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179] 미인선발보다 어려운 후보선발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2/06 [22: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황교안까지 후보로 거론하는 새누리당     © 자주시보

 

 

미인선발대회 심사위원으로 된 사람이 일이 참 어렵다고 투덜거린다. 친구가 농담조로 묻는다.

 

“대통령을 뽑기보다도 더 어려운가?”
“물론이지. 대선후보야 둘 뿐이지만 여기에는 굉장한 미인들이 열 명 넘거든.”

 

미국산 유머다. 미국에서는 대선에 보통 후보가 둘 나오고 간혹 셋이 나오는 정도다. 각 주에서 제일 앞선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하고, 전국에서 확보한 선거인단수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된다는 간접선거구조 때문에 주마다 지부조직들이 구비된 민주당과 공화당이 100년 이상 2당 대결체제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1992년 대선에서 제3후보로 나선 억만장자 로스 페로가 근 20%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선거인단표는 1장도 얻지 못한 사실은 미국 선거제도의 안정성 혹은 폐쇄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미국과 달리 대통령을 직접선거하는 나라들에서는 후보들이 여럿 나오는 게 상례라 위의 유머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선거를 하다나면 이길 가망이 없는 후보들이 하나둘 떨어져 나가고 또 첫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으면 2차 선거를 한다는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므로 결국에는 둘 가운데서 하나를 뽑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는 위의 유머는 대다수 대통령 직접선거국가들에서도 써먹을 수 있다. 물론 전제는 미인선발대회도 진행하는 국가라는 것이다.

 

한국에는 진, 선, 미라던가 하는 미인들을 뽑는 대회가 있었고(지금도 있는지는 별로 관심하지 않아 잘 모르겠는데) 대통령도 직접 선거한다. 그런데 투표를 1회만 진행하고 제일 앞선 사람이 이긴다는 특이한 구조 때문에 후보들이 막바지까지 와글거리는 기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선거권을 가진 사람들의 선택난이도는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높다.

 

2017년은 워낙 대선년도인데다가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출마를 선포했거나 선포할 조짐을 보이는 정치인들이 일찍부터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 이런 건 그래도 정상적인 현상인데, 새누리당에서는 이렇다 할 후보들이 정해지지 않은 건 현대한국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 아닐까 싶다.

 

이름을 바꾼다 바꾼다 하면서 아직까지 바꾸지 않았고 인명진 비대위 위원장이 설후에 깜짝 놀랄 후보를 내놓을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아직까지 변변한 후보들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 주말에 이번 주에는 근 10명 후보들이 나온다는 예고했는데, 그러면 주5일 근무일에 평균 2명 정도 후보들이 나서야 하고 또 깜짝 놀라리라는 예고에 걸맞으려면 처음부터 뭇사람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어야 한다. 헌데 월요일에는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국회의원이었다.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새누리당 사람들이 근 10명 가운데서 하나를 뽑아 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는 게 미인선발대회의 심사위원노릇을 하기보다도 어려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미인선발대회의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이 모두 예쁘니까 가려내서 떨어트리는 게 가슴아프기에 맘속으로 갈등을 느끼겠는데, 별로 곱지도 않은 정치인들 특히 몇 선 국회의원이니, 대선 출마경력이 있느니, 무슨 벼슬을 했느니 따위 경력을 내세우면서 그럴듯한 공약들을 내거는 사람들 가운데서 하나를 골라내려는 건 불쾌감을 이겨가는 과정이 아닐까? 글쎄 제일 미운 놈부터 떨어뜨리는 방식을 고른다면 너무 어렵지는 않겠다.

 

몇 달 째 드라마를 뺨치는 한국의 정치판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해온 필자는 새누리당의 깜짝 놀랄 후보를 설전부터 기대해왔는데, 이제 와서는 어쩐지 실망이 예감된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기준으로 깜짝 놀랄 수준에 그치지 않을까 싶어서...

 


광고

트위터 페이스북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