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민 1700만’ ...세계적 ‘인권상’ 수상했다!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7/12/06 [21:1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촛불국민 1700만이 세계적 인권상을 수상했다. 5일(현지시각) 저녁, 독일 베를린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강당에서 베를린 동포와 유학생들, 현지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7 에버트 인권상’ 수상식에는 1700만 한국 촛불시민들을 대표해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자 장애진 등이 참여했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은 “귀 단체는 대한민국의 평화적 집회와 장기간 지속된 비폭력 시위에 참에하고 권위주의에 대항하여 신생 민주주의  대한민국 법치국가 실현을 위해 헌신하고 집회의 자유행사를 통한 모범적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이 상을 수여합니다”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 = 박석운  대표

 

 

다음은 박석운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대표의 대리수상 소감 전문이다

 

전세계 평화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독일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국민이 민족분단체제를 극복한 독일의 유서깊은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의 2017년 인권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촛불항쟁에 참여한 전체 대한민국 국민이 수상하게 된 점이 특별히 의미깊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정권 퇴진촛불"은 정권의 헌정유린과 국정농단 사태에 저항하여 작년(2016년) 10월29일부터 올해(2017년) 4월29일까지 전국 150여개의 시∙군에서 타올랐습니다. 매주 주말마다 1번씩 모두 23차례에 걸쳐 진행된 촛불집회는 연인원 1,700만명이 참여하였고, 그 중에서도 12월3일의 제6차 범국민촛불에서는 전국 각지역에서 모두 232만명(서울은 170만명)의 시민이 참여하였는데, 이는 한반도 역사상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람이 거리저항에 나선 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또 한국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6대주 30개국 74개 도시의 한국 교포들이 촛불집회를 진행하였고, 여기에는 현지 시민들이 동참하기도 하였습니다.   

 

촛불항쟁 과정에서 박근혜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의결된 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확정되어 파면되었으며, 그리고 현재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후 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는데, 이는 한국에서 1960년 시민혁명으로 독재정권을 퇴진시킨 이후 57년만에 시민항쟁을 통해 권력교체에 성공한 사례가 되었습니다.   이번 촛불항쟁 과정에서 나타난 특징을 살펴 보겠습니다.  

 

 

▲  사진제공 = 박석운 대표

 

 

먼저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여성, 청년학생 등 조직된 기층 대중들이 중심이 된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주도하여 촛불집회를 시작하였고 여기에 사회운동단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일반 시민들이 대거 가세하였습니다. 최초로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한 제3차 촛불집회는 같은 날 민중총궐기집회와 범국민촛불집회로 연이어 진행되면서 집회 성격이 민중총궐기투쟁에서 범국민적 항쟁으로 확대∙발전되었습니다.

 

이후 정세의 변화∙발전에 조응하여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촛불파도타기, 소등과 점등 행사 등 다양한 양태의 촛불집회 방식이 감동과 화제를 불러 일으키면서 촛불운동이 폭발적으로 상승되었습니다. 이러는 사이 촛불 참가자들의 구성이 매우 다양화되었습니다. 촛불참여층을 분석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의 32.8%가 촛불집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중 39% 정도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진보적 성향이라고 밝힌 반면, 19.4%의 사람들이 중도층, 17.3%의 사람들이 스스로 보수층이라고 밝힐 정도로 중도층과 보수층도 꽤 많이 촛불집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둘째, 수많은 군중들이 대규모로 참가하여 촛불광장에서 집회하고 행진하였지만 시종일관 비폭력 평화집회로 진행되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해 전(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시 평화행진을 가로막는 경찰 차벽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의해 고령의 농민이 살해당하고 또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되는 등 수많은 사람들이 구속되었던 상황과는 달라진 양상입니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의 경험과 학습효과 덕분에 시민과 경찰 양측이 모두 초기부터 자제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법원이 경찰의 위법한 행진금지 조치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신중하게 조금씩 단계적으로 대통령관저인 청와대로의 행진경로를 열어주었던 것에서 작지않게 영향을 받았다고 봅니다. 평화집회와 행진이 보장되니까 더욱 많은 시민들이 가족들과 손잡고 또는 소그룹 모임별로 촛불집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압도적 다수의 시민참여가 더욱더 사회적∙정치적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선순환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셋째, 집회문화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변화∙발전이 생겼습니다. 절실한 분노에서 출발하였지만 촛불집회가 진행될수록 위로와 치유, 흥겨운 축제라는 측면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광장문화가 진화∙발전해 나갔던 것입니다. 종전에는 주로 사회단체에서 깃발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었는데, 이번 촛불 과정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스스로 깃발을 만들어 참여하였습니다.

 

"홀로 온 사람들" "우리는 서로의 용기당" 등 실로 기발한 내용의 깃발이 나와 화제가 되면서, 다음 집회에서는 더욱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풍자성 깃발과 피켓이 등장하는 등 자연발생적인 집회시위문화의 선순환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또 함께 부르기 쉽고 메시지가 분명한 노래가 다양하게 등장하여 집회분위기를 고양시켰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등의 노래는 촛불참가자들에게 일체감과 깊은 감동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넷째, 박근혜정권이 붕괴되고 촛불항쟁이 승리로 귀결된 것은 한편으로는 박근혜정권이 엽기적 수준이라고 평가될만한 양태를 노정하면서 자멸한 측면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자유주의세계화정책 일변도로 치달은 결과 누적된 대중적 불만이 폭발하게 되는 위기상황에서도, 매우 취약한 불통의 박근혜 리더쉽이 국민과 소통하고 쇄신하지 못한 채 자폐적 경향을 더욱 강화하였기 때문에, 국민대중의 분노가 더욱 크게 폭발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2014년4월16일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당시 TV 생중계로 온 국민이 쳐다보는 상황에서 정부가 단 한사람의 생명도 구해내지 못하고 304명의 생명을 모두 수장시키게 되는 전대미문의 대참사가 발생하였는데, 박정권의 세월호참사 진상 은폐∙조작에 항의하고 진상을 규명하고자 하는 범국민적 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면서 수많은 국민들이 "이게 나라냐?""정부는 무얼 했느냐?"며 함께 울부짖게 된 것이 이번 촛불항쟁의 결정적 배경이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박정권의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층의 민심이 쪼개지면서 상당수가 이반하였고, 결국 그토록 강고하였던 지배구조가 폭삭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특히 박근혜정권이 언론을 장악한 후 왜곡∙편파 보도를 반복하면서 국민을 기만해 왔는데, 정권초기에는 어느정도 성공하는 듯 하였으나 종국에는 대실패로 귀결되는 상황, 즉 국민을 속이다가 마침내는 권력 스스로도 속게 되는 역설적 상황전개가 진행된 것도 중요한 측면입니다.  

 

다섯째, 촛불운동과정에서 미디어 지형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주류신문이나 주류방송들은 왜곡편파보도를 일삼은 반면, 주로 비주류 언론과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매개로 하는 팟캐스트 방송 등 대안언론, 그리고 SNS를 통해 촛불상황과 진실이 전파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률이 전 국민의 91%에 달하고 있는 점도 이런 현상을 극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  박석운 대표

 

 

그리고 이번 촛불항쟁의 성공이 계기가 되어 현재 공영방송사 2곳의 언론노동자들이 극심한 보도통제를 해 왔던 기존 어용∙적폐 경영진을 몰아내고 공정방송을 만들기 위해 3달째 파업투쟁과 제작거부투쟁을 진행하고 있고, 곧 승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런 공정방송 세우기 투쟁이 성공하면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흐름은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섯째, 이번 촛불항쟁이 정치의식이 고도화된 시민들의 집중적인 정치적 의사표현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던 면에, 한편으로는 촛불광장에서 제도권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광장의 무대에 서지 못하고 단지 한사람의 시민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제도정치권에 대한 대중적 불신이 작동하기도 했고 또는 촛불항쟁이 보수언론으로부터 정파적 행위로 매도당할 위험에 대한 방어논리 마련 필요성 등이 작용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경향성은 다소 정치적 견해가 다를 수도 있는 수많은 불특정 다수 대중들을 최대한 많은 규모로 한 자리에 모으는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촛불항쟁의 열기를 계승하여 "헬조선"을 사람이 살만한 세상으로 변화시키고 촛불광장에서 모아진 과제를 정치적으로 현실화시키는데는 결정적인 한계 또는 제약요소로 작동하게 되었습니다. 권력을 새로 쥐게 된 정치인∙정당과 촛불대중들이 사실상 따로 움직이는 양상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촛불항쟁 1단계는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고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의미있는 변화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대중들의 삶은 아직 변화가 실감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정권의 헌정유린과 국정농단의 공범 세력들에 대한 적폐청산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사회대개혁은 더디기만 합니다. "헬조선"을 마감하고 민주주의와 평등, 민중생존권과 사회공공성 강화, 평화와 자주통일의 새 세상을 앞당기기 위한 "2단계 촛불항쟁"이 시작되어 촛불항쟁을 촛불혁명으로 완성시켜 나가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촛불혁명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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