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대선관리 위험하다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7/01/19 [23:04]  최종편집: ⓒ 자주시보

12월 9일, 탄핵안 가결로 박근혜의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었으며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섰습니다. 그로부터 1달여간, 황교안은 사실상 제2의 박근혜 정권을 열고 있습니다.

 

대통령 인사권을 건드리고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는 행정부를 맡아 전반적으로 국정 운영을 관리하는 역할에 그쳐야 합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권한대행이 국가 원수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황교안에 대해서도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 당시 고건 총리의 전례를 따를 것이라 보았습니다.

 

그런데 황교안은 권한대행을 망각했는지 몰라도 마치 자신이 대통령인양 행동해 논란을 야기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권한대행은 국민의 민의로 선출된 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권한을 최소화해서 행사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황교안은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공공기관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 국가경제와 대국민 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그 동안 공석이던 20여곳의 공공기관장 인사권을 적극 행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2월 16일, 그는 신임 한국마사회장에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을, 농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에 오경태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를 임명했습니다. 야당은 이를 두고 “국회와의 협치에는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서 재빠르게 인사권부터 행사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12월 30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 송수근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송수근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박근혜 특검에 소환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는 12월 31일, 송수근이 건전콘텐츠 TF 팀장을 맡으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사업을 정리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송수근 자신은 논란에 대해 전면 부인했습니다.

 

황교안은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의 임기도 2년 연장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되었습니다. 3권분립을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임기를 거론해도 매우 부적절한 상황인데 권한대행이 헌재소장의 임기를 거론한 것입니다.

 

그는 12월 21일, 국회에서 “헌법재판소 소장의 임기는 6년이다. 내년 1월말은 헌법재판관이 된 시점으로부터 6년이다.”라며 헌법재판관의 임기는 끝났지만, 헌재소장의 임기는 남아있을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황교안은 “임기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임기연장의 문제는 헌법재판소 소장이 판단할 일이다.”라고 발언한 것입니다.

 

황교안은 왜 박한철을 아끼는 것인가요? 황교안과 박한철은 사법고시 23기로 사법연수원 동기입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해산사건 당시 법무부장관이던 황교안이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인을 맡고 헌재소장 박한철이 위헌판결로 징보당을 강제해산하며 찰떡공조를 과시하였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에서 최순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졌습니다. 결국 이들은 모두 한통속으로 박근혜 식구였던 것입니다.

 

박근혜스러운 업무보고

 

황교안은 새해가 되자 각 정부부처에 업무보고를 지시해 장관급 22개, 차관급 5개 등 총 27개 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1월 4일, 그는 새해 첫 업무보고를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안보부처로부터 받으면서 “이념갈등, 국론분열을 중단하고 올바른 나라 사랑 분위기를 확산해야 한다.”며 1000만 촛불에게 ‘올바른 나라사랑 분위기’를 충고하였습니다.

 

그는 또한 “올해는 북핵문제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북한은 도발 위협과 평화공세의 반복을 통해 대한민국 흔들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반북대결적 관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아울러 그는 “대선 등 중요행사가 있는 올해 우리 정부와 국민은 합심해 이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북한의 대선개입을 기정사실화하였습니다. 

 

그는 “이념갈등과 국론분열이 계속된다면 선열들이 피땀 흘려 지킨 대한민국의 희망적 내일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마치 1000만 촛불집회가 이념갈등과 국론분열이라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대한민국의 희망적 내일을 무너뜨린 장본인은 1000만 촛불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이며 거기에 부역한 황교안입니다. 1000만 촛불은 핼조선으로 뒤틀린 대한민국을 바로잡으려는 국민들의 정의로운 진출입니다. 황교안이 망쳐놓은 대한민국을 바로잡으려고 일어선 것이 촛불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촛불을 국론분열처럼 여길 수 있을까요?

 

황교안은 이어 미래성장동력 업무보고를 받고 “먼저, 신산업에서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강도 높은 규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사실상 규제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황교안은 국민안전 및 법질서를 주제로 한 업무보고에서는 “올해는 무엇보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헌법가치 부정세력과 안보저해 세력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을 적극 활용한 공안탄압에 집중할 의향을 내비쳤습니다.

 

황교안의 업무보고를 종합하면 반북대결, 공안탄압, 규제완화입니다. 마치도 박근혜를 보는 듯합니다. 국민들께서 “내가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나”라는 자괴감에 빠지실 지경입니다.

 

박근혜 의전을 요구함

 

황교안은 기본적인 행동에서도 권한대행 신분을 망각하고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4일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황교안은 자신에게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을 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논란 끝에 결국은 국회사무처 입법차장이 국회 본청 2층 회전문 안에서 황교안을 마중하였고, 정세균 국회의장도 3층 접견실 앞에서 황교안을 맞이하는 ‘의전’을 했다고 합니다.

 

1월 3일에는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디지털 산업단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구로역 사거리 일대를 7분 넘게 통제해 시민들의 빈축을 샀습니다. 신호 대기가 길어지면서 차량 행렬은 무려 800m까지 이어졌고, 인근 신호등도 멈춰 보행자 수십 명이 황교안 때문에 길을 건너지도 못한 것입니다. 마치 군부독재 시절 박정희, 전두환이 재림했다고 느낄 법합니다.

 

황교안은 1월 4일 오후,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는 매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던 행사였습니다. 대통령이 공석인 상황에서 권한대행은 행정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권한대행은 신년인사회에 불참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권한대행 주제에 거기에 어떻게 대통령인양 앉아있을 수 있습니까. 

 

 

황교안의 과잉의전은 예전부터 논란거리였습니다. 지난 3월에는 국무총리 관용차량이 KTX 서울역 플랫폼까지 진입해 논란이 되었습니다. 11월에도 관용차량이 놀랍게도 시내버스 정류장에 불법정차해 논란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기차 플랫폼에 차량을 진입시키고 버스정류장에 차량을 정차할 수 있습니까? 그야말로 대통령을 능가하는 권위에 찌든 모습입니다.

 

문제적 인물 황교안

 

황교안이 권한대행으로서 온갖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그가 애당초 문제적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두드러기의 일종인 담마진으로 병역을 면제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담마진과 관련한 증거를 내놓지 못했으며 군면제 이후 병원 치료나 약을 복용한 기록도 없습니다.

 

황교안은 1983년 검사로 발령받은 이후 대검 공안 제1과장, 공안 제2부 부장검사를 거치며 전형적인 공안통으로 승진을 거듭해 Mr. 국가보안법이라는 별칭을 얻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삼성이 정치권과 검찰에 뇌물을 주었다는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의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팀의 팀장이었습니다. 당시 황교안은 삼성쪽 인사는 전원 불기소한 반면 엉뚱하게도 관련사실이 들어있는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내용을 폭로한 이상호 기자와 노회찬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해 논란을 낳았습니다. 전형적인 재벌 봐주기 수사였던 것입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013년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황교안이 2002년 삼성떡값 명단에 들어있으며 액수는 500만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경민 의원은 '삼성 특검' 수사 자료를 공개하며 황교안이 2002년부터 2003년까지 1년에 2, 3회, 각 500만 원, 많게는 2000만 원까지 떡값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황교안은 삼성장학생이었던 것인가요? 물론 황교안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황교안은 법무부장관으로 있으면서 검찰의 정당한 수사를 방해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가 한창 이슈가 되었을 때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으나, 법무부장관이던 황교안이 1주일 동안 영장 청구를 막았다고 합니다. 황교안은 국정원 대선개입을 수사하려는 윤석열 부장검사를 대구고검으로 좌천시켰으며 채동욱 검찰총장에게는 최초로 검찰총장 감찰을 지시하며 박근혜의 눈에 들었습니다.

 

▲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향해 송곳 질문을 날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황교안이 발군의 공안실력을 발휘하며 국무총리에 오를 계기를 만든 것은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이었습니다. 법무부장관이던 황교안은 2013년 9월 국회에서 이석기 의원이 지하혁명조직의 총책으로 내란음모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석기의 내란음모 혐의는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에서도 황교안은 “통합진보당의 최고 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강령의 구체적 내용은 현 정권을 타도하고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종북몰이를 시도하였습니다. 심지어 황교안은 “통합진보당의 강령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한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통합진보당의 강령을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이라고 공격하였습니다. 진보당 당원은 물론이고 진보당을 지지했던 10%에 달하는 500만 국민들을 모두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을 추종한 이들이라 공격한 것입니다.

 

황교안은 물러나야

 

무엇보다도 황교안은 박근혜에 의해 법무부장관에 발탁되었고 박근혜에 의해 국무총리에 발탁되었습니다. 황교안이 보호한 세력은 삼성재벌과 원세훈 국정원장, 그리고 박근혜 세력이었습니다. 황교안이 공격한 세력은 이상호 기자와 노회찬 의원,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그리고 1000만 촛불이었습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오른팔로 기능하면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수사를 은폐하였고 세월호 수사에 개입하였으며 통합진보당을 해산시켰습니다.

 

어떻게 이런 인물이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까? 황교안은 또 한 명의 박근혜에 불과합니다. 이대로라면 황교안이 차기 대선을 관리하게 됩니다.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당시 황교안의 대처를 보면 향후 대선이 우려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황교안의 목적 자체가 차기 대선을 관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황교안은 위험한 인물입니다. 황교안 대행체제는 박근혜 탄핵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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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꾼 17/01/20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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