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11] 박 대장 갑질사건, 중국에서는 상상 못 해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8/09 [00:2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박찬주 대장 가족들이 공관병을 노예부리듯 했다는 언론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 부부가 공관병들을 들볶은 갑질사건이 드러난 다음에도 “아들 같아서” 그랬다는 변명을 늘여놓는 바람에 점점 더 공분을 일으킨다. 대장 자격이 없다는 네티즌들의 반향은 소련의 지도자였던 스탈린의 이야기를 연상시켰다. 

 

독일에 쳐들어갔던 소련군의 상장 하나가 전쟁이 끝난 다음 현지 물품들을 챙겨서 귀국하다가 소련 세관에 압류되었다. 그는 스탈린을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고 물품을 돌려주도록 세관에 지시해달라고 청구했다. 

 

스탈린은 대뜸 응낙하더니 종이에 글을 써서 내주었다. 좋아라고 종이를 받아쥔 상장은 “압류물품들을 이 상좌동지에게 내주시오. 스탈린”이라는 내용을 읽어보고는 조심스레 말했다. 

“잘못 쓰신 것 같습니다. 저의 계급은 상장인데요,” 

“잘못 쓰지 않았네.” 

 

소련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스탈린은 물론 군인의 계급을 올리거나 내릴 권한이 있었다. 단 위의 이야기는 실화인지 유머인지 가릴 수 없다. 한국 일부 네티즌들은 사이버에서 “박찬주 이등병”을 운운하면서 군사계급을 팍 떨어뜨리니,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이른바 “독재자”들보다도 더 한 권력을 누린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의 현실에서는 8명밖에 없는 한국군의 최고계급인 대장이 문제를 만들었으므로 조사도 처벌도 껄끄럽다는데... 

 

소련에서는 군인의 최고계급이 소련원수였고 그밖에 공군원수, 해군원수, 포병원수 등 원수들이 있으며 그 아래에 이런 대장, 저런 대장들이 있었기에 상장은 등급으로 치면 세 번째나 네 번째 쯤 되었다. 

그와 달리 지금 중국에서는 상장이 최고계급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이 1955년에 군사칭호제도를 실시할 때에는 원수, 대장, 상장, 중장, 소장, 대좌, 상좌... 이런 식이었다가 10년 뒤 취소했고, 1988년에 다시 군사칭호제도를 실시하면서 평화시기의 최고계급을 상장으로 제한했다. 다시 말해 전쟁이 일어나서 누군가 큰 공로를 세우면 대장이나 그보다 높은 군사칭호를 받을 가능성은 존재한다만, 근 30년 동안은 상장이 최고였다. 

 

그렇다 해서 중국에서는 남의 군대 계급을 거들면서 괄호 뒤에 설명을 붙이는 법이 없다. 예컨대 “상장(우리 군의 중장에 해당)”이라고 하지 않는다. 외국군의 누가 대장이면 대장, 원수면 원수 그대로 표기하고, 교류에서 직무를 보다 중요시한다. 예를 들어 국방부장 대 국방부 장관 등. 

수십 만 한국군에서 8명뿐인 대장(그것도 이제 7명으로 줄인다는데)이 되자면 수십 년 동안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 처벌을 받지 말아야 하는 외에도 여러 가지로 어려워 하늘의 별 따듯 하기에 “운삼복칠(運三福七)”이라는 말이 있다 한다. 중국군에는 상장 자리가 한국군의 대장보다 더 많지만 군대 규모가 2배 이상 크기에 경쟁 또한 여간 치열하지 않다. 류사오치(刘少奇, 유소기) 전 국가주석의 아들 류위안(刘源, 류원)이 상장급이 맡는 총후근부의 정치위원으로서 군대내부의 반부패운동에서 활약하다가 퇴역한 다음 모교에 상장 군복을 증정해 보관시키면서 학생교육에 써달라고 부탁한 일은 상장의 위상을 어느 정도 말해준다. 

 

중국군의 상장이 현실에서 갖는 권력은 한국군의 대장보다 더 크면 더 컸지 작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면 처벌이 한국군보다 더 쉽게 이뤄지고 더 가혹하다. 일단 신고내용이 일부 확인되어 당내 조사가 시작되면 규정된 시간과 규정된 지점에서 문제를 밝히게 하는 “쐉구이(双规, 쌍규)”조치가 취해지고, 그 조사결과에 따라 당내 처분으로 끝나느냐, 직무를 박탈하느냐, 형사처벌에 넘어가느냐가 정해진다. 중국에서 일정한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이 굉장히 무서워하는 건 “쐉카이(双开, 쌍개)”로서 중국공산당 당원적을 취소하고 직무를 해제한다는 의미다. 중국어로 “카이추(开除)”가 다중의미를 갖기에 이런 말이 생겨났다. 처벌이 직무를 낮추는 데 그친다면 이후에 재기할 가망이 남아있으나 당적과 공직을 다 잃으면 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당내나 당외에서의 신고제도는 예전부터 잘 굴러갔기에 박찬주 대장 건처럼 공관에 갇힌 상태의 공관병들이 최고계급자 앞에서 어쩔 수 없어 퇴역한 뒤에야 뒤늦게 신고하는 등 현상은 적다 한다. 오히려 누군가 잘 나가면 신고가 너무 많아서 문제란다. 

 

▲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런 적폐가 사회 모든 분야에 만연해있었다. 고발을 해도 고발자만 다치기 때문에  고발할 엄두를 못냈다. 이제 문재인 정부들의 국민들이 용기를 내어 적폐청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지난 3월 한국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이 이뤄진 다음 박 전 대통령이 두어 주일 청와대에서 버텼는데 한국 법으로 재촉할 수도 강제 이사시킬 수도 없었던 현상이 한국 제도의 허점을 드러냈고, 필자는 그 일이 제도보완의 게기로 되기를 바란다는 요지로 글을 썼었다. 이번에는 한국군이 대장의 갑질을 제때에 밝히지도 시정하지도 못했고 처벌도 여러 모로 어려움이 많다는 문제점들을 드러냈는데, 역시 폭로가 제도보완의 계기로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팔을 걷고 나선 정치인들이 있으니 대충 넘어가지는 않을 듯 하다.헌데 박찬주 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의 육사 동기여서 문재인 정부가 별 것 아닌 일을 갖고 그를 깐다고 의심하거나 무턱대고 박찬주를 변호하는 일부 보수 정치인들의 발언은 아무런 영양가도 없다. 뭔가 효과를 만든다면 이후에 더욱 한심한 일들이 터져서 국제적인 웃음거리로 되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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