는 뜬금없는 소리를 하여 러시아의 강렬한 반발을 자아내는 등 현실적으로 모순이 두드러지니까. 

독일팀의 패배가 월드컵 주최국인 러시아에게는 사실 악재라는 말이 나온다. 독일 축구팬들과 관광객들이 감소될 것만 해도 상당한 손실이고 이러저런 다른 손실도 생겨난단다. 그런 것까지는 필자 같은 사람이 알바가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가장 잘 찬 경기가 끝난 다음, 필자는 한국팀의 승리가 누구의 뺨을 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독일의 대승, 한국의 참패를 예언했던 전문가들과 축구팬들이 얼굴이 화끈하게 됐다. 

다음으로 도박에 돈을 걸었던 사람들이 가슴을 치게 됐다. 

그리고 한국의 최대 일간지라고 자랑해온 모 신문도 망신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한국팀이 멕시코전에서 진 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락커 룸에 찾아가 선수들을 격려한 사실에 대해 유일하게 부정적인 보도와 평가를 했던 게 모 신문이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를 억지로 불러다가 사진을 찍어 쇼를 했다, 남자들이 옷을 벗는 곳에 대통령 부인이 간 게 잘못됐다... 트집도 많이 잡았다. 독일 전에서 한국팀이 졌더라면 모 신문이 그것 보라고 얼마나 기고만장했겠는가! 허나 결과 한국팀은 연패를 그치고 완승을 거두었다. 아무리 사과에 인색한 모 신문이라 하지만, 모 신문사 식구들도 인간인 이상 부끄러움은 느낄 것이요, 모종 방식으로 자신을 달래야 하겠다. 신문사 주위 식당과 술집에서 소주 따위가 평소보다 더 팔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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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우스움 18/06/29 [01:39]
토너먼트 전 이전에 행하는 리그전이 만들어진 해가 1950년이라고 한다. 이해 한국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전부 알 것이다. 독일은 리그전이 만들어진 1950년 이후 단한번도 리그전 탈락을 하지 않았는데 2018년 드디어 깨진 것이다. 시작은 1945년이었지만, 냉전체제가 완전히 굳어진 것은 1950년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간의 냉전체제만이 아니라 세계 냉전을 말함이다. 1950년에 만드러진 리그전 체제에서 독일이 최초로 탈락했으며 그것을 대한민국이 해냈다. 1950년에 현실로 굳어진 냉전체제를 완전히 부술 책임도 대한민국에게 있다는 신의 계시로 나에게는 다가온다. 수정 삭제
222 18/06/29 [10:27]
모 신문사라면 혹시 찌라시인쇄소를 말하는 건가?? 거긴 신문사라고 부르기엔 자질 없는 3류 인쇄소만도 못하고 종업원도 키보드를 고린내나는 발가락으로 더듬더듬 쳐대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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