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교육공약 이행 포퓰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8/08 [17:3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후보시절 공약을 소개하는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교사임용 요구에 문재인 정부에서 관련 논의를 심화시킬 기구를 구성하기로 발표하자 보수적인 교총 등의 단체에서 이는 임용제도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며 결사 반대입장을 피력하고 교대생들이 시위에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나 각 시, 도 진보개혁적인 교육감들이 이를 예상치 못했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알고서도 추진 중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미 방향을 잡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기간제 교사들의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3수, 4수 해가며 죽어라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긴 것이 되기 때문에 반발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실제 올 임용고사 합격생 수를 대폭 줄였는데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아니었는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건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자리를 빼앗아 기간제 교사 임용시켜 주는 것으로 포퓰리즘보다 더 좋지 않은 꼼수 공약이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수많은 사범대생들과 부모들은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으며 교사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임용고사는 국가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국가고시이다. 누구든 이 고시를 통과해야만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이기에 함부로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 되며 그 권위를 훼손해서도 안 된다. 예외를 두더라도 교육자의 자질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전문성을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공교육 부실 원인 중 하나가 교사의 자질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물론 기간제 교사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현 일부 교사가 여학생들 성추행했다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문제만 봐도 교사자질을 검증할 제도적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기간제 교사들에게 임용시 일정한 가점을 주는 것은 납득할 수도 있겠지만 특정기간 기간제 교사를 했다고 교사 임용을 시켜주는 것은 교사의 자질과 권위는 물론 형평성만 놓고 봐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전 기간제 교사들이 나도 교사하고 싶다고 나서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후 감당 못할 논란들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약을 이행한다고 해도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제도나 건설, 상품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엔 다시 바로 잡으면 되지만 교육은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다. 다시 바로잡거나 피해를 치유할 길이 없다.

 

아무리 공약이었다고 해도 다시 현장 교사들의 의견도 충분히 듣고 학생 학부모 의견까지 종합한 후에 신중히 결정해도 쉽지 않은 분야가 교육이다. 문재인 정부나 진보개혁적 교육감들의 교육정책에 대해 일선 교사들이 공약이행차원에서 탁상에서 만든 현실성 없는 정책을 자꾸 내려먹여 일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점을 문재인 정부과 진보개혁교육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방과후수업이다. 현재 방과후수업의 교육내용과 강사섭외, 평가와 보고서 작성 이 모든 일은 교사들이 하고 있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반당 학생수를 줄여주고 잡무를 없애주어야 하는데 진보개혁적인 교육부가 들어서면 보고서 쓸 일만 더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북구에서는 그래서 방과후수업을 지자체가 책임을 지고 운영하고 학교는 장소만 빌려주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 만족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강북구청장도 진보개혁적인 인물인데 왜 이런 제도에 대한 정보교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의문이다.

 

1학급 2담임제도 공약이행 차원에서 빨리만 도입하려고 하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것이 자명하다. 이건 두 교사의 교육철학이 충돌하면 학생들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 역할분담을 잘 해야한다. 유럽 등에서는 주 담임은 1인인데 보조 교사가 틱, 과잉행동, 주의력결핍 학생들을 특별히 돌보는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게 1교실 2담임제라고 한다. 이런 학생이 많지 않다면 불필요할 수 있다. 

대신 반당 학생 수를 줄여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면 강의실을 늘려야 할 문제 등이 있는데 머리를 쓰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는 북유럽 교육에도 명암이 있어 주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지만 우리나라 보수-개혁 모두가 북유럽 교육제도가 제일 좋다고 박수를 치고 있는데 그 북유럽의 경우 교육정책을 하나 도입하려면 30-40년씩 걸리기도 한다. 아예 법으로 교육정책은 독자적으로 수립하게 해 두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소규모 시범적용도 충분히 해 본 후 문제가 없을 때 도입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공약에서 제시한 것이라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으니 교육에 대한 기본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른 분야 비정규직 문제는 서둘러 처리하더라도 교육분야는 충분히 검토를 해야할 것이다.

 

나아가 환경분야도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에너지 문제도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이다. 특히 화석연료가 거의 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그렇다. 아무리 공약이었다고 해도 이렇게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는 다시 원점에서 신중히 검토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런다고 어떤 국민이 공약 이행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겠는가. 학계와 전문가 국민들과 활발히 논의를 진행하면 좀 늦어지더라도 국민들은 더욱 안심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행!, 서두를 것이 있고 신중할 것이 있다. 특히 해당 주체와 국민들과 충분한 논의를 반드시 거쳐서 진행해야 낭패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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