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04] "흥남철수"글의 오류를 하나 시정하면서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8/02 [09:2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시베고르호의 함포사격 흥남철수 작전     © 국가기록원



"통일문화 가꿔가기" 11편 "흥남철수‘, 뻥튀기가 오래 갈 수 있을까?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4823)에서 미국인 죠세프 고든이 《KOREA The Untold Story of the War》(1982)라는 책에서 그린 흥남철수를 인용했는데, 앞과 뒤에서 흥남을 이야기하다가 급작스레 이런 대목이 나온다. 

 

“서울지역에서 한국군의 사형집행대는 700여명의 북한협조혐의자들을 죽였다. 서방 신부가 많은 처결이 제판을 거치지 않았다고 항의했으나, 군사지휘관은 총살이 교수형보다 ‘더 편리하다’고, 제지할 타산이 없다고 대답했다.“

 

필자는 중국 해방군출판사가 1990년 6월에 발행한 중국어 역본 《朝鲜战争——未透露的内情》467~ 468쪽에 근거해 중역하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으나 중문판에 “汉城地区(한성지역)"이라고 분명히 찍혔기에 일단 그대로 옮겼다. 중국에서는 백년 쯤 서울을 ”“汉城”이라고 표기했기에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없었다.

 

주말을 보내고 여유로워진 다음 다시 음미해보니 중국어번역과정에서 생겨난 오류였다. 흥남철수와 연결되는 한국군의 마구잡이 처형이라면 함흥지역에서 일어났을 게 아닌가. 함흥은 영어로 “Hamhung”이라고 표기하는데, 그대로 보고 읽으면 “햄헝”쯤 된다. 함흥의 중국어발음은 “섄씽(咸兴, 咸興)”과는 아무런 유사점이 없다. 그러니까 어느 데설궂은 중국어 역자가 잘 알려진 서울- “汉城(발음은 한청)”이라고 여겨서 옮긴 모양이다.

 

약간 구차스러운 변명이지만, 인용문에서의 “서울지역”은 필자가 영어원본을 보았더라면 범하지 않을 오류다. 좀 더 세심했더라면 “함흥지역”이라고 바로잡아서 옮기고 뒤에 설명을 달았을 텐데, 의문을 가지면서도 진지하게 따져보지 않았다. 두고두고 새겨둘 교훈이다. 이제라도 바로잡으니 마음이 놓인다.

 

통일문화 가꿔가기 11편에서 필자는 흥남철수와 관련되는 자료들을 두루 소개한 다음 이렇게 썼다.

 

“누군가 “흥남철수”를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든다면 한국군의 공포사격, 미군의 대규모 파괴 등을 넣어야 객관성이 충분히 보장된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함흥지역에서의 한국군의 무재판학살 혹은 양민학살도 반영해야만 영화나 드라마가 객관성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

 

1950년 가을- 말의 반도 북반부에서 일어난 학살사건 하면, 조선(북한)에서 제일 많이 거드는 게 황해도 신천에서의 대학살이고 다른 지역들에서의 학살들도 규모는 신천의 시설만큼 크지 않으나 시설들이 세워졌고 주민교양에 쓰인다. 단 함흥지역에서의 학살은 필자가 자료를 본 기억이 없고 함흥시에 기념시설이 있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당시 함경남도와 강원도 사람들이 함흥일대에 몰렸던 걸 감안하면 사망자들의 신원을 밝히기도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흥남철수와 함흥지역에서의 미군점령기 상황에 대해서는 이제 더 자료들을 찾아볼 작정이다.

 

함흥과 서울이 우리말로는 전혀 다르지만, 영어와 중국어를 거치다나니 엉뚱한 오류가 생겨났다. 결국에는 표기문제다. 앞에서 거들었듯이 서울의 중국어표기는 오랫동안 “汉城”이었다가 2005년에 한국에서 응모를 거쳐 “首尔(중국어발음으로는 써우얼)"로 표기했다.
중국에서는 별 의견 없이 새 표기를 받아들였는데, 지금까지도 어떤 중국인들은 한국이 2005년에 수도이름을 “한성(汉城)”에서 ”서울“로 바꾸었다고 잘못 안다. 사실 우리말로는 ”서울“이라고 부른지 오래다는 걸 모르는 중국인들이 아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

 

한국에서 서울의 중국어표기를 바꾼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이 중국어로 발행하는 잡지들에서도 서울을 “首尔”이라고 바꾸어 표기하다가 한동안 지나  “汉城”으로 되돌렸다. 또 한동안 지나 “首尔”을 쓴다. 예컨대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을 “近卫首尔柳京守第105坦克师“라고 옮긴다.

 

중국어로 된 《朝鲜(조선)》, 《今日朝鲜(오늘의 조선)》같은 잡지들이야 중국인들을 상대로 발행하는데 아무래도 중국인들이 널리 받아들인 표기를 따르는 게 편하겠다, 적어도 선전에 불리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 같다. 아마도 조선사람들은 이렇게 판단한 모양이다. 조선의 중국어잡지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선중앙통신사의 보도들을 보면 알 수 있으니, 서울을 “首尔”로 표기한다.

 

반도의 분단이래 남북 지명들이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기회가 있으면 통일문화 가꿔가기에서 한 번 다루려 한다. 북의 새 지명 알기도 통일로 가는 작은 걸음이 아니겠는가.

 


트위터 페이스북
 
광고
 
중국시민 님에게 정상인 17/08/03 [01:31] 수정 삭제
  흥남철수 때 흥남항파괴를 수록한 동영상자료가 인터넷에 있습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