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263] 한국식 정치의 말장난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6/04 [14:5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상조 청문회     © 자주시보

 

요즘 한국과 관련하여 중국에서 화제로 된 건 한국군의 사드추가반입 보고누락논란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배치 변경 없다는 발언이다. 갖은 반향들이 나왔다. 대선 과정의 주장에서 분명히 물러섰다, 반달 남짓이 말장난하다가 이제야 본심을 드러냈다, 믿을 수 없는 정객이다, 한국은 역시 식민지다, 문재인은 워낙 사드에 관해 말을 여러 번 바꿨다, 아직도 문재인 정부가 사드배치를 철회하리라고 믿는 일부 중국인들이 황당하다....

 

알기 쉬운 사드나 문재인 발언과 달리, 국무총리와 장관 인준문제에서 일어나는 논란들은 중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워서인지 별로 거들어지지 않는다. 이낙연 후보자가 진통 끝에 국무총리로 되니 언론들이 한국 새 총리가 나왔다고 소식을 전하는 정도고 네티즌들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한국을 꽤 잘 안다고 알려진 필자도 위장전입이 왜 문제로 되는지 잘 모르는 터이니, 다른 사람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새 주에 장관급 인사가 여러 건 국회에서 논의된다 한다. 김상조 공동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지명 직후부터 말썽이 일어나더니, 자유한국당은 김상조 임명을 강행하면 여야 협치 끝이라고 선포했단다.

 

생각을 좀 해보았다.
40여 년 전 유신정권이 “새마을운동”을 벌이면서 5천년 가난을 없애자고 운운했다 한다. 당시 미국이나 유럽의 공업국들과 비교하면서 가난과 낙후함을 절감한 한국인들이 있었을 건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의 부유함은 역사가 짧고 고작 수십 년 전 1930년대에 경제대공황으로 숱한 사람들이 가난에 쪼들린 경력이 있다. 그리고 유럽 많은 나라들이 19세기에 가난해서 숱한 사람들이 살길을 찾아 미국으로 이민한 것도 엄연한 역사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그런 나라들이 결코 **년 가난을 일소하자는 구호를 내건 적 없다. 되돌아와 우리 민족의 수천 년 역사를 보더라도 왕실, 귀족, 부자들은 호화롭고 사치한 생활을 했으니 가난과는 거리가 멀었다. 때문에 “5천년 가난”이란 당시의 현실정치를 위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다. 헌데 그놈의 말장난이 먹혀들었고 지금까지도 박정희 하면 수천 년 가난을 없애고 보릿고개를 없앤 지도자라면서 광신하는 무리들이 있으니 기막힐 따름이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공사를 벌일 때 내건 구호인 “4대강 살리기”도 필자보기에는 웃겼다. 4대강이 죽었다거나 죽어간다는 걸 증명하면 “살리기”라는 말이 어울리겠는데, 당시 그 어떤 환경보호기준으로 보더라도 4대강은 멀쩡했다. 오히려 이제 와서 4대강에 녹조가 뒤덮이고 고인 물이 똥물수준이라는 평가들이 나오니 “되살리기”를 해야 할 판이다. “4대강 살리기”는 말 같지 않은 말장난이었건만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토건사업자 출신의 대통령이 밀어붙이니 “4대강 사업”은 강행되었고 한때는 태국에서 본보기로 삼아 배우려 한다는  따위 낯간지러운 찬사들도 언론들에 버젓이 나타났다.

죽지도 않은 강을 살리겠다고 우기던 게 새누리당이었으니까, 그 후신인 자유한국당이 시작한 적도 없는 협치를 끝낸다고 떠드는 건 제 버릇을 드러낸 자연스러운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가장 자연스러운 결과는 기본적인 논리를 무시하는 정당과 정객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 정치의 정상화를 단기일 내에 바라기는 어렵다만 일단 기대는 버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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