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마시대란] 만리마 운동의 전신인 천리마운동은 과연 '노동착취'였을까? ①
nk투데이 김혜민기자
기사입력: 2017/12/06 [13:30]  최종편집: ⓒ 자주시보

 

만리마운동의 전신은 천리마운동이다.

 

따라서 북한이 규정한 만리마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리마운동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만리마 포스터. 천리마 포스터와 유사하다.

 

천리마운동은 1956년 12월 "사회주의건설에서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킬 데 대하여"라는 김일성 주석의 제안으로 시작된 운동이다.

 

당시 온 사회가 '천리마를 타자'는 구호도 들끓었을 정도로 천리마운동은 북한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천리마운동에 의한 급속한 경제성장은 세계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만리마운동이 천리마운동을 본딴 것인 만큼 천리마운동의 배경, 전개과정, 의미, 그 결과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오늘날 만리마시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3차례 연재기사를 통해 북한 천리마운동을 집중분석해보았다.

 

['만리마시대' 특집] 만리마운동의 전신은 '천리마운동'
① 천리마운동의 배경과 성과 http://nktoday.kr/?p=15149
② 천리마 시대의 영웅들 http://nktoday.kr/?p=15164&
③ 민족과 운명 '노동계급편 http://nktoday.kr/?p=15181

 

그런데 일각에는 이 천리마운동이 '노동착취'였다고 비판하는 여론이 있다.

 

과연 천리마운동은 '노동착취'였을까?

 

일반적으로 노동착취 여부는 1)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을 했는가. 2) 노동의 성과가 노동자들에게 돌아갔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스스로의 결심으로 열심히 노동했고 그 성과가 온전히 본인에게 돌아갔다면 그것은 노동착취로 보기 힘들다.

 

따라서 천리마운동이 '노동착취'였는지 여부를 위 두 가지 기준에 따라 판단해보고자 한다.

이번 글은 첫 번째 기준에 따른 분석글이다. 다음 글은 12월 8일(금)에 소개될 예정이다.

 

 

만리마운동의 전신 천리마운동은 노동착취였을까? ①

1.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노동을 했을까?

 

천리마시대 노동자들은 왜 노동을 했을까.

 

만약 '강압'과 '강요', '협박', '생존위협'으로 노동을 했다면 자발적 노동이라고 보기 힘들며 일종의 '강제노동'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조건에서, 자료가 대단히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요소들이 있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전반적으로 천리마운동을 밀고나갔던 방법에 토대하여 그 '자발성' 여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북한이 처음 천리마운동을 제기하고 추진한 방법은 바로 '호소'였다.

 

1956년 12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끝내고 김일성 주석을 포함한 당, 국가 중앙간부들은 일제히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그들이 한 일은 주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었다.

 

천리마운동 역시 김일성 주석이 강선제강소 노동자들에게 '호소'하면서 그 횃불이 밝혀졌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강선제강소 노동자들에게 "내가 믿을 것은 동무들밖에 없다" 면서 "동무들은 나를 믿고 나도 동무들을 믿고 이 난관을 헤쳐나가보자"고 호소했다고 한다.

 

이런 당·국가기관 중앙간부들의 호소에 노동자들은 천리마를 타겠다는 결심으로 응답하면서 천리마운동이 시작되었다.

 

다음으로 북한이 주민들을 천리마운동으로 발동한 장치는 '교양'이었다.

 

북한당국은 천리마운동을 "공산주의교양운동"로 정의했고 교양 내용을 '반제국주의(반미) 의식을 높이고 민족적 자긍심, 자력갱생의 정신을 높이는 것'에 뒀다.

 

이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교양사업이 강화되고 각종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천리마운동의 중요성, 천리마시대의 기적과 위훈을 보도했다.

 

일터에서도 천리마를 타자는 선전선동원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거리 곳곳에는 "동무는 천리마를 탔는가", "보수주의, 소극성을 불사르라!" 등의 구호판이 나붙었다.

 

이런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가 바로 '민족과 운명 노동계급편'이다. (영화 소개 http://nktoday.kr/?p=15181)

 

주인공 강태관의 딸 강옥은 선전선동원 임무를 수행하면서 영화속에서 항상 노동자들에게 "천리마를 타자"고 호소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현장에는 꼭 선전선동원이 등장한다. 작업이 바빠도 꼭 1명을 빼서 '발언만 시킬 정도로', 북한은 선전선동을 중요하게 여긴다.
캡처 : 유튜브에 올라온 영화 '민족과 운명 노동계급편'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열정을 높이기 위해 노래 '천리마 달린다', 시 '시대에 대한 생각' 등 천리마 시대를 반영하는 영화, 소설, 시, 노래 등 많은 문학예술작품도 보급하기도 했다.

 

이렇게 북한 사회 전체가 천리마운동으로 들썩일 때 김일성 주석은 "천리마운동의 본질은 인간개조, 방법은 설복과 교양"이라고 밝힌다.

 

실제 북한 당국이 천리마운동을 통해 의도했던 것은 '생산력 증대'보다는 '교양을 통해 모든 성원들을 공산주의적 인간형으로 바꿔내는 것'이었다.

 

북한은 사회구성원들을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반제의식·민족적 자긍심에 기초하여 내 나라 내 영토를 지키고 부강발전시키겠다는 각오로 일하는 사람,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오직 자기의 힘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는 자력갱생의 사람들로 바꿔낸다면 생산력 증대 문제도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본 것이다.

 

사람을 바꿔내는 것이 목표다보니 천리마운동은 '사람과의 사업'을 중요시했다.

 

"천리마작업반에서 사람과의 사업을 떠나서는 근로자들의 사상의식을 교양 개조하는 사업도, 집단적 혁신을 일으키는 것도 생각할 수 없다." (김근식 교수의 논문 “북한의 혁명적 군중노선”에서 인용)

 

여기서 사람과의 사업이란 '내리먹이기식 사업', '강요와 강압에 의한 사업'이 아닌 사람을 직접 만나 토론하고 설득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정리하면 북한은 천리마운동을 이루는 비결이 '압박' 내지 '협박'이 아니라 '교양'과 '토론'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근거해볼 때 기본적으로 북한 당국이 추진했던 천리마운동 방식은 결국 사람의 생각을 바꿔서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도록 독려하는 형태였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주민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선전선동과 교양을 기본방법으로 했지만, 개인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기수'와 '영웅' 칭호, 상금 등 물질적 보상 제도도 함께 추진했다.

 

이렇게 하여 수많은 기수, 영웅들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이들의 모범사례는 다른 사람들을 더욱 자극하게 된다.

 

천리마운동이 천리마작업반운동으로 진보한 것 역시 주민들의 사상혁명을 위한 것이었다.

북한은 서로 돕는 공동체의식, 지혜를 모아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집단주의정신을 강화하기 위해 천리마작업반 운동을 전면화한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작업반별 경쟁을 통해 작업반 내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집단주의를 함양할 수 있었다.

 

마치 스포츠의 단체경기가 개인주의를 조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집단주의를 강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천리마작업반운동으로의 승화는 소련의 스타하노프운동, 중국의 대약진운동 등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띠었다.

 

스타하노프운동은 6시간동안 석탄을 무려 102톤 채굴한 광부 알렉세이 스타하노프를 모범으로 따라 배우자는 대중운동이었다.

 

소련에서는 생산목표량을 초과달성한 노동자에게 스타하노프 노동자상이 수여되었고 개인경쟁, 물질적 보상을 통해 근로의욕을 높였다.

 

중국의 대약진운동 역시 부강한 중국을 건설하기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 부문의 성과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천리마운동에서 승화된 천리마작업반운동은 집단별로 경쟁을 유도하고 물질적 보상보다는 정치의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스타하노프운동, 대약진운동과 명백히 구분되었다.

 

특히 천리마작업반 선별 자체가 단순히 생산량뿐 아니라 집단적 노동형태, 집단생활, 학습상태, 문화생활, 위생상태 전반을 두고 평가했다는 측면에서 생산량의 잣대로 획일화했던 다른 나라 운동과 차별성을 띄었다.

 

사실 천리마운동이 "노동자 근로의욕을 높여 생산력 증대"를 이루겠다는 목표보다는 "집단주의적 인간으로의 변모"를 본질적 목표로 했다는 측면에서 스타하노프운동, 대약진운동과 목적 및 본질 자체가 다르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북한 당국은 천리마운동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교양을 통해 '공동체지향적인 인간형'으로 바뀌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노동자들은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앞세우게 되었다.

 

이것은 결국 세계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북한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계속)

만리마 특집 기사 소개 : http://nktoday.kr/?p=15074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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