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18] 중국이 북에 쌀 1100만t을 수출했다고?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8/19 [02: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8월 18일  'ㄱ'일간지 보도    © 자주시보

 

한국 영화나 드라마나 보면서 한국을 알게 된 사람들에게는 한국 일부 기자들이 “기레기”소리를 듣는 게 놀랍겠지만, 한글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 

8월 18일 모 일간지가 “중국, 對北 식량 수출 급증… 北 경제 회복 징후?”라는 기사를 발표했다. 열거된 수치들을 보다가 필자는 그만 폭소를 터뜨렸다. 한 단락 인용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를 인용, “지난 2분기 약 30가지 식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 2분기 중국은 북한으로 1만2724t의 옥수수를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수출량 400t의 32배나 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바나나 수출은 63t에서 1156t으로 급증했고, 밀가루도 0.6t에서 7.6t으로 늘었다. 이밖에 증류주도 210만ℓ에서 950만ℓ로 급증했고 맥주, 사탕, 과자, 초콜릿, 빵 등 식료품들의 수출도 증가했다. SCMP는 쌀 수출의 경우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가 부족해 다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분기 350만t에서 지난 2분기 1100만t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연이은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대북 제재에 나섰지만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으로 식량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시키지는 않았다.”

 

한 분기 3개월 동안에 쌀 “1100만t”을 수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원문이 틀렸는지 한국 기자가 잘못 옮겼는지 모르겠다만, 한국 신문의 기자도 편집도 천백만 톤이 얼마나 거대한 개념인지 생각도 하지 않은 모양이다. 5톤 짜리 트럭이라면 220만 대에 실어야 한다. 가능할까? 기차로 나른다면 얼마나 많은 차량이 수요되는가? 여러 날 꼬박 철길을 독차지해도 될까말까다. 10만톤급 기선으로 운반하더라도 100척을 넘겨야 한다. 말이 되는가? 

 

바로 그 아래 대목에서 “실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북한 식량 생산량은 지난해 540만t으로 2014년에 비해 9% 감소한 상태다. FAO는 최근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량이 51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식량 부족 국가로 재지정했다.”고 썼기 때문에 1100만톤설은 한결 황당하다. 1100만톤이면 조선(북한) 연간 식량생산량의 2배라는 말이 아닌가?

 

1100만톤 쌀을 생산하려면 얼마나 넓은 땅이 필요하고, 1100만톤 쌀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지 알기나 하는가? 만번 양보해서 중국이 엔간한 성의 알곡총생산량에 해당되는 1100만톤의 쌀을 조선에 수출했다고 믿어주자. 그 많은 식량을 보관하려면 얼마나 많은 창고가 필요하고 얼마나 많은 품이 들겠는가? 

 

30여 년 전 중국에서는 쌀만이 아니라 좁쌀, 밀, 메밀, 강냉이, 수수 등을 포함한 알곡이 연간 1인당 200킬로그램이면 먹고 사는 정도가 된다고 계산했고, 후에는 1인당 500킬로그램이면 집짐승(가축)기르기, 술빚기 등까지 포함하여 다양한 수요를 거의 다 만족시킬 수 있다고 본다. 1100만톤 쌀이라면 2, 300만 정도로 추정되는 조선(북한) 사람 전체가 1년 동안 흥청망청 써도 별문제 없을 양이다. 사람이 먹기만 한다면 얼마나 오래 갈지 간단한 계산을 해보면 알 수 있다. 쌀을 몇 해 씩 묵혀두면서 먹을 필요가 있을까? 1100톤이라면 수출, 수입 현실성은 믿을만 한데, 그 정도 쌀을 갖고 뭘 해내겠는지 의문이 생긴다. 

 

꾸미더라도 비슷하게 꾸며야 사람들이 믿겠는데, 수자를 망탕 다루니 “골수반북”들을 내놓고는 누가 속겠는가? 수자에 민감하지 못한 정치인들은 훌륭한 선동가로 될 수는 있더라도 유능한 행정가로 되지는 못한다. 기자라면 경제인이나 정치인 못지 않게 수자에 밝아야 하는데, 한국에는 그렇지 못한 기자들이 너무 많고 따라서 산술계산이 틀리곤 한다. 

 

요즘은 중국이 북을 철저히 제재하지 않기 때문에 북이 살아간다는 식의 “중국원망론”이 많이 떠돈다. 중국이 원유공급을 끊으면 북이 핵도 미사일도 만들지 못하겠건만 끊지 않는다는 논리도 제법 인기가 있다. 여러 해 전 중국 국경에 서서 강 건너편의 조선 산길로 달리는 목탄차를 보았던 필자로서는 픽 웃을 수밖에 없는 소리다. 원유공급이 정말 끊어진다면 기껏해야 조선에서 목탄차들이 다시 한동안 달릴 뿐일 테니까. 

 

쓰레기에서 장미가 핀다면 꽃은 예쁘더라도 쓰레기냄새 때문에 향기는 별로일 것이다. 기레기들이 그럴 듯한 글들을 써내 상당한 호응을 끌어내더라도 바로 아는 사람들의 비웃음을 자아내기 십상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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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정상인 17/08/19 [02:45] 수정 삭제
  너무 웃겨... 북의 연간 알곡수요량이 겨우 400만t미만인데 이건 너무 하다...
너무 웃겨요! kkkkkkka 17/08/19 [05:48] 수정 삭제
  머니 머니 뭐니? 너무 웃긴다! 내가 말햇잖아! 상임이사국 한자리 줘야 한다고 햇잖아! 푸하하하하,
쓰레기 더미의 장미 자민통 17/08/19 [08:26] 수정 삭제
  개인적으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모양 좋은 독초라는게 더 재미있을 듯 합니다.
예리하신 말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http://www.scmp.com/news/china/diplomacy-defence/article/2107075/sharp-rise-chinese-food-exports-nor 확인요망 17/08/20 [10:06] 수정 삭제
  The customs figures for rice exports were incomplete, but those available showed a sharp year-on-year increase from 3.5 million tonnes in the second quarter of 2016 to over 11 million tonnes in the second quarter of this year.
기사는 정확히 인용, 중국시민은 투고전 확인은 해보는 성의가 있어야... 확인요망 17/08/20 [10:14] 수정 삭제
  제목길이 때문인지 잘린 URL --> sharp-rise-chinese-food-exports-north-korea-star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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