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296] 문재인정부가 꼭 알아야할 북의 '공격외교'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7/19 [22: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지난 3월 말에 발표한 정문일침 216편의 제목은 “흥정을 하지 않는 북 외교”(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2746)였다. 말레이시아 공항사건을 놓고 벌어진 줄다리기가 결국 조선(북한)의 의도대로 마무리한데 대해 조선 외교의 특징을 “원칙에서 양보를 하지 않는다, 최종선을 먼저 공개하고 담판을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6월 중순에 발표한 정문일침 270편 “북 “외교신서물강탈행위”로 보는 30여년 전 미국의 외교행낭절취사건“(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4143)은 6월 16일 미국 뉴욕 케네디공항에서 벌어진 조선외교행낭사건을 화두로 삼아, 1986년 11년 6일  미국 휴스턴 공항에서 벌어진 중국 외교행낭절취사건을 소개한 다음 이렇게 글을 마무리했다.

 

[31년 전에는 CCTV가 없었으니 미국인들이 아닌 보살하면서 발뺌할 여지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나 몰라라 하고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조선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은 전쟁위협에 맞설 때의 조선인민군의 강경대응에 비기면 아주 부드러운 편이고 외교적 예절을 따진 셈이다.  

“미국은 이번에 감행된 주권침해행위에 대하여 우리측에 설명하고 정부적으로 공식 사죄해야 한다.
미국이 우리의 이 정당한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앞으로 차례질 후과에 대하여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것이다.” 

미국의 대응방식은 필자가 예상할 수 있으나 스포일러로 독자들의 재미를 빼앗지 않기 위해 굳이 거들지 않는다.]

 

그 뒤 조선사람들이 빈 손으로 귀국했다는 따위 소식들이 전해졌으나 결코 그렇게 끝나지 않음을 필자는 짐작했다. 과연 유엔에 상정되었다는 기사가 나온데 이어 결국 7월 18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미국이 “외교신서물강탈사건”에 대하여 사죄하고 신서물을 반환했다고 밝혔다. 그에 의하면

 

[미국무성은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보안관계자들이 오유를 범하였다고 인정하였으며 미국내안보가 매우 불안정하고 보안관계자들의 신경이 지나치게 예민해진데로부터 이러한 잘못을 저질렀다는데 대하여 리해하여줄것을 희망한다고 하면서 미국정부의 이름으로 공식사죄하였다.
이와 함께 신서물을 우리측에 전부 반환하였다.]

 

조선이 미리 선포한 최종선대로 일이 끝났다. 양보나 타협을 외교의 근본으로 간주하면서 적당한 타결을 외교관능력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서양식 외교에 물젖은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거니와 조선과의 외교가 확실히 “흥정할 재미”가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조선에서는 자기 식 외교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외교를 오래 담당했던 허담의 회고를 젖혀놓고, 장편소설 《력사의 대하》(정기종 지음, 문학예술종합출판사 1997년 4월)에서 한 대목을 보기로 하자. 1993년 제1차 북핵위기를 다룬 이 소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작가 정기종을 도와(조선식으로는 “지도”?) 완성한 작품이라는데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한다. 여기서는 외교부 제1부부장 문선규(원형은 강석주)가 국제원자력기구총국장 한스 블릭스와 1991년 비엔나에서 만나는 대목을 인용한다. 61~64쪽에 걸치는 내용인데, 중점은 뒷부분에 있음을 미리 귀띔한다.

  

▲ 북의 장편소설 '력사의 대하' 표지     © 자주시보, 중국시민

 

자리에 앉자 문선규는 기구총국장이 입을 열기전에 먼저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번에 우리에 대한 기구의 부당한 압력에 엄중히 항의하려고 왔습니다.》
《?!…》
한스 블릭스는 대번에 어리둥절해졌다. 그들은 아직 의례적인 인사말도 미처 나누지 못했던것이다. 그것은 외교관례상 류례가 드문 일이였다.
《기구는 어째서 우리에게 차별적인 협정문을 보냈습니까. 그리고 거기에 수표하라고 계속 압력을 가하는것은 무엇때문입니까?》
《아, 가만가만… 이거 너무 급작스러워서… 좀…》
한스 블릭스는 재빨리 생각을 굴리는것 같았다. 그는 문선규의 이 단도직입적인 공격에 어떻게 대처할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했던것이다. 그러나 곧 그의 얼굴에 느슨한 미소가 떠올랐다. 오히려 그편이 더 낫지 않을가 하고 생각하였을것이다. 판에 박은 서두의 인사치례야 무슨 대수겠는가. 그가 강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정정당당한 사람이라면 지루하고 듣기 거북한 긴 설명이 필요되지 않는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흔히 직방 본론에 들어가는 법이다.
《좋습니다. 아주 흥미있습니다.》하고 그는 재빠른 말씨로 말했다. 《어서 말씀하십시오. 시작이 마음에 듭니다.》
문선규는 여전히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의 립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우리 조약국장이 와서 상세히 밝혔습니다. 그때 우리 조약국장이 기구와의 협상에서 담보협정체결을 위한 조건과 환경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까.》
《예, 생각납니다. 조건과 환경문제!…》
《그런데 어떻게 되여 기구는 우리에게 차별적인 협정문을 보냈습니까. 우리가 국제법규들에 무식하고 자기의 존엄도 지킬줄 모르는 숙맥으로 알았습니까?》
그가 말한 차별적인 협정문이란 핵전파방지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들에나 적용되는 문건으로서 핵시설과 설비들까지 다 통제할것을 목적한것이였다. 조약가입국들은 핵물질에 대한 사찰만 받게 되여있었으므로 문선규는 그에 대해 강하게 추궁한것이였다.
한스 블릭스는 장대한 체구를 움쭉거리며 연방 두손을 쩍 벌려보이군 했다.
《그것은 정말 우연적인 실수였습니다. 정말입니다!》
그의 이 말에 문선규는 랭소를 띄웠다.
《실수라구요? 아니 그것은 의도적인것이였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우리를 중떠보려는 시도라고밖에 달리는 볼수 없었습니다.》
《아아 이런!…》하고 그는 바빠맞아서 얼굴이 벌개졌다. 《실수 했습니다. 실수! 우리 일군들의 잘못으로 그렇게 되였던것입니다. 나는 귀국에서 항의해올 때까지 그것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늦게나마 귀국정부에 사죄편지도 보내지 않았습니까. 외교부장 앞으로 보낸 그 편지말입니다. 받아보셨지요?… 그래 그것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니 그것만으로는 안됩니다.》
문선규가 딱딱하게 잘라말하자 한스 블륵스는 또 두팔을 쩍 벌려 보였다.
《그밖에 또 무엇이 있어야 합니까. 도대체 어떤 담보가 또 있어야 하는가 말입니다.》
그리하여 문선규는 때를 놓치지 않고 들이대였다. 담보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남조선에서 핵무기를 철수하고 우리에 대한 핵위협을 제거하는것이다. 우리가 조약에 가입한것도 바로 그때문이다. 그런데 기구는 계속 담보협정에 서명할것만 강박하고 있다. 기구는 이제라도 우리에게 압력을 가할것이 아니라 미국의 핵위협을 제거하는데 도와줘야 할것이다. 미국을 심판석에 끌어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러자 한스 블릭스의 굳어졌던 얼굴이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결국 날카로운 공격의 창끝이 자기들에게가 아니라 미국에 향해진것을 알고 통쾌하하는 듯했다.
《아, 아, 알만합니다. 아주 좋습니다. 귀국정부의 의사를 솔직하게 말해주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어 그는 소리없이 웃으며 슬쩍 이렇게 물었다.
《귀국의 외교관들은 다 그렇게 직통배기입니까?》
《왜, 그것이 마음에 안듭니까?》
《아,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솔직하고 아주 명백한게… 대단히 좋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떤 외교라고 하면 좋겠는지…》
문선규는 소리내여 웃고 말았다.
흔히 사람들은 어느 한 나라의 외교를 특징지을 때 그 나라의 저명한 외교관들의 이름 및 그 셩격적 특질과 결부시키군 했다. 례하면 딸레라에 의한 프랑스식 웅변과 설득외교, 비스마르크식 독일의 철의 외교, 처칠식 영국의 타산외교, 마쯔오까식 일본의 간계외교, 몰로또브식 이전 쏘련의 침묵의 고압외교… 하다면 우리 당의 자주외교는 무엇으로 특징지을수 있는가?… 두말할것 없이 그것은 경애하는 김정일***의 지략과 담력에 시원을 둔 맞받아나가는 공격외교이다.
물론 이것은 문선규의 마음속 생각일 따름이였다. 그는 느슨한 미소를 띠우고 있는 한스 블릭스를 눈여겨보며 공격을 늦추지 않고 계속하였다.
우리는 기구가 공정성과 진리성의 원칙을 철저히 견지하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서있다. 기구가 발을 헛디디면 만회할수 없는 후과를 초래할수 있다.
한스 블륵스가 물었다.
《발을 헛디딘다는 당신의 표현을 어떻게 리해하면 좋을지?》
문선규는 그것이 미국에 편승하여 그의 꼭두각시가 되는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아 그럴리야!》하고 한스 블릭스는 재빨리 말했다. 《기구는 그 어떤 특정한 나라의 부속물이 아니니 절대 안심하십시오. 구약성서의 《시편》에 이런 시구절이 있지요. 《예루살렘이여, 내 만약 그대를 잊는다면 내 손을 짓조겨 주사이다》 나는 그것을 《공정성이여, 내 만약 그것을 잊는다면 내 손을 짓조겨 주사이다 이렇게 바꾸어 말하고 싶습니다.》

 

 

보다시피 소설 속의 문선규는 탈레랑식 프랑스의 웅변과 설득외교, 비스마르크식 독일의 철의 외교, 처칠식 영국의 타산외교, 마츠오카식 일본의 간계외교, 몰로토브식 이전 쏘련의 침묵의 고압외교 등에 이어 조선노동당의 “자주외교”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략과 담력에 시원을 둔 맞받아나가는 공격외교”라고 특징 짓는다. 비록 그 뒤에 “물론 이것은 문선규의 마음속 생각일 따름이였다.”라고 부언했지만, 이런 소설이 조선에서 심의를 거쳐 출판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높이 평가했다는 것은 김정일식 공격외교라는 주장을 조선사람들이 인정함을 말해준다.

 

소설 출판 뒤 20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보더라도 조선의 외교는 흥정이 없는 공격식 외교임이 분명하다. 외부세력들이 조선에 대한 판단에서 늘 오류를 범하는 건 바로 이런 특징을 모르거나 좀 알면서도 무시한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도 남북의 교류를 외교에 분류시킬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만, 한국이 대북관계처리에서 유치한 오류를 거듭하는 것도 흥정 없는 외교를 무시해서이다. 천안함 사건에 관해 “북이 보기에는 사과가 아니지만 남이 보기에는 사과인 사과”를 해달라고 청들었다는 그 유명한 일화도 남북관계를 흥정의 대상으로 간주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 남녘으로 끌려온 북 12명의 여성들     ©자주시보

 

문재인 정부가 군사회담, 적십자회담을 하자고 조선에 제의하니 조선은 아직 반향을 보이지 않았는데, 중국은 대화를 찬성하고, 미국과 일본은 반대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제일 좋은 전쟁보다는 낫다”는 말을 빌어쓰면 “아무리 시시한 대화라도 제일 좋은 전쟁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의미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화제의는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런데 조선이 고맙수다 하고 제꺽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면 백일몽이다. 조선은 김련희 씨와 12명 식당여종업원문제를 내놓은지 오랜데, 남이 그것을 해결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회담이나 하자고 한대서 북이 접수하겠는가?

 

조선이 이제 어떻게 나올지는 한낱 평민인 필자가 단언할 수 없다만, 12명 여성종업원들이 적어도 판문점에 나가서 식솔들과 만나기 전에는 남북관계가 극적인 전환을 가져올 것 같지 않다. 필자의 예언이 맞느냐 틀리냐는 두고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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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 17/07/20 [08:56]
우린 흔히 어떤 나라,지도자를 예측불능하다고 욕하나 가만보면 우리도.. 전 지도자가 한 대외약속(예:6.15, 10.4선언)을 후임되는자는 아니라고 뒤엎어버리는 부시,맹박,그네같은 자를 어케 믿나? 허나 국민신뢰,지지없는 지도자도 지도자다. 파리똥도 ㄸ이니깐..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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