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동지를 가슴에 저미며
박금란
기사입력: 2019/09/02 [11: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동지를 가슴에 저미며

                      박금란

 

 

6년 전 만났을 때 입었던

낡은 체크무늬 남방을

지금은 더 닳아진 그 체크무늬 남방을 입고 온

너의 겸손함과 순박함이 잔뜩 배어들어

나의 가슴 듬뿍 적시구나

 

가난에 쪼들리면서도 열정은 더 불타올라

모든 고개고개 넘어가는 너의 모습

바래다주며 돌아오는

모든 사랑이 열려있는 이 길

아련하고 부푼 가슴은

그리움 깊이 솟구치누나

 

갈 길이 멀다고 주저하지 않고

험난하다고 물러서지 않고

옳은 길에 모든 땀방울 뿌리고자

모든 것을 버리고 홀연히 가는 모습

그 아름다움에 내 마음 구비치구나

 

이 세상에 이렇게 소중한 것 있어

반짝반짝 빛나는 조약돌처럼

보이지 않는 곳의 힘으로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한 것

 

거짓된 것들 활개 치는 세상이지만

숨어 피는 꽃처럼

세상을 진실로 바꾸어 놓고자

억세게 싸우는 너의 투지 진실

무겁게 한걸음 걸음 옮기는 너의 발자국 속에서

새 길은 환하게 열려가구나

 

너의 모습 앞에 무엇이 더 아름다우랴

꿈꾸는 세상 바위 같은 신념으로

모든 고난 맞받아 가는

소나무 뿌리 같은 절개로

억센 두 주먹 세월 깊게 설켜든 너의 얼굴 떠올릴 때

작은 내 가슴 바다 같은 믿음이 출렁이구나

네가 있어 새 세상은 기필코 앞당겨지고 말리라는 확신에

행복이 넘치는 날이었구나

 

뼈를 에어내던 백두 혹한의 얼음산등성이 전투에서

뚝뚝 떨어지던 남도의 붉은 동백꽃 그늘에서

찬란한 태양이 솟구친 피의 역사가

우리를 이렇게 낙관에 넘치게

힘차게 만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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