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만경대혁명학원 70돌 현지지도는 중장기적 포석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10/14 [07:2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10월 13일 통일뉴스에 보도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경대혁명학원 70돌 기념 현지지도 사진     ©

 

13일 통일뉴스, 연합뉴스, kbs뉴스 등 국내 여러 언론들이 같은 날 노동신문을 인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창립 70주년을 맞는 만경대혁명학원을 축하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레이건 항공모함 등 두 척의 항공모함과 투산 등 두 척의 핵잠수함이 한반도 근해로 집결하여 참수작전을 포함한 심각한 대북압박 군사훈련을 전개하려는 엄중한 시점에 이루어진 만경대혁명학원 현지지도여서 그 배경에 많은 궁금증이 일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는 만경대혁명학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만경대혁명학원의 전신인 평양혁명자유가족학원은 1947년 10월 12일 평안남도 대성군에 설립되었다. 설립 당시 학제는 특설반, 초급반, 고급반으로 구성되어, 인민학교(초등)에서 고급중학교(중등)까지 정규교육과정을 진행하였다. 당시 10개 학급에 약 350명의 유자녀가 수학하였고, 학원교관으로는 평양학원과 중앙보안간부학교 졸업생과 전국의 우수한 일반 교원들이 선발되었다. 1948년 현재의 위치인 평양 만경대에 교사를 신축 이전해 수용인원도 500여명으로 늘렸다. 북한 당국은 1946년부터 여러 차례 만주지역에 흩어져 방랑생활을 하던 항일혁명유자녀들을 데려오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만경대혁명학원은 창립 이래로 김일성의 현지지도를 116회,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90여 회 받았으며, 김정은도 2012년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한 바 있다.”

 

북 지도자들의 현지지도 횟수만 봐도 이 혁명학원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13일 통일뉴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 위원장은 만경대혁명학원이 지난 70년간 '당과 혁명에 끝없이 충직한 견실하고 미더운 핵심골간'들을 많이 키워냈다고 평가한 후 "주체혁명의 대를 이어나갈 골간들, 핵심부대를 키우는 만경대혁명학원의 사명과 임무에 맞게 원아들을 다방면적인 지식을 소유한 혁명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에서 새로운 전진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만주 항일유적지 취재를 해보니 김일성 주석은 항일 혁명을 함께 하다가 먼저 희생된 동지들의 자녀들을 당시 돌보지 못한 것을 두고 그렇게 가슴아파했다고 한다. 남편을 학살한 일제에 복수하기 위해 간난 아기를 이불보에 싸서 남의 집 문 앞에 두고 산에 올라와 총을 잡고 결사전을 벌렸던 여성항일유격대원도 있었고 김일성 주석이 죽을 때까지 금고에 사진을 넣어두고 추억했던 김책도 만주항일투쟁 당시 떠돌아다니며 남의 집 종살이를 하는 어린 아들이 있음에도 돌보기는커녕 찾아볼 생각도 못하고 항일투쟁을 전개하였다. 

해방이 되자 그래서 김일성 주석이 가장 먼저 한 일이 그런 동지들의 자녀들을 동북만주 각지에 사람을 보내 찾아오는 것이었고 그 아이들을 잘 먹이고 잘 가르치기 위해 만든 기숙형 학교가 바로 만경대혁명학원이었다고 한다. 

결국 만경대혁명학원은 김일성 주석의 동지애의 상징 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특히 이 학원 출신들이 북의 당과 군대, 언론사, 전문기관 등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 학원출신이고 연형묵, 오극렬 전 국방위 부위원장 등 많은 군 핵심 간부들이 이 학원출신이라고 한다. 북의 유명 방송 사회자도 이 학원출신이었다. 

그런 혁명의 골간, 핵심부대를 키워내는 역할을 하고 있어 그렇게 중시했던 것 같다. 

 

▲ 2017년 10월 13일 통일뉴스에 보도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경대혁명학원 70돌 기념 현지지도 사진  진

 

인터넷으로 관련 보도들을 찾아보니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만경대혁명학원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왔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만경대혁명학원 65돌을 맞으며 '혁명가유자녀들은 만경대의 혈통, 백두의 혈통을 굳건히 이어나가는 선군혁명의 믿음직한 골간이 되여야 한다.'는 노작을 보내주어 혁명가유자녀교육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마련해주었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을 세우도록 했으며 학원교가를 창작하도록 지시하고 직접 구절구절 완성시켜주었다고 한다.

올해 식수절(남녘의 식목일과 같은 의미)에도 리설주 부인과 함께 이 학원을 찾아가 원아들과 함께 나무를 심기도 하였다.

 

▲ 2017년 3월 김정은위원장이 식수절을 맞아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서 원아들과 함께 나무심기를 했다.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검색해 보니 특이하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학원생들을 육성하는데 혁명의식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과학시대를 개척할 실력자들로 키우기 위해 일대 혁신을 꾀하고 있었다. 이 학원에서 세계수학올림피아드대회 수상자가 배출되는 등 수재교육을 강화하고 있었으며 다방면적 식견을 키워주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었다. 최근 남녘에서도 강조되고 있는 융복합사고능력이 높은 창의적 인재육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초,중,고,2년제 대학교육까지 한 학원에서 같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게 될 경우 이들이 사회에 나와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과 정서를 과연 쉽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골간과 핵심이 되기 위해서는 대중과 긴밀히 결합되어야 하는데 그 대중과 정서적 교감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든다.

또 이 학원출신들이 북 사회에서 지도적 역할, 핵심역할을 수행하다보면 특권의식이 생기고 파벌을 형성할 수 있는데 그것이 중장기적으로는 북의 발전에 해를 끼칠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든다.

 

실력이 아니라 자기 학교 후배, 자기 학원출신을 먼저 챙기게 되면 결국 그 단위, 그 나라는 실력을 높일 수 없게 된다. 

자본주의 진영에서 학벌을 중시하던 대기업들이 망해 나자빠지는 경우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문어발, 노조불인정, 판검사들에게 떡값 비리 등 온갖 추문이 끊이지 않는 삼성이 이번에도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한 데는 학벌이 아니라 실력중심의 경영이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윤부근, 신종균, 김낙회 등 삼성 그룹의 유명 CEO들 중 학벌이 변변치 않은 시골출신들이 적지 않다.

 

만경대혁명학원출신들이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특별한 파벌을 형성하고 대중과 동떨어져 특권을 부리는 존재로 되지 않고 오히려 대중의 모범이 되고 묶어세워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추동하는 핵심골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온 것 같다. 자료를 찾아보니 최첨단무기개발에서도 이 학원출신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물론 장성택이 이 학원출신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비행은 이미 전에 북의 핵심 수뇌부에 다 포착이 되었고 중간중간 책벌도 주고 교양도 했지만 말을 듣지 않고 심각한 모의까지 하게 되자 결국 처형되었던 것이다.

 

남측에서 북이 망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요한 근거 중에 하나가 특권층 문제이다. 그 특권층이 대를 이어가며 권력을 물려주기 위한 학교가 만경대혁명학원이라고 지적해왔다.

사실 만경대혁명학원출신들이 북의 가장 중요한 기관 곳곳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으니 이 학교 출신들이 파벌을 만들고 전횡을 부리기 시작하면 북을 완전히 틀어쥐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남측의 지적처럼 실제로 그랬다면 북은 이라크나 리비아처럼 이미 미국의 공격에 무너졌을 것이다. 

 

북의 만경대혁명학원출신들이 혁명의 골간, 핵심대오의 역할을 수행해왔기에 북 주민들을 일심단결시켜내고 강력한 군대를 키우고 위력적인 최첨단무기를 개발하여 저 강력한 미국에 맞서 싸울 수가 있었을 것이며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북식 사회주의 경제를 나름대로 건설해나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 2017년 10월 12일 만경대혁명학원,강반석혁명학원창립 70돐 기념보고대회     © 인터넷 검색

 

이 점에 대해 한, 미, 일 대북전문가들은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해명을 못해낸다면 북을 영원히 이해할 수 없고 북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북과 싸워 이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날이 강력해져가고 있는 상대가 왜 그렇게 강해져가는 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싸워 이길 수 있겠는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이기지만 적을 모르면 백번 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어길 수 없는 진리가 아닌가.

 

그 해답은 북의 독특한 사상에 있지 않는가 싶다. 

그것을 다는 알 수 없지만 김일성 주석이 늘 강조했다는 “혁명하는 사람은 언제나 인민을 믿고 인민에 의거하면 백번 승리하지만 인민의 버림을 받게 되면 백번 패한다는 진리를 삶과 투쟁의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을 통해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원아들에게 이런 인민대중 중심의 사상을 심어주기 때문에 그들이 특수한 교육을 받고 자라지만 사회에 나와 대중들 속에 쉽게 들어가고 그들을 묶어세우는 핵심 골간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이런 사상을 심어주는 것만으로 특권화 문제를 모두 막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까지 북이 흔들리지 않는데 이 혁명학원이 역할을 해왔다는 점만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결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는 이 엄중한 시기에 만경대혁명학원 70돌을 맞아 적지 않은 시간을 내어 현지지도를 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이 학원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과의 대결전이 하루아침에 끝날 일이 아니며 북의 사회주의 혁명, 세계자주화는 대를 이어가며 개척해가야 할 일이기에 중장기적인 포석을 두는 일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핵심 골간을 키우는 일은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구글회사가 단 두 명의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300여억원을 들여 그 회사를 인수했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다.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결국 인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북의 입장에서는 핵심 골간이 바로 그런 인재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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