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327] 봉쇄의 역설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9/06 [00:3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및 요르단 강서안     ©

 

한국인들은 한국의 인구밀도가 세계 제2라고 말한다. 약 9, 9만 제곱킬로미터의 땅에서 5, 500만 가량 인간이 살기 때문이란다. 

 

한국인들이 계산해낸 인구밀도 세계 제1이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필자의 인상에서 중국 타이완(台湾, 대만)의 인구밀도가 만만치 않다. 면적은 3. 6만 제곱킬로미터에 조금 못 미치고 인구는 약 2, 350만 명으로 꼽는다. 타이완이 중국에서 제일 큰 섬이고 하이난다오(海南岛, 해남도)가 그보다 좀 작아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불린다. 제1, 제2나 몇 만 제곱킬로미터가 쉬이 실감나지 않으므로 일부 중국 조선족들은 조선족 최대 집거지인 연변(延边, 옌볜)과 비교하여 감을 잡는다. 

 

 연변에서 둔화시(敦化市, 돈화시)를 빼면 타이완의 면적과 엇비슷하다. 그런데 연변의 인구는 200만 정도로 알려졌다. 연변에 사람이 없거나 적은 산간지역이 많기는 하다만 연변보다 작은 고장에서 2천 여만 명이 산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리고 연변은 한국 면적의 절반 정도이다. 연변의 2배 쯤 되는 고장의 5천 수백만 또한 입이 딱 벌어지는 수자다. 이러다가는 연변의 거주 잠재력이 1, 000만 명 이상이라는 계산도 나올 듯 싶다. 

 

그런데 세상에는 연변인구와 수자가 비슷한 사람들이 연변보다 훨씬 작은 고장에서 비비고 사는 사례도 있다. 중동의 그 유명한 가자지대(Gaza Strip)이다. 시나이 반도 동북부, 지중해 연안에 자리잡은 가자지대는 2015년에 인구가 220만 명을 초과했는데, 면적은 고작 365제곱킬로미터이다. 인구밀도를 따진다면 가자지대야말로 세계 제1이겠다. 

 

인구 천만 이상 지어 2천만 이상을 자랑하는 특대형도시들의 일부 특정지역들과 비기면 가자지대가 인구밀도 제1이 아닐 수도 있다. 허나 특대형도시들이 위성도시들을 거느리면서 사면팔방으로 뻗어나갔고 인구유동이 활발하므로 주민등록증이나 거류민증 따위만으로 거주밀도를 따질 수 없는 것과 달리, 가자지대는 이스라엘에 의해 봉쇄된 상태이므로 220만을 365로 나누어 얻는 제곱킬로미터당 6, 000여 명 거주자라는 인구밀도는 상당히 확실한 수자이다. 

 

가자지대에 예로부터 인구가 많았던 건 아니다. 1948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어난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의 충돌 및 전쟁 때문에 주인이 자꾸 바뀌면서 차차 팔레스티나인들의 집거지로 부상했고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이스라엘의 점령과 봉쇄가 없었더라면 200만을 넘기는 거주자들과 4%를 윗도는 놀라운 출산율이 생겨날 리 없다. 

 

가자지대보다 10여 배 큰 요르단강 서안지대(West Bank)는 면적이 5, 800제곱킬로미터이고 인구는 290만 명 정도인데 2015년에 약 35만 명의 이스라엘인들이 서안지대의 정착구역들에서 살고 있었다니까, 255만 명 정도는 비이스라엘인이다. 

 

가자와 서안 지대- 지금 합쳐서 팔레스티나라고 불리는 곳으로의 무기, 자금, 물자 유입을 막는다고 이스라엘이 해보지 않은 일이 거의 없다. 군사공격, 점령, 암살, 봉쇄를 두루 해보았고 적수들이 봉쇄를 뚫는 방법이 갱도전이라면서 갱도파괴도 많이 했으며 요즘에는 지하장벽을 만들겠다고 떠든다. 봉쇄구역 바깥에다가 지하장벽을 설치하면 적수들의 갱도를 확실하게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인데, 실효는 어떨지 두고 봐야 안다. 

 

이스라엘의 여러 가지 조치들이 단기간 효험을 본 건 사실이다. 헌데 봉쇄가 철저히 진행될수록 위험도 늘어난다. 점령지대와 봉쇄지대에서 사람들이 할 일이 적다나니 밤일이나 하면서 자꾸만 아이를 낳으니까 점령기간이 길면 길수록 인구폭탄이 점점 더 커지고 서방이 민주의 특징으로 꼽는 “1인1표제”가 이스라엘에 위험한 부담으로 될 수밖에 없다. 서유럽나라들과 달리 이스라엘이 큰 일들에 대해 쉬이 투표로 결정을 짓지 못하는 뒤에는 인구비례요소가 있다. 

 

가자지대나 서안지대의 약점은 관광업과 농업 외에 소규모의 경공업이 있을 뿐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주로 수입에 의거해야 된다는 것이다. 하여 갱도를 통한 밀수가 성행했고 그 과정에서 무기들도 인입되었으며 그런 무기들과 사제 미사일, 로켓들이 이스라엘을 위협하여 충돌의 규모와 등급을 늘여주었다. 

전반적으로 볼 때 팔레스티나가 생산형으로 산업구조를 철저히 바꾸기 전에는 악순환을 끊고 경제를 취서우기 어렵다.

 

구조가 소비형에 가까운 가자지대나 서안지대마저 봉쇄에 무너지지 않았거늘, 생산형 사회구조를 확립한지 오랜 조선(북한)이 제재나 자금줄 끊기에 견디지 못해 손을 들고 나오리라고 바라는 건 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제재, 봉쇄 기간이 길면 길수록 핵과 미사일의 수량이나 자꾸만 늘어나기 마련이다. 한국, 미국, 일본에 있어서는 이스라엘이 꺼리는 인구폭탄보다 훨씬 무섭지 않은가? 

 

한국인들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곧잘 한다. 지금은 “이길 수 없으면 적의를 없애라”는 충고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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