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06] 월드컵과 안목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7/08 [18:29]  최종편집: ⓒ 자주시보

 

월드컵 4강이 나왔다. 헌데 월드컵이 점점 재미없어진다는 소리가 늘어난다. 소조시합들에서 아프리카 팀들이 탈락했고, 16강이 겨루니 아시아 팀들이 사라졌고, 8강전이 끝나니 남미 팀들이 물러나서 이젠 월드컵이 아니라 유럽컵이 됐다, 개성적인 기술축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후에 팀이 늘어나면 더 볼거리 없겠다.... 

한 축구팬은 자기가 좋아하는 팀들이 다 떨어졌다면서 누굴 좋아하면 누가 망하더라도 울상이 됐다. 그런데 친구들은 자기 보고 남은 팀들 중에서 누굴 좋아하느냐 밝히라고 강요한단다. 다 싫어한다는데도 친구들은 기어이 그 가운데서 누굴 덜 싫어하느냐 말하라고, 그러면 자기들이 그의 견해와 반대되는 팀을 골라 이긴다고 도박 걸겠다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 이변이 많이 터져나와 오랜 축구팬들도 이른바 전문가들도 예측이 틀렸고 도박했던 사람들이 망했다는 소식이 잇달아 나왔다. 6월 말 중국의 사이트와 모바일로 아래의 사진이 유행되었다. 

 

▲    월드컵 관련한 중국식 유머 © 자주시보,중국시민

 

“할아버진 월드컵 예선에서부터 축구도박을 했는데, 축구를 모르는데다가 애국심이 특별히 강했기에 ‘8국 연군’의 팀만 보면 모두 진다에 걸었다. 며칠 전 길에서 마주쳤더니 할아버지는 여전히 예전의 할아버지였으나... 할머니는 벌써 예전의 할머니가 아니었다.”

 

일종 자조 혹은 유머라고 할 수 있는 이 사진과 글을 이해하려면 “8국 연군(八国联军, Eight-Nation Alliance)”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근대 중국에서 최대의 치욕은 1900년 여덟 개 나라의 연합군이 청나라 수도 북경(베이징)을 점령당한 사건이다. 8개 국가는 대영제국, 러시아제국, 아메리카 합중국, 독일제국, 프랑스 공화국, 대일본제국, 이탈리아왕국,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으로서 명의는 거창했으나 병력은 고작 2만 명이었다. 헌데 11만 청나라 군대와 무수한 의화단(义和团) 성원들이 대패하여 수도를 내주고 백성들이 학살을 당했으며 청나라가 거액의 배상을 하게 되었으니, 수천 년 역사상 전례 없는 대사변이었다. 하기에 “중국어로 ”빠궈럔쥔“이라고 부르는 8국 연합군은 역사책에 적혔고 수많은 중국인들의 뇌리에 새겨졌다. 

8국 가운데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은 1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해체되었다. 다른 7개국은 1세기 남짓한 동안 정체와 국체, 영토의 변화를 겪기는 했으나 지금까지 그 계승자들이 분명하다. 

남은 7개국 가운데서 이탈리아와 미국은 예선에서 탈락하여 본선에 들어가지 못했고, 독일은 소조경기에서 탈락했으니 여기에는 한국의 공로가 크며, 일본은 16강에 머물렀다. 8강에 프랑스, 러시아, 잉글랜드가 남았는데, 러시아가 크로아티아와의 승부차기에서 져서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남았다. 러시아가 4강에 올라갔더라면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와 맞붙게 되니 전설 속의 할아버지식 도박 법에 난제를 만들어줄 텐데, 이제는 4강전 도박이 간단해졌다. 프랑스와 벨기에, 영국과 크로아티아의 경기결과에 따라 “8국 연군” 필패라는 전설이 새 유머를 만들어내느냐가 결정된다. 

 

재미로 승부를 예측하는 사람들이나 돈을 걸고 조바심치면서 구경할 사람들이나 선택은 고작 어느 편을 고르느냐이다. 허나 그보다 훨씬 어려운 선택에 부딪친 사람들도 있다. 바로 영국 왕실 성원들과 내각 성원들이다. 지난 3월 영국에서 이른바 러시아 전 스파이 부녀 독살 미수사건이 일어나자 영국 당국은 러시아의 군대급 신경작용제 공격으로 몰아가면서 러시아외교관들을 축출하고 월드컵마저 1936년 히틀러 독일이 주최한 올림픽경기와 비교했으며, 왕실성원들과 내각성원들이 절대로 러시아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잉글랜드 팀이 20여 년 동안 4강에도 올라간 적 없으니까 그런 처사는 근거가 충분해보였다. 그런데 잉글랜드 팀이 8강에 진출하고 다음 적수가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스웨리예 팀으로 확정되면서 영국에 난제가 만들어졌다. 혹시 잉글랜드 팀이 결승전에 들어가더라도 영국 왕실과 내각 성원들이 가지 말아야 하나? 7일 밤 잉글랜드 팀이 졌더라면 문제가 풀렸겠는데, 그만 2: 0으로 이겨 28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며칠 뒤 진행될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전 현장에 영국 왕족과 고관들이 나타나느냐 마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4강 진출로 전국민이 열광하는 판에 가지 않으면 욕을 먹기 십상이고, 가면 “독재자” 푸틴을 반대하는 입장이 흔들리고 체면도 깎인다. 게다가 갔다가 혹시 잉글랜드 팀이 지기나 하면 왕족과 고관들이 더구나 욕사발에 곤욕을 치를 것이다. 

 

축구는 둥글고 잉글랜드 팀이 선전할 수 있음을 예견하지 못했기에 영국 왕족과 고관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한편 6월 30일 러시아부녀 중독사건발생지점과 고작 11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같은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의해 한 쌍의 40대 중반 부부--Dawn Sturgess와 Charlie Rowley가 중독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의해 중독당한 40대 부부     © 자주시보,중국시민

 

새 중독사건의 피해자들 

 

최초에 경찰은 피해자들이 흡입한 코카인이 불순하여 까무러치지 않았나 의심했으나, 러시아 전직 스파이 부녀들이 입원했던 병원에 실려가서 노비촉에 당했음이 밝혀졌고 치료를 받는다 한다. 러시아와 전혀 관계 없는 사람들이어서인지 영국인들의 반향도 어정쩡하다. 내정대신 세이드 자비드는 5일 회의를 소집하고, 현재의 이론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신경작용제 접촉이 우연으로서 저번의 솔즈베리 사건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세상 사람들을 설득시키기는 어려운 소리다. 3~ 4월에는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소련이 개발했고 러시아만 보유, 사용할 수 있다고 떠들었고, 2차 대전 이후 서유럽에서의 첫 신경작용제 공격으로까지 규정했는데, 이제 와서는 그놈의 신경작용제가 우연히 접촉할 수 있는 물건으로 둔갑했다. 

전날에 노비촉을 지나치게 부풀리면서 러시아에 특정시키지 않고 여지를 두었더라면 지금같은 곤경은 피했을 텐데, 영국인들은 푸틴의 재선 저지에 급급하다나니 너무 나갔고 이제 와서 예상외의 후과를 맞이했다. 러시아 설을 계속 주장하기 위해 음모론을 펼쳐 러시아가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관계없는 영국인들을 공격했노라고 우기는 사람들도 나올 법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그렇게 억지를 부리기가 난처하겠다. 게다가 2차례 노비촉 사건에서 피해자들을 다룬 경찰들이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엄청난 허점으로 존재한다. 

월드컵 본선과 월드컵과 간접적인 관계를 갖는 독살미수사건을 대함에서, 영국 왕실과 내각은 심한 근시안을 드러냈다. 멀리 내다보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편할 텐데, 참으로 우습다. 지난해 유럽동맹 탈퇴 결정도 멀리 내다보지 못한 탓에 엄청난 후유증을 만들어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마츠시다 코노스케(1894~ 1989)는 50년 뒤를 내다보고 결정을 내린다고 소문났었다. 세계 과학기술과 제품들의 현황, 그리고 일본 기업들이 오랫동안 새로운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 비춰보면 50년은 신화에 그칠 뿐이다. 

중국에서는 수십 년, 백년을 단위로 장원한 계획을 작성하고 목표를 정하는 게 드문 일이 아니다. 근년에 강조되는 “두 개 100년(两个一百年)” 즉 중국공산당 창립 100돌인 2021년,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100돌인 2049년까지 어떠어떤 일들을 하여 어떠어떤 목표에 이른다는 게 전형적인 사례이고, 기업들도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 어떻게 혁신에 게을리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조선(북한)에서는 근년에 특별히 긴 계획이나 목표를 제시한 적은 없으나, 희천발전소 건설자들이 내건 구호--“천년을 책임지고 만년을 보증하자”는 의미심장하다. 

안목이란 단위가 커야 한다. 보는 범위가 넓어야 하거니와 고려하는 시간단위도 길어야 한다. 눈앞의 문제에만 급급해하는 사람들과 십년, 백년, 천년, 만년을 단위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마주치면 어느 편이 불리할까? 

월드컵과 중미 무역전, 조미 접촉이 겹쳐지고 특히 조선 외무성이 6~ 7일 평양 고위급 회담에서의 미국 측 태도와 입장 문제점들을 지적하여, 일사천리로 내달리던 반도 비핵화 및 조미 관계 정상화 협상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시점에서, 안목 문제는 음미해볼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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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은 구더기 밥 18/07/09 [08:01]
월드컵 예선에도 진출하지 못한 미국 폼페이오의 3차 방북 때도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언급이 없자 조선 외무성 관리들 '핵미사일 실탄발사' 잇단 거론

조선 외무성 부상 최선희는 "최종 대북제재 해제 단계까지 수소탄 장착 ICBM을 쾅쾅 생산해야 한다. 김 국무위원장이 이 전략을 고수하기 바란다. 핵 공격의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는 행동들이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미국을 이끌 것이다. 우리가 마침내 미국을 굴복시키는 데 성공하기를 희망한다. 누구도 우리의 승리에 놀라서는 안 된다. 이 사안은 지금까지 세 분의 조선 지도자를 어렵게 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및 핵실험장을 폐쇄한 것은 실수며, 우리의 동족인 한국과의 관계개선은 미국을 핵 공격할 때 매우 유익하다. 미국 본토를 향한 핵미사일 실탄발사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본 실탄발사의 목적은 미국인에게 핵 참화를 눈앞에서 보여주고 대북제재 해제는 물론 조선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한반도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이번 협상처럼 앞으로의 협상도 지지부진하다면, 나는 곧바로 핵미사일 실탄발사 개시 얘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 개화파 강경화 외교장관은 도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미연합공동훈련 중지는 조선의 거북선과 대포를 신속히 폐기하고 이순신 장군도 빨리 치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것으로 한미 군사동맹이 변한 것은 아니며, 한미일 3국이 조선의 비핵화를 위해 앞으로도 제재를 강화하는데 단결해 나가기로 했다. 조선의 비핵화가 완료되면 조선을 침략해 한반도를 통째로 완전히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미국의 속국으로 갖다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수정 삭제
지잘하네 18/07/14 [04:12]
좋고 싫음이야 어쩔수 없는 것이지만, 적어도 스포츠 게임에 거창한 역사 이야기 덧붙이지 말자. 당신은 스포츠를 정치로 해석하나 ? 응원하면 응원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를 응원하면 다른 나라를 응원하면 되는 것이다. 중국이 4강에 올라갔다 치자. 아시아의 몇개국가나 도대체 중국을 응원할 것 같은가 ? 없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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