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철조망 안에 피운 꽃
조광태 시인
기사입력: 2017/06/17 [01: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휴전선 철조망 안의 새, 새는 자유롭게 철조망을 오가지만 분단된 민족은 그 안에 갇혀 피울음 운다.

 

 

철조망 안에 피운 꽃 

                                조광태

  

바람에 흔들리는구나

곧추세운 꽃대가 가냘퍼도

이름 없이 피고 지는 너는

하필이면 철조망 너머더냐

너희는 섬뜩한 가시철조망 속에서

무슨 배짱으로 꽃을 피웠는지

언제부터 거기서 꽃을 피우고 살았는지

팽팽한 긴장 흔들어 놓는 너희 때문에

삭막한 휴전선에 꽃향기 가득하다

그래도 너희는 바람 따라 흘러가서

철조망 너머 꽃을 피우며 북녘 땅으로 옮겨가지만

우린 봄이 와도 바람결에 날려 갈 수 없고

고향 땅에 그리운 마음 전할 수 없어

가슴 속에 그리움만 더듬으며

북녘 땅을 향하지만 철조망 너머 너는

똑같은 비를 맞고 똑같은 햇살 아래 있지만

나는 너희도 철조망 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은 버릴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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