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트럼프가 모르는 북한 2. 대북제재 비웃는 경제성장
곽동기 주권연구소 수석연구원
기사입력: 2017/11/14 [17:10]  최종편집: ⓒ 자주시보

 

2. 대북제재 비웃는 경제성장

 

1) 국방력의 원천은 경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는 결국 북한경제현황과 관련된다. 미사일을 어쩌다 한두 번 발사한다고 하면, 그것으로 북한경제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북한은 2017년에만 근 20여 발에 달하는 각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적극적인 행보이다. 이처럼 잦은 미사일발사는, 북한경제가 군사행동을 뒷받침할 정도로 활성화되었기에 가능하다. 

 

일례로, 한미연합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사드와 패트리어트로 막는다는 전략도, 북한경제가 취약하다는 것을 대전제로 삼고 있다. 한미연합군은, 북한은 경제력이 취약할 것이므로 다량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다량의 미사일발사는 그만한 미사일생산능력, 폭넓은 산업기반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경제가 활성화되어 있고 성장세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번 2017년처럼 북한은 이제 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면서,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 지난 8월에 언급하였던 괌 포위사격훈련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결국, 최근 들어 북한의 군사적 행보들은, 북한경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 활성화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2) 경제의 안정과 성장국면

 

지난 7월 21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016년 북한경제성장률이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3.9%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분석하였다고 한다. 북한경제분석에 가장 인색한 한국은행조차, 17년만의 최고치를 인정하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북한 실질 GDP는 2015년보다 3.9% 증가했다고 한다. 특기할 지점은 2016년 2월 10일에 개성공단폐쇄 조치가 내려져, 남북교역 규모가 87.7%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폐쇄에도 불구하고 17년 만에 최고성장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의 전략적인 경제노선은, 2013년 조선노동당 정치국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이다. 북한은 활용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국가핵무력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늘어난 핵무력으로 종래의 재래식 무력을 대체해, 남는 경제적 잉여를 민간경제 활성화에 투자한다고 밝히고 있다. 핵무장이 강화될수록 재래식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민간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북한경제가 최근 상승세에 있다는 것은, 지난 2016년 5월에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북한은, 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발표하면서, 사회주의경제의 특징인 계획경제의 중장기적 목표를 제시하였다. 노동당 7차당대회는 1980년 6차대회 이후 무려 36년만에 개최된 행사였다. 90년대 중반 경제난으로 북한경제가 침체되어, 지금껏 당대회가 열리지 못했지만, 이제 당대회가 정상화되며 경제발전목표와 계획이 제시되었다.

 

3) 효과없는 대북제재

 

북한 경제관료들은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독일매체 포커스온라인과 네덜란드 NRC, 우크라이나 주간 팩트 기자 등은, 지난 10월 말 7일 간 평양과 원산 등을 방문했다. 10월 24일에는 평양 보통강호텔에서 북한의 김상후 북남경제협력분과 과장과 김웅호 정치경제분과 과장, 김준루 연구소장 등 3명과 인터뷰를 했다.

 

국내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들은 대북제재에 대한 질문에 “원자재수입을 차단한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아무 영향을 못 끼친다”며, “우리가 중국에 석유수입을 의존한다고 해서, 피해를 당하는 것은 아니다. 자체적인 친환경 디젤기술을 개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가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셈이다.

 

북한경제관리들은 또한. 대북제재에 대한 대응책도 제시하였다. 그들은 “제재에는 오래 전부터 익숙해졌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대외교역을 강화하기 위해 관광분야에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북한)가 고립되어 있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현재 입국을 쉽게 만들려고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경제상황이 호전된다는 현실적인 지표를, “예비금이 뚜렷이 증가했다”는 발언으로 나타내었다. 예비금은 사업에서 미리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비한 자금을 일컫는다. 예비금이 증가하였다는 것은, 북한 기업소와 협동농장의 자금상황이 호전되었음을 의미한다. 대북제재에, 대응할 자금력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제시한 경제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들은 “중요한 것은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원자재로 직접 공장을 건설했다”고 주장하였다. 중국을 비롯한 외부의 지원이 있어야, 북한경제가 운영된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급자족할 수 있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도 모든 경제 분야에서 그렇다”고 주장하였다.

 

외부에서 경제교역을 중단하는 경제제재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대외무역에 의존하는 형태의 경제체제에서 커다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국가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은 자립형 민족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한때 북한경제가 중국과의 무역에 의존한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북한은 앞서 포커스온라인이 북한관리들과 인터뷰를 했을 때 밝혔던 바와 같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국산품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의 발언을 떠나 객관적 환경을 살펴보아도,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에 타격을 가할 여지는 사실상 크지 않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에도, 미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북한은, 이미 수십 년째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북경제협력도 이명박-박근혜정권이 들어서면서 거의 중단되고 말았다. 이명박정권의 5.24조치에 이어, 박근혜정권은 남북경협의 꽃이라 불렸던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가동중단해, 북측이 개성공단폐쇄로 맞섰던 것이다. 애당초 한미일 국가들이 자립경제를 추구하는 북한경제에 타격을 줄 조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북한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되면 될수록, 북한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경제력을 갖추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당국이 대북제재에 집중하는 것도, 북한경제가 활성화되는 것만은 막아보겠다는 속내가 반영된 정책이다. 북한경제가 어려울 때는 시간은 미국편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북한 핵무기가 늘어나고 북한경제가 살아나는 지금 상황에서는, 시간은 더는 미국편이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흘러갈수록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쪽은 북한일지도 모른다.

 

 


트위터 페이스북
 
광고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